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용팝은 다음 단계가 가능할까?

케이즈 작성일 13.09.21 15: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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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좀 깁니다.

어차피 그냥 쓸모없는 썰이니 뒤로 가기 누르시는 것도 현명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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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처르님이 올리는 크레용팝 사진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얘네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까?'

 

한 때,

가요계에서 살아남기위해 발버둥을 친 어떤 가수가 오버랩된다.

언플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썼고,

비랑 엮으면서 무리수를 두기도 했고...

뭐 이렇게 저렇게 노력을 해봤지만 모두 그저그런 반응만이 돌아왔다.

 

그러던 그 가수가 뜰 수 있었던 것은 한 노래 때문이었고,

그 노래 덕분에 뭐 생활이 매우 윤택해졌다니...

그런데 그때 뿐이었다.

 

후속으로 낸 노래는 전곡과 비슷한 형태의 노래였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저그런 노래로 남게 된다.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녀를 정상으로 올려놓았던 노래 덕분이었고,

아직 그 인기가 다 빠지지 않아서였기 때문이었다.

 

그 가수가 손담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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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담비가 데뷔한 후 일차적인 목표는 단 하나였다.

'이름을 알리자.'

그리고 그것을 위해 계속 기사를 냈었다.

뭐하는 가수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기사가 올라왔고

그때문에 안티가 되었다는 글이 베플이 되기도 했다.

어쨌든 손담비라는 이름 자체는 알릴 수 있었다.

(후에 이 방식을 이어받은게 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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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는 '미쳤어'로 단박에 정상을 찍는다.

미쳤어의 멜로디도 멜로디지만,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 덕분에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해내며 가요에 관심없던 사람들에게까지 그녀의 노래를 각인시킨다.

 

1차적인 목표로 이름을 알렸고

2차적인 목표로 빵 터졌다.

그럼 다음단계인 그것을 지속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했고,

그래서 나온 것이 '토요일 밤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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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물론 나쁘진 않았다.

비록 '미쳤어'와 비교하면 택도 없었지만, 아마 기대했던 성적만큼은 거뒀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손담비의 그 다음 행보를 기억하시는 분?

퀸까지 기억하면 많이 기억하시는 것이고

눈물이 주르륵까지 기억하시면 정말 관심있게 지켜보셨을거다.

 

손담비는 꾸준하게 하향세를 탔다.

이유는 간단한데, 더 보여줄 것이 없어서였다.

그녀는 가창력을 내세우는 타입도 아니었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변화에 실패했다.

그나마 변화를 시도했던 눈물이 주르륵은...

이효리가 발라드를 선택했던 것 만큼의 악수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녀는 이미 서른이다. 혹은 서른 하나거나.

더이상 섹시함을 무기로 들고 나올수도 없고(애초에 그러지도 않았던 것 같지만...)

감성발라드 따위의 시도를 하기엔 실력이 부족하다.

음악적 감각이 뛰어난 것 같지도 않다.

 

평가가 박한가?

박할수도 있다. 그런데 실제로 그녀가 '미쳤어' 이후에 보여준 노래들을 되짚어보면

(혹은 흥행했던 노래를 짚어보면)

어느 정도는 납득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름을 알리고 노래 잘만나서 빵터진,

그런 사례가 여기 하나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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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미니앨범 세 장을 다 들어보았는데...

이 팀에서 메인보컬이라고 칭할 수 있는 멤버는 누구인가?

빠빠빠 이후 어떤 스타일의 노래를 들고 나올 것인가?

그때도 개그 컨셉으로 갈건가?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크레용팝은 손담비보다 사정이 더 안좋다.

일단 머릿수부터가 다섯명이다.

크레용팝은 알아도 멤버 개개인을 아는 사람은?

냉정하게 평가해보자. 냉정하게.

길가는 사람 붙잡고 크레용팝의 멤버-이를테면 엘린이라던가 금미의 사진(헬멧 벗긴)을 보여주면서

'어느 그룹의 누군지 아세요?'라고 물어보면 답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손담비는 손담비라는 이름만 알리면 그것이 자연스레 자신의 이름이고 얼굴이니 별 상관이 없었지만

크레용팝은 그룹의 이름을 알리고, 멤버 개개인을 또 알려야한다.

헬멧 벗기고 활동해도 '아, 크레용팝이구나' 알아볼 정도는 되어야한다.

전부 다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한명 이상 그럴 존재가 필요한데-

이 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누구?

그리고 그 멤버의 사진(헬멧 벗긴)을 들고 나가서 설문 조사를 했을 때 몇명이나 알아볼까?

 

게다가 손담비보다 사정이 더 안좋은 점이 또 있다.

걸그룹 포지션에 '너무 과도하게 많은 팀이 몰려'있다.

몇일 전 심심풀이 삼아서 걸그룹을 모아 올려봤는데

무려 70개 팀이었다.

70개 팀.

그것도 몇개는 빼먹을 것이고,

잠정적으로 활동 중단인 팀들은 뺐다.

 

물론 이 70개 팀 중에서 중상위권은 되는데,

그 위 팀들보다 나아서가 아니라 단지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렸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 출발선에 선 것이다.

 

개인적으로 예상하건데 이 팀은 멀리가봐야 과거의 슈가 정도일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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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슈가가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얼굴마담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아유미가 있었기 때문이었고

노래도 적당히 귀여운 스타일로 팬심을 자극했었다.

그리고 망한 이유는 변화를 시도하다가-정확히는 섹시컨셉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망해서였다.

바탕이 좋은 소속사였으면 한번의 실패로 망하진 않았을테지만(물론 슈가도 근근히 이어갔다)

주 수입원이 망가진 상태에서 기획사의 상황도 안좋아져서 그대로 망했다.

 

물론, 멤버 개개인은 어느 정도의 인지도 구축에 성공하여 '다음 단계'로 넘어갔는데

아유미는 일본에서 활동중이고 황정음은 연기자로, 박수진은 방송인으로 넘어갔다.

혜승은 한예원이란 이름으로 배우활동 중이고 하린은 이하린이란 이름으로 역시 배우활동.

(메인보컬이 뚜렷하게 없던 팀이다보니 가수활동을 하는 사람은 그나마 메인보컬이었던 아유미정도)

 

그럼 여기서 다시 크레용팝으로 돌아가자면,

아무래도 그들의 소속사는 크레용팝 하나에 목숨을 걸고있는 듯 보이고(망하면 답이 없는 듯),

변화를 시도하려면 그만한 저력이 있어야하는데 그럴만한 가창력이나 퍼포머가 누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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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타는 초반 악재(일진설로 인한 존폐위기)에도 불구하고

보컬라인과 퍼포머를 발판삼아 이미지를 역전시킨 대표적인 그룹인데,

얼굴마담이었던 보라와 가창력을 가진 효린을 필두로 나머지 멤버들까지 끌어올렸고,

덕분에 여러가지 색깔을 보여줄 수 있었다.

 

대충 이 정도 적으면 이 두서없는 글이 무엇을 묻고 싶은지 감이 잡히실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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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심히하는 친구들이 과연 '열심히만'하는 친구들인지,

아니면 그 이후를 넘어갈 실력이 있는지가 궁금한거다.

개인적으로는 소속사가 일단 병맛인 것 같아 아니라고 생각하고

빠빠빠도 얻어걸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연 박처르님처럼 저렇게 맹목적으로 좋아할만한 팀인지 의구심이 드는 것.

 

70여개의 걸그룹 중에 열심히 안하는 팀이 있는지도 궁금하고.

거기서 얼마나 아둥바둥 버틸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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