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만 생각하지 말자.

내이름은우키 작성일 11.10.17 16:4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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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창문을 열어놓고 집을 나갔습니다.

그 집에 도둑이 들었어요.

도둑질을 한 도둑놈이 잘못이죠.

창문을 열어놓고 집을 나간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단편적으로 당연히 생각해 보면

창문을 더 단단하게 잠그고, 도둑을 잡아서 본보기로 삼아야 겠죠.

 

하지만 근본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창문만을 단단하게 잠그면 잠글수록 도둑들은 더 발전된 방법으로 도둑질을 할겁니다. 창문을 결코 못 열 정도가 된다면 강도로 돌변하겠죠.

도둑을 잡아서 감옥에만 보내는 것이 목적이 되면 감옥에서 출소 후 계속 범죄를 저지르게 될겁니다.

 

창문을 단단하게 잠그는 방법과 더불어 도둑질을 할 필요가 없도록 사회보장을 강화하고 도둑질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을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닐까요?

도둑을 잡아서 감옥으로 보내는 것만 생각하지 않고, 그들을 교화해서 출소 후 재범을 막는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는 박원순의 발언에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대화채널을 막고 대북원조를 중단한 것은 사회보장을 중지하는 것과 같습니다. 도둑은 굶어죽거나 강도가 되겠죠.

도둑이 바보가 아닌 이상 강도가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잘못은 강도가 하지만 강도를 만드는 것은 우리입니다.

 

제 생각에 우리는 굳이 북한을 그렇게까지 극한으로 몰고 갈 이유가 없었습니다.

현 정부의 과오는 항상 조급함에서 시작합니다. 4대강이 그렇고, 인천공항 민영화도 그렇게 진행되는 듯 합니다.

대북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현 정부에서 대북중도를 견지한 김영삼 정부에서 대북유화정책을 추진한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대북유화정책을 펼치는데 10년에서 15년이 걸렸습니다. 이 것을 단 1,2년 만에 180도 바꾸어 대북강경책으로 돌려버린겁니다. 대북정책을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을까요? 전과자에게 최소한 밥은 먹을 정도의 일거리와 연금을 주다가 하루아침에 그걸 끊어버린 꼴입니다.  전과자는 도둑이 되고 강도가 됩니다. 우리는 그 강도를 때려잡자고 흥분하죠.

 

우리의 흥분은 정치인에게는 표가 됩니다. 결국 이것은 정책이 아니라 정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그 전과자가 강도가 되기 전에 천천히 행동을 바꿨어야 했습니다. 더 좋은 일거리를 찾아보게 하고, 여러 사회활동을 하게 만듬으로서 천천히 제도권에 들어오게 했어야 했습니다. 가끔 예전 버릇을 못고치고 술먹고 깽판도 치지만 그렇다고 바로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화정책을 통해 분단 반세기만에 개성과 금강산을 열고 정상회담을 하였습니다. 교역도 시작했습니다. 변화는 천천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북정책에 있어서 감정적이 됩니다. 충분히 감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 국민이어야지 정책입안자는 아닙니다.

한국의 복지예산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복지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라면, 대북정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대한의 대북안전망을 구축하고, 대화채널을 열어두고, 장기적으로 개방을 유도해야 합니다. 팔레스타인을 봉쇄하고 때려잡는 이스라엘이 좋게만 보이지는 않을겁니다.

 

저는 박원순의 저 발언이 단순히 '북한이 잘했다' 의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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