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이 넘어도 레고에 푹 빠져 있는 직장인, 귀여운 아기 모양 인형을 수집하는 골드 미스. 이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들이죠?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장난감 가지고 노냐?'고 핀잔 주는 사람은 이제 구식 취급 받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광범위하게 키덜트 문화를 아직 모르고 있기 때문이죠.
아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성인을 뜻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 이는 어렸을 적 장난감 가지고 놀던 그때의 감성을 커서도 간직하고 있는 어른들을 뜻합니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만화책과 조립식 장난감, 인형 등을 성인이 된 이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며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으로, 더 이상 낯선 모습은 아닌 것이죠. (심지어는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쇼핑몰도 있습니다. ^^;)
키덜트 문화는 외국에서도 성인들을 대상으로 만화 전시회를 여는 등 세계적인 추세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캐릭터 카페가 생기는 등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에도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좋아하는 프라모델, 다이캐스팅 모형, 구체관절인형, 테디베어, 퀼트인형 등 다양한 장난감이 있는 ‘취미박물관’이 개관되었다고 해요. 약 3년 간의 전시 기획과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한 취미박물관인 <하비인월드>를 한번살펴볼까요?
하비인월드는 눈으로만 즐기는 박물관이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게 꾸며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시관마다 배치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프라모델, 구체관절인형 등 14가지의 완성도 높은 작품을 조립하고 움직여볼 수 있는데요. 그렇기에 성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매우 인기가 좋습니다.
하비인월드는 국내 최고 최대의 취미박물관을 지향하는 만큼 천여 점이 넘는 프라모델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건담, 밀리터리, 항공기, 전함, 기차 등 그 종류도 매우 다양했는데요.
특히 프라모델에서 밀리터리 장르는 주로 2차 대전에 등장했던 모델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과거에서 현
재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모델들이 프라모델로 재현되고 있다고 해요.
로봇을 조립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던 추억, 누구나 한번쯤은 있죠? ^^ 아직까지도 건담 프라모델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데요. 주로 애니메이션에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쉽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장르로도 손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장난감 외에도 고대범선을 실제와 같이 축소한 모형을 선보이면서 아이들에게 재미와 학습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대부분의 작업을 수작업으로 이루어, 돛대에 묶여 있는 수많은 실들을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묶었다고 해요.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
언뜻 보면 무서울 것 같은 구체관절 인형, 구체관절인형의 가장 큰 특징은 관절 부분을 둥글게 만들어 각 관절이 분해된다는 점인데요. 인형 컨셉을 잡은 후, 점토 작업, 인형의 이미지에 맞게 얼굴을 그리는 메이크업까지 구체관절인형이 탄생하는 전 과정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RC비행기, RC자동차, 털실인형, 테디베어 등 다양한 장난감을 볼 수가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생명을 구하는 인형 ‘아우 인형’이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아우인형은 가난한 나라 어린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병인 홍역, 소아마비, 백일해, 결핵 등 6가지 질병을 막기 위한 예방접종 기금을 모으기 위해 제작되었는데요. 인형을 입양하거나 몸통 꾸러미를 구입할 때마다 기금이 적립되는 유니세프 캠페인의 일환이에요.
특히, 모든 아우인형에는 이름, 생년월일, 국적, 키, 눈과 머리의 색깔이 적힌 출생증명서를 가지고 있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소중한 인형이라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어요.
이렇게 둘러본 취미박물관 <하비인월드> 어떠셨나요? 어린시절 가지고 놀던 코흘리개의 장난감이라고 여기기에는 그 종류와 의미가 너무나 광범위하죠?
마지막으로 소개한 ‘아우인형’처럼 이곳을 방문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의미심장한 장난감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따뜻한 봄날, 나들이 코스로 한 번 잡아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아마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흥미진진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