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을 훔친 기막힌 사연

단군조선 작성일 12.01.12 2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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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불을 겹쳐 덮으며 추운 겨울을 견디는 할머니와 동생들에게 겨울이불을 사주려고 한복을 훔치다 붙잡힌 중학생경찰관들의 도움으로 철장신세를 면하고 이불, 라면, 생활비를 얻어 집으로 돌아갔다.

중학생인 13세 소년 A군은 지난 7일 새벽 1시30분쯤 충남 천안동남구 사직동 소재 중앙시장 한복가게로 숨어들어 한복 1벌을 훔쳐 나오다 경비원들에게 붙들려 경찰에 넘겨졌다.

A군을 인계받은 천안동남경찰서 문성파출소 이태영, 최영민 경관은 조사과정에서 기구하고도 딱한 범행동기를 듣고 소년의 손에 차마 수갑을 채우지 못했다.

대신 두 경찰관은 피해자를 찾아가 오히려 A군을 선처해 줄 것을 호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부모 없이 80이 넘은 할머니와 11살과 8살인 두 남동생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네 식구 한달 생활비는 읍사무소에서 할머니 앞으로 나오는 보조금 10여 만원이 수입의 전부.
기름이 없어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에도 보일러를 돌리지 못하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방바닥에서 여름이불 2개의 끝을 빨래집게로 집어 뒤집어쓰 덜덜 떨며 지내는 동생들과 아픈 몸으로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신세를 한탄하며 가슴 아파하는 할머니를 소년은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할머니와 동생들을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을 한 소년은 겨울이불과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시장 한복가계의 한복을 훔치기로 결심했다.

시장이 파시를 하고도 한참이 몇시간이 지나도록 추위와 두려움에 떨던 소년은 마침내 한복가계에 잠입해 한복을 훔쳤으나 경비원에게 붙들리고 말았다.

사건 조사과정에서 사연을 듣게 된 두 경관은 자비를 털어 겨울이불을 샀고, 순찰1팀 전원이 지갑에서 만원, 2만원씩 꺼내 라면 5박스와 성금 20만원을 마련해 A군 집에 찾아가 할머니께 전달했다.

피해자에게는 이런 소년의 가슴 아픈 사연을 설명하며 선처를 구하자 한복집 주인도 그런 사연이 있는 줄 몰랐다며 진열대에 있는 겨울이불을 선뜻 기증하고 없던 일로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또한 난방유가 없어 보일러 가동이 안 되어 찬물밖에 나오지 않아 아이들이 씻지 못해 몸과 옷에서 악취가 풍기는 것을 알고 두 경관은 비번일에 아이들을 시내 목욕탕으로 데리고 가 목욕도 시켜주고 이발도 해 주었다. 하지만 A군은 머리가 긴데도 이발을 하지 않는다고 고집하여 무슨 이유인지 묻자 머리를 자르면 더 춥다고 말해 두 경관의 눈시울을 적셨다.


 

 

 

 

기사 내용인데 보다가 가슴이 짠해서 퍼왔습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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