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사람

cry4you 작성일 09.03.22 22: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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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대학에서 맞은 두 번째 여름방학 중에 어느날 밤...

 

갑작스런 친구의 전화에 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밤인데도 불구하고

 

몰래 아버지 차를 몰고 친구집을 향해 출발했다.

 

수능을 치고 발표도 나기 전에 벌써 면허를 따두었던 터라

 

비가 많이 오긴 해도 운전에는 어지간히 자신이 있었다.

 

한밤중이라 왕복 4차선의 넓은 대로에 차도 별로 없고 해서 신나게 달리고 있었는데

 

고개를 넘어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순간 이삼백미터 정도 앞에 왠 택시가 하나 보이는 것이었다.

 

난 그게 그냥 가고있는 차인 줄로 알았지

 

설마 도로 한복판에서 승객을 태우고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치도 못했다.

 

잠시후...

 

거의 시속 70km에 가까운 속력으로 내차는 택시를 들이받은 채 아래로 파고들었고

 

순간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지난 나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정신을 차리고 살펴보니 나는 다친데 하나 없이 괜찮았지만

 

앞에 있던 택시 기사와 승객은 몇 달은 입원해 있어야 할 정도로 부상이 심각했다.

 

그 사고로 부모님께서는 넉넉치 못한 형편에 합의금을 마련하느라 무척 애를 쓰셨고

 

아버지가 그토록 아끼시던 자동차마저 폐차를 하고 말았다.

 

 

 

이 일이 있은 후로 비가 오는 밤만 되면 문득문득 떠오르고 그럽니다.

 

부모님 그리고 그 때 사고로 다치신 두 분께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뭐지 꼭 고해성사하는 것 같은 이 기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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