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한탄.. 이랄까 (기니까 귀찮으시면 패스)

무명마왕 작성일 13.08.03 20: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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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이 돈을 벌기 위해서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서 여동생과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골이라 그런지 이 애들이 텃세를 부리더군요... 한 1년 반 정도는 거의 왕따 가까운 생활을 한 것 같습니다.

친하게 지내 보려고 해도 무조건 싫다는 그 반응... 그래도 한두명 친구 만들다가 뜬금없이 전교 부짱? 학교 쌈짱 다음으로 쌈 잘하는 애가 나랑 아무 이유없이 친해져서 그때부터 좀 학교 생활하기 괜찮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인격 형성에 중요한 시기에 그런 일을 당해서인지 성격이나 가치관에 엄청난 변화가 생기더군요.

이사하기 전에는 학교는 물론 집 주변 친구, 동생, 누나, 형들 다 데리고 같이 몰려다니고 놀던 저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렇게 했을지 궁금함...

 

어쨋든 6학년이 되고 2학기 쯤에 부모님 장사가 잘 되어서 다시 같이 살 수 있개 되었지만 역시 먼 곳에서 살아서 그런지 그때는 약간 어색한 듯한 느낌이 있었음... 동생이야 나보다 3살이 어려서 그런지 그냥 좋아하는 것 같았지만... 이사도 또 하고... (그래서 초등학교 졸업장이 2개가 되어버렸음... 아, 이거 레어로구만)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어릴 적에 그런 일을 당해서인지 소극적으로 변하고 꿈이라는 것이 없어진 겁니다.

 

그렇게 얼렁뚱땅 존재감 없이 중,고등생활을 지내고 대학교도 그냥저냥 4년제 사립대 전자공학과(그냥 취업이 잘 된다고 담임이 말한 것 때문에 선택...)...  하지만 꿈도 없던 사람이 대학교 공부라고 적성에 맞겠습니까.. 결국 4학년인 지금 학점도 2.89, 약 2.9로 3.0이 안됨... 그런데 담당 교수는 사람이 목표가 있어야지, 뭐 해먹고 살래.. 이러고... 결국 마음 다잡고 전자기사 자격증 공부해서 따고 토익 공부도 열심히 해서 지금보다 400점 이상 올리려고 했고 그러기 위해 공부에 전념하려고 졸업작품 대신에 졸업인증제를 하겠다고 했으나 교수는 제 성적 보고 지금 해서 뭐가 되겠냐? 다른 애들도 그런 말은 다한다~ 이러면서 결국 내 의지는 씹어먹고 나는 다시 또 마음이 부서진 느낌. 결국 졸업작품을 하게 만듬..

나는 이걸 이루어낼 수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나 스스로 무언가를 위해 노력해 보고자 했는데... 결국 그 일로 인해서 전부 식어버림...

 

졸업작품 조도... 공대 학생회장이랑 학생회 회원 한명, 그리고 안면있는 녀석 1명이랑 같이 하는데.. . 애들이 졸업작품에 의지도 없고... 결국에는 나중에 들어온 내가 제안서, 중간보고서, 결과보고서까지 다 만들어버림.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군대에 있을 때가 사회에서보다 더 괜찮았음... 몸은 힘들고 후임병일 때는 갈굼도 당해서 정말 괴로웠지만 일병이 지나고 상병이 되었을 때는 유일하게 나만 내 처부 뿐만 아니라 다른 처부 세 곳의 일에 간부가 하는 일까지 할 정도로 일에 열정적이엇음. 처음에는 억지로 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지만 난생 처음으로 뭔가 내 손으로 해내고 있다는 생각에 참 좋았음.    결국 내 자의로 분대장을 해서 4개월을 하고, 주말에 군대 있는게 더 편해서 그 흔한 외박 한 번 쓰지도 않고... 나중에는 분대장 휴가도 그냥 반납함.

무엇보다도 군 생활 하면서 그 흔히 하는 욕을 자살한다고 말하고 다니던 이등병 녀석들 두명에게, 두 번 밖에 안한것이 내가 생각해도 참 놀라움.

 

진짜 타인에게 욕을 하는 것은 제 생에서 군대에서의 두 번 밖에 없군요... 물론 혼자서 운전할 때는 욕이 나오긴 합니다만 그것도 옆에 사람이 있으면 절대 나오지가 않더라구요.

 

 

제가 가장 고민인 것은 제가 '산다는 것' 자체에 너무 무감각해졌다는 겁니다.

무슨 사이코처럼 미친짓하고 다니고 이러는게 아니라 그냥 아무 생각, 느낌이 없다는 거죠.

분명 이성적으로는 '아, 이거 지금 슬픈 상황이구나~ '하는 생각은 하지만 심적으로는 그냥 고철덩어리처럼 아무 느낌이 없습니다.

이게 정말 심각하게 다가온 것은 아빠가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을 때, 최근인데요. (물론 중환자실에서 3시간만에 정신 차리고 몇 일 있다가 일반병동으로 옮겼고 지금은 잘 치료 중이고 운전까지 하고 다닙니다.;;)

다쳐서 침대에 실려가는 그 모습을 보고.....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정신이 멍~해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 느낌이 없더군요. 이때 저 자신이 왜 이런지 궁금하더군요.

 

 

분명 친한 사람에게는 농담도 하고 책도 보고 슬픈 영화 보면서 눈물도 나지만 그냥 그런 행동, 반응이 일어날 뿐 제 마음은 그냥 똑같더군요.

제 도덕 관념이나 가치관 자체는 정말 다른 사람이 너는 정말 FM이다 이럴 정도로 도덕 규범은 엄청 잘 지킵니다.

운전 할 때도 새벽에 차, 사람 없이 나 혼자일 때도 꼬박꼬박 신호 지키고 뒷자석에 앉아도 안전벨트 하고 지나가다 몸 불편한 사람이 비 맞으면서 물건 팔고 있으면 우산을 사서 가져다 구조... 술은 거의 안하고 담배는 입에 댄 적도 없고...

내가 먼저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때린 적도 없고 지나가다가 기부한다는 것을 보면 꼭 천원이라도 기부를 하고...

 

그런데 잔인한, 그러니까 슬래쉬? 슬러쉬? 무비를 봐도 그냥 아, 이거 잔인한 거네. 이런 생각만 듭니다.

그냥 지금 당장 세상이 끝나도 아무 감흥이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 적도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학교나 기관 같은 곳에서 실시하는 테스트 같은 것을 몇번 해봤는데.... 그것은 모두 정상으로 잘 나옵니다.

 

내용이 너무 긴 것 같은데... 주변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너무 꺼림칙하고, 이 곳에 푸념거리로 올리는 것 밖에 할 줄 모르겠군요.

 

내용이 너무 길고 복잡해서 보기 싫으시다면 그냥 넘어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에게 조언 같은 거라도 해주실 분 있으시다면 해주시면 고맙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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