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러 라이브 후기(스포X)

와타쿤타 작성일 13.07.29 15: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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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폐막식에 초대를 받아서 저번주 금요일에 참석했었습니다.

폐막작은 더 테러 라이브였구요. 궁금해 하시는 분들 있으실 듯 해서 후기를 간단하게 적어 보겠습니다.


극장에서 보는 영화는 늘 관객과 긴장감 넘치는 팔씨름을 벌이는 것 같습니다.

관객들은 자신이 소비하는 시간과 돈에 대한 합리적 보상을 바라며 영화의 팔을 꼭 부여 잡고,

영화는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메세지와 이야기를 오롯이 전하기 위해, 또 입소문을 통한 흥행을 위해 관객의 손을 꺽죠.

이러한 힘겨루기에 하나의 변수가 생겨난 듯 합니다.

하정우라는 변수가 등장하면 관객은 영화를 이기기 힘들어 집니다. 하정우가 스크린에 나타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영화의 손이 아닌 "손목"을 잡고 팔씨름을 시작하게 되니까요.


그만큼 하정우의 연기력과 스크린 장악력은 독보적이였습니다.

더 테러 라이브는 전형적인 원탑 영화 입니다. 하정우로 시작해서 하정우로 끝을 맺는 영화입니다.

한 라디오 앵커가 의문의 테러리스트에게 테러 협박 전화를 받고 테러범과의 심리싸움을 펼치는 내용을 다룬 이 영화에서

감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 보여주고자 하는 인간미, 관객들이 느끼게끔 하고 싶은 진정성 등을 표현하고 분출해내는 것은 

오직 하정우 뿐 입니다.

그리고 하정우는 이를 기꺼이 연기하죠. 

하정우의 연기와 더불어 CG도 영화의 하나의 매력 포인트였습니다. 마포대교의 폭발 장면이나 건물의 폭발 장면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그로인해 관객들은 사실적 허구에 조금 더 깊게 빠져들수 있게 되죠.


사실 영화의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테러범과 앵커와의 사투. 어찌보면 흔한 영화 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만 간단한 스토리 안에

현대사회에 대한 감독의 냉소가 그대로 서려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가 가진 강력함, 가장 가까운 사람의 배신, 높은 지위의

인물들이 가진 비겁함, 돈이라는 현실적 가치의 초라함 등, 꽤나 다양한 사회의 이중성을 꼬집어 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컨텐츠가 보일듯 보이지 않게 스토리에 묻어나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조금 더 영화속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시킬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미국드라마 "뉴스룸", 재기발랄한 편집과 스릴넘치는 이야기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

던 헐리웃 영화 "폰부스"를 믹스한 듯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장르영화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관객의 요구를 수용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하정우라는 배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를 보고 배우 송강호에 대해 이렇게 쓴 적이 있었습니다.

"송강호는 영화속에서 연기를 하는게 아니라 영화속에서 연기가 되어지는 듯 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영화속 인물 그 자체처럼 보였던 송강호의 연기를 보고 저런 평을 했었는데요,

하정우 역시 이제는 연기가 되어지는 배우가 된 듯 합니다.

믿고보는 하정우 라는 말이 허튼 소리가 아닌 듯 하네요.

만약 저한테 평점을 매겨보라고 한다면 10점 만점에 8점 정도 주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7월 31일 개봉이라는데 설국열차와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을 듯 하네요.

두 영화의 국내 스코어도 상당히 기대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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