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그렇듯 저도 수능을 망했습니다.
당시 400점 만점에 모의고사보다 50점 떨어졌으니 제대로 망했죠.
원래 가려고 했던 대학이 모의고사 점수로는 넉넉했으나...
같은 과로 하양 지원을 하고도 떨어졌습니다.
결국 진학한 대학은 원서가 남아서 그냥 써본 대학...
그 때는 저만 그런 줄 알았습니다. ㅋㅋ
아무튼 그렇게 들어간 대학이니 어디 재미가 있겠습니까?
마침 얼굴에 여드름도 나는 것이, 눈은 -10디옵터나 될 정도로 나빠서 안경은 뱅뱅이 안경이지...
이건 외모등급이 영 아닌 것이 성격도 재미없지... 친구들도 저를 별로 안 좋아했죠....
그래서 1학년은 정말 재미없게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2학년 2학기에 동아리에 들어갔죠.
작은 집단에서 정을 붙이고 활동하다보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그 즈음부터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일단 모든 태도가 자신감 있고 적극적으로 바뀌어서 주위의 평가가 좋아졌죠.
마침 여드름도 사라지고 안경은 렌즈로 교체... 성형했냐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학과에서는 아이들을 이끌고 행사를 이끄는 리더가 되고
동아리에서는 회장의 자리를 맡아 열심히 꾸려나갔습니다.
돈이 없으니 까짓거 벌면 된다는 생각에 알바도 열심히 했고
수입이 있으니 마음이 안정되고 주위 사람도 좀 더 신경쓰게 되더라고요.
여자애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졌습니다.
제가 중요 인물로 설정된 다각관계 때문에 잘 꾸려가던 동아리가 파탄이 날 뻔 하기도 했죠.
인생에서 맞이할 수 있는 황금빛 시기가 있잖아요?
이 때가 그런 황금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미래에 대한 중압감과 현실적 문제에 압박이 심해져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네요.
그 시절과 비교하면 순수한 면도 많이 사라졌고.
어려운 시기지만... 잘 극복해서 또 좋은 마음가짐을 가져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