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친구앞에 푸념하듯

머였지 작성일 14.05.13 22: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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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한지 한 10년쯤 되었을까요 지금은 기억도 안나지만 10대시절 아마도 므흣한게 보고싶었는지 다른이유가 있었는지 몰라도 어머니껄로 가입을 하고 어느순간부턴가 습관처럼 눈팅이라도 하게되고 힘든일이 있을때는 재밌는 자료보며 웃기도 하고 나와 비슷한 상황을 가진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공감도 하고 그냥 맘편히 들렀던 곳이네요

 

글이 좀 길수가 있어서.. 일기쓰는 공간이 아니고 재미도 없는 내용이지만 그냥 친구앞에 푸념하듯 이야기 하고 싶어서 쓰려구요 미리 죄송합니다

20대 중후반의 나이가 될때까지 게으르고 나태해진적도 많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더 중요하고 더욱 우선순위가 있다는 생각과 그밖에 제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의 상황들로 인해 주변에서 다 하는 연애도 안했고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채 어린시절 잠시 만난 친구와의 연애를 제외하고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도 가져본적이 없었어요 지금생각해보면 맘에 드는 사람이 아예 없었던것은 아닐테죠 저도 사람이고 남잔데 그냥 맘에서 인정하지 않았던것이고 먼저 다가와주던 여성분들마져도 밀어내기 바빴더것같아요

그러다가 언젠가 현실이고 뭐고 신경쓰지 말고 그냥 제 스스로의 마음이 이야기하는것을 들어주자라고 생각하던 찰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었습니다

지금도 감사한게 그때당시 20대 중반이었는데 아직도 순수한맘으로 사람을 좋아할수 있다는 것을 알게해줬었어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고 감히 그분과 같이 있는걸 상상도 하지 못할정도로 그런맘이었던것 같네요

그때당시 그분이 만나고 있는분이 있었고 그것을 알았기에, 또한 제가 처한 현실만으로도 너무 두려웠던 시기였기에 당연히 고백을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조용히 마음으로만 품었습니다. 물론 제 신념또한 그랬구요 제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의 행복을 빼앗거나 흔들어놓는다는건 스스로가 용서가 안되었거든요

그러다 2년만인가, 이번에 식사를 하러 만났습니다. 사실 완벽히 정리했다는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잡은 약속이었어요

자신도 있었고, 아무렇지 않을거란 생각도 들었고, 마음에 준비도 되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직접만나니 그렇지가 않더군요. 게다가 타이밍이 잔인한것이 곧 결혼을 하시더군요

그때 당시 만나던 분과 쭉 만나오셨고 그분과 행복한 결혼을 약속하셨으며 몇일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쿵 내려앉는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무렇지않은 연기는 완벽히  한것같습니다 ㅎ 어려서부터 포커페이스와 침착함으로 유명했거든요 ㅎㅎ

사실 그분의 결혼이야기도 어느정도 마음으로 준비를 해왔습니다. 저보다 나이도 많으신 분이었고 올해쯤이면 소식이 들릴거라 예상을 했던 부분인데 실제 들으니 그렇지가 않네요

때로는 내가 살아온 나의모습, 내가 어떠한 생각을 품고있는가, 진짜 나의모습을 상대에게 보여주기보다는 상대가 원하는 나의모습으로 남아줘야하는 때가 오는것같아요.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혹시나 제가 그분을 좋아하는 감정이 있었다는것을 알고계시다면 제가 할 수 있는일은 조용히 물러나는 일일것이고..

만일 제 바람대로 전혀 눈치채지 못하셨다면 그분이 원하시는 저의 모습을 찾아서, 그 모습으로 남고, 또 차츰 제 존재자체를 지워드려야할것같습니다.

자세하게 이야기할수는 없지만 혹시나 제가 그분께 드렸던 친절에 대해 그분은, 이사람이 날  이성적으로 좋아해서가 아닌, 다른 마음으로 내게 친절한것이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한다면 그 다른 모습으로 남을 수 있게 제 감정은 꾹꾹 숨겨놓을 생각입니다

각오는 이렇게 하면서도 저도 나약하고 못되기도 한 인간인지라 자꾸 속시원히 말해버리고 싶어지기도 하네요 ㅎ 현실을 바꾸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제 속 시원하고자, 나중에 세월이 지나서 뭐하러 참고살았나 후회될까봐 그게 두려워서, 뭐 이런 이기적인 이유들로 그런생각이 드나봐요

역시 글이 너무 길었네요ㅎ 죄송합니다 친구들에게 허심탄회하게 풀어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오히려 입이 제대로 떨어질것같지도 않고 해서 친구같은 짱공에 써내려보네요 ㅎ

나름 강하게 살아온 인생이고 바르게 살아보려 발버둥 쳐왔기에 이번일도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다만 처음겪는 일인데다가, 그동안 다른 힘든일을 겪을때는 다 내인생의 양분이 된다 극복하고 나면 더 큰것을 얻는다 여기며 싸워왔는데, 사람에 관련된일이다 보니, 그 사람은 세상에 딱 한명뿐이다 보니, 정을 떼어내 볼 시간도 여건도 주워지지 않은상태에서 해야하다보니 힘이 좀 빠졌던것같습니다 화이팅입니다

혹시나 글을 쓴것이 후회다 되면 언젠간 지워야겠죠 ㅎ

짱공님들 모두 편안한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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