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얘기.

frost99 작성일 14.01.22 15: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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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모태신앙 이었죠. 

외가 친가 할거 없이 온집안이 기독교고 목사부터 시작해서 장로, 권사, 집사 등

모두 갖춘 풀스펙 독실한 기독교 집안입니다. 


아마 20대 초반이었을 겁니다. 처음 교회를 가지 않겠노라고 선언했던 때가..

마침 대학 때문에 밖에서 하숙하던 시절이라 더 대차게 질렀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방학때 집에 내려와 있는 동안 깨달았죠. 

나 때문에 부모님이 심적으로 매우 고통 받으시는걸.. 

그 배타적인 교리 때문에 행여 자식이 지옥갈까 매일 새벽 기도회에 나가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결심했습니다.

시늉이라도 하자.. 

네 그 이후로 저는 일요일 아침마다 교회 나가는 시늉을 합니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서 부모님과 같은 교회를 다니지 않게 상황을 만든 후 매 일요일 아침마다 저는 산책을 합니다.

아마 부모님 살아생전엔 이짓을 계속해야 할듯 합니다. 젠장..


많이들 그러시겠지만 저처럼 어렸을때부터 교회 다니다가 안다니게 되면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이 있을 겁니다. 

이리 삐대다가 나중에 나만 지옥가는거 아닌가 하는..

헌데 교인의 시각을 벗어 던지고 생활하게 되니 그 불안감도 오래 가지는 않더라구요. 

이유는 이런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인데..

'신은 존재할지 모른다. 그게 기독교의 하나님일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한국 교회에는 구원이 없다.'


말 그대로 입니다. 기독교는 어쩌면 진실된 종교이고 하나님만이 세상을 창조한 유일신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국의 기독교는 많이 변질되었습니다. 너무 세속화 되어 교리 이전에 신앙 이전에 그냥 자연인, 사회인의 

시각에서 보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집단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아직도 우리집의 최장시간 시청 채널은 기독교 채널입니다. 아침 저녁 할거 없이 밥 먹으려 식탁에 앉으면

어느 목사의 설교 말씀이 티비 너머로 들려 옵니다. 

듣고 있으면 무지하게 짜증이 납니다. 앞뒤도 안맞고 성경 말씀에 있는 이야기도 아닌데, 어쩜 저렇게 

동화같은 얘기를 뻔뻔하게 하는지..

게다가 교묘하게 여러가지를 강요합니다. 합리화 시킵니다. 


그중에 한가지가 바로 '돈'입니다. 


주저리 주저리 떠든 얘기는 각설하고,,,,


네 전 한국 교회는 왜 이럴까 설명하는데 '돈' 이거 한가지면 절반 이상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조목사가 퇴직금으로 받아간 교회 돈이 무려 '200억' 입니다. 

순복음 교회만 그럴까요? 심심찮게 나오는 뉴스들 보면 다른 대형교회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집에 좋은 차에 이러저러한 명목으로 목사들은 성공한 기업의 기업가 마냥 너무나도 풍요로운 삶을 살아 갑니다. 

그게 교인들이 믿고 따를만한 목회자의 모습일까요.

성경 속의 예수님은 정 반대의 행보를 가셨던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그의 삶을 따르려는 자가 목회자 일진데,,

우리나라 대형교회 목사들은 대부분 자신이 재벌이 되려 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헌금을 걷고 건물을 짓고 교회를 키우고 그렇게 생겨난 여러가지 이권에 개입해서 

치부하고,,

설교때면 늘 하늘 나라의 상금을 말하며 부질없는 세상 욕심 채우지 말라고 그렇게 떠들어 대면서...

뒷구녕으로 결국 지들이 재벌이 되려 합니다. 

그런 목사들이 과연 얼마나 충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을까요. 

어쩌면 저들은 처음부터 교회를 그냥 사업으로 생각하고 돈 벌이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교인수에 맞춰 가격을 매기고 서로 교회를 사고 팔고,,

대기업들 하는거 마냥 교회를 통째로 자식에게 세습하고,,,

그게 욕먹으니 요새는 막 3쿠션으로 서로 주고받고 하던데... 


전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확언하지 못합니다. 

아직도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절반은 기독교인이라고 말할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믿음이란 것은 나와 신과의 소통이지 꼭 교회에 나가고 헌금을 해야만 구원받는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 땅의 교회들은 저에게 더 큰 확신을 주는군요.


마지막으로 한가지 덧붙이자면 한국 교회들이 온갖 비리와 자기 혁신을 하지 못하는 폐쇄적인 구조로 

욕먹을때 꼭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래도 교회가 세상에 기여하는 바가 얼마나 크냐.. 교회들이 오갈데 없는 약한자를 돕고 

소외된 노인들에게 봉사하는등 착한 일을 제일 많이 하지 않느냐 라고,,,

이런 소리 들을때마다 목구녕까지 치받는 얘기가 있습니다. 


지랄 말라고.

세상 모든 일에는 기회비용이란게 있는 거라고,,,

니들이 구시대의 전통을 들어 십일조로 땡기고 건축헌금으로 땡겨가지 않았으면 그 돈 다 어디로 갔겠냐..

신을 믿는 감수성을 가진 자들이 그돈 그렇게 교회에 내지 않았으면 전부는 아닐지라도 상당부분

기부하지 않았겠느냐고,,

몇년 전 일이지만 어느 토론에서 누군가 통계자료로 들이 밀었던 교회의 기부 현황이 기억납니다. 

그당시 헌금의 아마 3%였던 걸로 기억 합니다. 3%...

바꿔 말하면/교인의 시선이 아닌 그냥 한 자연인의 시각에서 보면

모은 돈으로 자기들끼리 좋은 건물짓고 일요일마다 모여서 친목질하고 목사 월급 주고 

선교사 보내서 자기들 세나 넓히고 그리고 남은거 찔끔 떼다가 기부하고 그걸로 생색내고 합리화하고,,


차라리.. 교회는 다니되 헌금은 교회 유지될 만큼 조금만 내고 나머지는 어려운 사람들 돕는 단체에 기부하는게

진정한 의미의 하나님 앞에 드리는 '헌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세상의 잣대로 교회를 재단하지 말라.'

'목사는 하나님이 세우신 주의 종이다 함부로 험담하지 말라'

'심판을 해도 하나님이 심판하실 일이다. 니가 뭘 안다고 교회를 욕하느냐. 믿음이 부족하다.'

'이렇게 교회가 부흥되고 커진건 하나님이 우리 교회를 크게 쓰려 하심이다. 목사님이 진실된 주의 종이기 때문이다.'


몇가지 생각나는 한국 교회에서 횡행하는 구절들을 끄적여 봤는데 교회 다니시는 분들은 심심찮게 듣는 논리 일겁니다. 

결국 교회가 커지면 그 누구도 목사를 거부할수도 심판할수도 없는 논리가 완성됩니다. 


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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