치료를 위해 한국을 떠났다. 이미 라커룸을 비운 뒤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몸 상태가 호전되면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만약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1선발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28)의 몸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맞붙은 플레이오프(5전 3승제) 3차전에 앞서 코너의 거취에 대해 언급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때 선수단이 합숙 생활을 하는데, 이 기간 동안 코너가 미국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더 더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미국행을 허락했다는 것이다.
박진만 감독은 "코너는 플레이오프 합숙하는 동안 미국에서 안정적인 상태에서 훈련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만약 우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가게 되면 열심히 재활해서 가능하면 복귀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코너가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떠났다고 했다.
구단은 선수의 의견을 존중해 최대한 배려를 했지만, 코너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지는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코너가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할 수도 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1위 팀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1선발 외국인 투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할 가능성도 있다.
박진만 감독은 "그 뒤의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 복귀 시점은 일단 한국시리즈 올라가봐야 알 수 있다. 몸 상태가 안 좋으면 안 올 수도 있다. 엔트리를 확정하는 날짜까지 안 된다면 코너를 데리고 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당초 코너의 부상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너는 지난 9월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3⅓이닝 무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오른쪽 견갑 부위에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를 진행했고, 이튿날(12일) 경기에 앞서 코너를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코너의 등 근육이 조금 뭉친 상태라 휴식과 관리 차원에서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상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코너는 이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추가 등판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 달 넘게 휴식을 취하며 재활에 매진했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코너가 빠졌어도 삼성은 정규시즌 2위(78승 2무 64패 승률 0.549)를 확정지으며 3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다.
코너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삼성이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와 에이스 원태인, 황동재로 선발진을 꾸렸다. 레예스와 원태인은 플레이오프 1,2차전 선발 투수로 각각 나서 호투를 펼쳤다. 1차전 선발 레예스는 6⅔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3실점(1자책점)을 기록했고, 원태인은 2차전에서 6⅔이닝 7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황동재도 3차전에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코너가 없는 삼성 선발진은 다소 무게감이 떨어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코너가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코너는 28경기에서 160이닝을 소화했고 11승 6패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특히 코너는 플레이오프 상대인 LG전에서 좋은 기억이 있어 삼승에는 더 아쉬움이 남았다. 코너는 정규시즌 때 LG와 두 차례 맞대결에서 15이닝 1승 평균자책점 0.60으로 호투했다. 만약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상대해야 할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2경기 9이닝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삼성도 코너의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코너가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과연 코너가 몸 상태를 회복해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