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들은 장만 하셨는지요?

빌어먹을붉음 작성일 09.05.11 14: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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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매년 여름이 되면 부채를 하나 삽니다.

 

보통은 접을 수 있는 부채를 사곤 하는데요. 이게 또 꽤나 운치가 있지요.

 

반드시 나무와 종이로 된 것을 구입합니다.

 

플라스틱은 낭만이 없죠. 시원하지도 않고.

 

2007년 여름이었나? 인사동에서 아무것도 안 그려진 백지가 붙은 부채를 샀습니다.

 

그리고 찻집에서 차를 한잔 하고 있는데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께서 펜이 있느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래서 마침 학원에서 강의할 때 쓰던 보드마카가 있길래 그걸 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그걸 가지고 부채에 글씨를 쓰시더군요.

 

어쩐지 좋아보여서 저도 하나 써달라고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以忍成業이라고 써서 주시더라고요.

 

참는 것으로 대업을 이룬다! 라고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셨죠.

 

좀 특별한 부채가 되었습니다......만 이사하면서 잃어버렸죠 ㅜㅜ

 

그 부채를 받고 저도 뭔가 하나 써보고 싶어서 남은 부채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우주정복!!

 

학원에서 애들 가르치면서 개그 아이템으로 잘 써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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