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둘재호랭이 입니다.
저도 서울에서 자취중인 대학생입니다.
나이는 26이며, 군대마치고 복학했습니다.
자유인001님께서 글 쓰신거 보고 제가 현재 사용중인 생활비랑 비교해보셨으면 해서 글 남깁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 저는 운이 좋게도 꽤 풍족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해서 방값이 들지 않기에 방값을 제외한 생활비를 비교해보셨으면 합니다.
관리비 10만원 (인터넷요금 포함)
핸드폰 요금 6만원
식비 25만원 (실제로는 20만원 정도 쓰는데 더 나갈 때도 있으니까...)
유흥비 8만원정도
작업실비 + 재료값 11만원 (작업실비 7만원, 재료값 약 4만원)
총합 60만원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이렇게 산정할 수 있겠네요. 과 특성상 재료비가 많이 나오고, 따로 작업실을 쓰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여자친구랑 헤어졌는데, 여자친구 있을때는 거의 여기에 평균 10~20만원정도 나오더군요. )
여튼 자유인 001님의 방값 35만원을 제하시더라도 많이 쓰시는건 분명하신 것 같습니다.
등록금은 사립대라 450만원 정도로 매우 비싼 편이지만, 이공장 등의 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외2개 뛰어서 4주기준 100만원씩 떨어지니, 한달에 약 110정도 버는것 같네요.
(작년까지는 학원 강사뛰면서 150정도 가져왔고, 방학때 종일반 강사뛰면 세배정도 벌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때부터 알바뛰고, 대학교와서 꾸준히 과외해서 개인통장에 3천 조금 안되게 모았습니다.
말씀드린것 처럼 집에서 다 받아다 써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저는 대학 마치고 유학이 가고 싶어서요.
그 때 되면 학자금 대출아니면 제 힘으로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 도움을 바랄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모아 보태려합니다.
저도 자유인님 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충분히 이해해요. 군대 다녀오기 전에는 저도 그런 고민 많이 했었거든요.
'우리집은 못사는건 아닌데, 그리고 나는 돈을 헤프게 쓰는것도 아닌데 왜 이렇지?'
'쟤들은 도데체 돈이 얼마나 많길래 저렇게 쓰면서 살지?'
제가 내린 결론은 그냥 그 사람 나름입니다.
저도 가끔은 청담동 살면서 과외 하나 한뛰면서 명품옷 척 척 사고, 차끌고 놀러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어요.
까놓고 말해서 저도 맘 편히 먹고 집에서 돈 타서 쓰면 저정도 할 수 있는데, 장남이라 그런가.. 저는 도저히 그렇게 못하겠더라구요.
저도 집에 노는 차 있습니다. 주로 제가 모는 차인데요, 학기중에는 거의 운행하지 않습니다. 자취하는게 학교 가까이에서 할려고 하는거고, 학교 수업듣고 공부하고 과외다니다보면 차량 운행 할 기회자체가 별로 없더군요. 굳이 차량 유지비로 15만원씩 나가는게 좀 이상하긴 하네요. 그리고 보험료를 직접 납부하시는건 아닐테니 실제로는 더 많은 금액이 사용되고 있겠지요. 학원다니신다고 했는데 뭐 분명 필요한 학원 다니시겠지만.... 학교 수업이랑 병행하시는게 정말 효율적인지 생각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장학금 받으세요. 말씀하신것처럼 학업에 열중하시는 중이시라면 조금 만더 열심히 하셔서 무조건 장학금 받으세요. 옷을 매달 사는것도 좀 이상합니다. 차라리 시즌 바뀔때마다 좀더 제대로 된 옷을 사는게 낫지 않을까요.....
한달 100만원 이상 쓰시는 것은 분명히 풍족하게 쓰시는 편입니다. 댓글에서도 좋은 말씀 많이들 해주셨더군요.
군대 다녀온 후로 햇수로 3년동안 자취중인데 저는 현재 저 스스로 크게 부족함은 없습니다. (물론 사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요... ㅠ) 까놓고 말해서 주변에 가계곤란 장학금받으면서 알바하고 과외한 돈의 반을 집으로 보내는 친구들도 쌔고 쌨습니다. 그 친구들은 월말이 되면 정말 돈이 없어서 밥도 못먹고 다녀요.
주저리주저리 길게 썼네요....
여튼, 어차피 선택은 본인이 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풍족한 집에서 태어난것도 자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그냥 편하게 인정하고 감사히 받으면서 학업에 열중해서 나중에 더욱 보답해드리는 방향을 택하시던지, 아니면 스스로 좀더 열심히 노력해서 부모님께 최대한 손벌리지 않고 나아가던지.....
자유인님께 뭐라고 하려고 쓴 글은 아닙니다. 또 저따위가 뭐라고 그런 말 할 자격이나 있겠어요.... 아직 사회생활도 못해본 학부생에 불과한데요.... 그래도 지금 받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인지를 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사회에 먼저 나가서 가족을 위해 미래를 위해 노력중이신 선배님들에 비하여는 부족한점이 많지만 그래도 같은 대학생입장에서 말씀을 드려야 좀더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쓰네요.
저도 요즘 하고 있는 일이 잘 안되서 정말 많이 힘드네요.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데.....
할머니께서 대장암으로 투병중이시고 정말 많이 좋아하던 여자친구도 제 상황을 이해해주지 못해서 얼마전에 이별하고, 저번주에는 어머니께서 교통사고가 나셔서 요 몇주간은 학교도 잘 못나가고 있네요.올해는 정말 최악의 해인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좋은 일 생기기를 기도하면서 열심히 해보는 수밖에. 지금은 정말 이렇게 악에 받쳐서 살고 있습니다.
자유인님께도 고민하시는 일이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길 기원하겠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생의 어쩌면 같잖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