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저주....

빌어먹을붉음 작성일 09.05.14 22: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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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K대 중에서 삼성 계열사 분류등급 중 5등급을 차지하고 있는 대학에는 큰 호수가 있습니다.

 

매년 축제가 되면 그 호수에 노젖는 배를 띄우고 뱃놀이를 즐기는데요.

 

이 행사에 대해서 전설이 하나 내려옵니다.

 

자신이 입학한 해에 이성과 배를 타지 못하면 졸업 할 때까지 이성과 배를 탈 기회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전설이죠.

 

이 전설 때문에 매년 축제가 되면 남자가 별로 없는 문과대 남학생들은 배를 타느라 아주 바쁩니다.

 

이미 CC가 된 남자들을 빼고 나면 정말로 남자가 별로 없기 때문에 솔로이면서 평균 즈음의 평가치만 있다면

 

손에 물집이 잡히도록 노를 젖게 되는 거죠.

 

저도 문과대 생이었기 때문에 1학년 때부터 꾸준히 노를 저었습니다.

 

 

그러다가 3년 전에 여자친구를 사귀었는데...

 

제 여친은 1학년 때 배를 안 탔었죠. 여친은 배타는 것에 대해서 매우 기대가 컸습니다.

 

우리는 호수의 저주를 깬다면서 축제를 기다렸죠.

 

그런데 2007년에는 여친이 고향집에 가야했기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안타까운 마음을 추스리고 다른 여자애와 즐겁게 노를 저었습니다.

 

그리고 2008년이 되어 이번에야 말로!! 배를 타겠다며 벼르고 있는데......

 

조류독감 파동이 터진겁니다.

 

호수에 오리들이랑 왜가리(?)들이 서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호수는 접근 금지 처분을 받고

 

배를 띄우는 행사는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여친과 저는 졸업을 했죠.

 

결국 여친은 졸업할 때까지 남자와 배를 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ㅜㅜ

 

제가 대학원생이기 때문에 여친과 배를 타려고 계획을 하고 있었는데

 

덜컥 여친이 암에 걸리는 바람에 결국 또 전 다른 여자와 배를 타야만 했죠.

 

 

 

저주에 대해서 아주 실감하고 있는 전 동아리 새내기들에게 아주 강력하게 저주에 대해서 어필을 했습니다.

 

그들이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절대로 제가 귀여운 여후배들과 배를 타기 위해서 수작을 부린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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