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나 영어나 취미 붙히면 별거겠어?

새로운오후 작성일 14.01.10 15: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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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손을 잡고 간 약국에서

"콜록, 해바라기가 그려진 약으로 주세요 콜록"

 

테레비 광고를 맹신하던 유년기 시절. 

흑백 tv에서 어린이 감기는 해바라기를 찾으라고 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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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학교 1학년땐지 2학년땐가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생애 첫 운동횟날 달리기에는 한조가 여섯명이다.

 

어린이 영양제 광고에서 내 또래 모델..  마치 굳은 결의라도 하듯이 모자를 거꾸로 쓰고 출발

1등으로 들어오던 장면이 멋졌다고 갑자기 생각이 났다.

 

운동횟 날만 쓰는 전형적인 백군 모자의 창을 뒤로돌려 쓰고 최대 속도로 달렸다.

결과는 꼴등.. 5등에도 차이가 있었던...

 

많은 사람이 쳐다보는 그 장면에서 꼴등이 부끄러워 죽겠는데

'그때 내가 왜 모자를 그렇게 썼을까!' 라는 생각은 꽤 시간까지 간간히 창피했었어..

지금도 기억나서 이글을 쓸 정도라니.. 흠.

 

자주 하는 말이지만 태어나서 운동을 해본적이 없다.

 

최초라면 최초는

스물 여섯살에 약 1년간 다녔던 직장 특성이 하루에 약 20회 이상 암실에 갇혔을때였다.

1회당 대략 3~5분 정도로..

대각 30인치 정도 크기의 공업용 필름을 인화기에 넣는데 다 투입 될때 까지의

빛을 차단하는 시간 이였다.

 

그냥 몇 달간은 암실에서 의자에 앉아 멍하니 있었는데..

이 무의미한 시간은 생각보다 길고 지루했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남는 시간 유희를 본능적으로 찾는게 아닐까 싶다는건 지금 생각이고,

그때 팔굽혀 펴기를 했는데.. 뭐 특별한 이유가 있을리 없지.

 

한 열개부터 시작했을까?

하루에 들어가는 암실 수만큼은 못하는거다 ..

가슴과 팔의 근육 떨림으로 승용차 핸들을 돌리지 못할 지경이였던 나날이 약 3개월 되니까

동료 직원들이 알아보기 시작하더만...

"오오! 가슴에 골이 뚜렸하네요?" 서부터

"저도 암실가면 푸쉬업이나 해야 겠어요" 등등

 

이것도 매일 한개라도 더 하려는. 어제와 경쟁 하고 있었다.

나중에는 하루에 50개씩 10여회에 총 5~600개정도를 하게되는데

요령이 점차 늘어서 플라스틱의자 놓고 발을 올리고도 하고, 책을 놓고 가슴을 깊게 내려서 압박을 더줘 보기도 했다.

힘이 들어가는지 배도 단단해 지는것 같았고... 그냥 재밌더라고. 생전 못느끼던.. 희한하게도..

 

근데 이 회사를 나오니까 운동에 대한 열정도 스믈스믈 사라져 버리더만 전무해진지 어언 12년 

 

"옛날에 내가 푸쉬업좀 했었지.. 그땐 참 젊었을때였어"라는

추억으로 간직(?)하며 남아 있었다.  

항상 자신감 있는것 처럼 살았지만 실상 스스로에 대한 강한 믿음도 없었던거 같고.

 

할머니 젖처럼 가슴은 늘어져서 출렁되고,

이두 근육은 아무리 힘을 줘봐도 옆으로만 나오고, 배는 불록,

엉덩이는 펑펑해지다 못해 살들이 터져버렸고,

지하철은 에스칼레이터로만 다니고..

입는 바지들도 지금보니까 아저씨들이 입는 스턀만 고집했다.

뭐 날씬하덜 못하니까 날씬한 옷들은 애덜이나 입는 스턀이라 생각했던거야.

주변에 운동하는 지인도 없었기 때문에 다 그렇다고 여기며 살았었지... 흠흠

 

38에 우연히 게으른 헬스를 시작한게 벌써 4년째네..

거기에 마라톤질(?)까지 라니... 내가 봐도 대단해~!!

무리해서 말하자면 엉덩이가 허리에 올라 탈라고 하고,

몸도 많이 가벼워지니까 어릴때 입던 28사이즈 바지가 맞더만.. ㅎㅎ

젊은 패션에 주저하는 친구에게 잔소리..

"야 옷에 나이가 어딨냐? 니 생각이 나이를 먹은게지.. 쯔쯧 배좀빼게 운동도 좀 하고..."

 

미움받을 소리를 한다는걸 안다.

운동에 취미 붙히기가 그리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에.

"하루에 20분만 걷기"를 해라는 

나보고 "매일 20분만 어학공부를 해라"하고 똑 같은 말이다

.

수년간 영어공부를 해야겠다 하면서도

계기도 없고, 이끌어줄 사람도 없다는 핑게로 살고 있는 나를 먼저 반성해야겠지.

흘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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