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열외에 대한 전역해병의 고해성사

코털소 작성일 11.07.08 02: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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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에서는 어떤 아버지의 술자리 자랑, 어머니의 기둥....이었을 아들에게

입대 예정중이거나 복무중인 군 장병들은 이말을 꼭 기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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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전역자입니다..기수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선임 해병님들에게 대단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기수열외... 솔직히 저역시 가담했던적이 있습니다. 하지만..너무....너무 가슴아팠습니다..
이제 언론화되어 다들 잘 아시겠지만, 기수열외에는 수많은 이유가 붙습니다.
가혹행위에서의 어긋난 대응(때릴때 막는다거나..곤충과 파충류를 먹일때 거부반응을 보이거나... 근무찐빠(실수)를 내거나....코를 골거나...다리미질을 잘못하거나....등....상식을 벗어난 기준입니다. 기수열외는 단체가 하지만 그것의 시초는 몰상식한 개인의 선동에서 생기는것입니다.
하지만 거기에대한 반론은 변하질 않습니다.
군대가 원래 그런곳이다... 해병대가 이런곳인줄 모르고 왔냐...나도 후달렸을때(짬밥없을때) 그랬다.. 나때는 더 심했다.. 이래야 선후임간의 진득한 무언가가 생긴다.. 나떄는 이러이러한게 있었다(더 고생한 경험을 본인의 자랑인것처럼..)

앞서 기수열외에 가담한적이 있다고 한것은 당시 기수열외 해병이 저의 내무실 한참후임이었습니다...선임해병선에서는 무시하고 말걸지마라 말걸면 너희도 기수열외당할것이다.라는 지시를 받은것이었습니다.. 저역시...기수열외당하는게 두려워 선인해병들앞에서는 무시를하는척 가담했었습니다..빨래도 따로하고...순검시간에도 후임들이 그자리는 청소를 안했습니다..
매일같이 그해병에게 너무 미안하다고...나도 너무 힘들다고...혹시라도 내무실에 둘이 남게되면...그렇게 말하곤했습니다... 어느날...그 기수열외당한 해병을 우연치않게 콜렉트콜 전화기옆에서 마주쳤던적이 있었습니다..물론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전화하는 소리는 들리더군요.....그 해병은 본인의 부모님에게..이런이야기를했습니다..
아버지사업은 잘되느냐....어머니 몸은 어떠시냐....나는 잘지낸다.. 훈련은 힘들지 않다...
걱정하지마시고 건강에 유의하시라....

순간.....너무 ...너무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났었습니다.... 한 가정에서는 아버지의 술자리 자랑이고 어머님에는 기둥이었을 이 아들에게....제가 쓰레기짓을 하고있다는게 너무 창피했습니다...그전화가 있고 두달뒤에 내무실에 아버님이 위암말기로 얼마 안남았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도...그무리들은......그때에도 위로한마디없이 휴가복하나 마련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당시 저도 짬밥이었기떄문에 근무실에 올라가 다려놓은 휴가복을 몰레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전역을하고 우연치않게 연락이 되고 휴양지 방문겸 (지역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그 해병을 만나서....그때 미안했던 마음과 아버님돌아가셨을때 단돈 1만원 쥐어주지 못해 너무 미안했다고....적지않게 챙겨주고왔습니다...나이도 저보다 어릴뿐더러...다른선임과달리 저를 친형처럼 대해준 이 해병을 보면서...기수열외는 반드시 없어져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악습은 악질로 변질되고 그 뿌리는 너무깊어 이젠 건들수도 없어보입니다...
저도 기수열외에 가담한 형편없는 해병으로서 이제서야 인터넷을 통해서나마 이렇게..사죄합니다...

전쟁에 참여해 보지도...직접 목격하지도 못한 제 자신이 마치 월남전 전설을 만드신 그당시 해병 대선배님이 된마냥...악습에 가담하고...이를 묵인한 부분은...어느 해병이고간에 반드시 재연되지 않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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