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희 작가와의 일문일답

소고기짜장 작성일 14.05.14 13: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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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인터뷰는 아니고, 5월 13일 블로그에서 작가 분께서 독자들의 질문에 댓글로 답변한 걸 중요한 것만 뽑아 Q&A 형식으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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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룬드 연대기 4부작은 언제쯤 완결날까요? 파비안과 유리카의 뒷이야기는?

A) 1부 태양의 탑은 올해 안에, 2부는 2.5부와 합치는 쪽으로 생각 중입니다. 4부는 현대가 배경이었는데, 첫 구상 이후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현대가 급변한 관계로 최초의 구상과 주제가 모두 틀어져 버려서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을 못 내린 상태입니다. 또한 4부는 파비안과 유리카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4부가 나온다 하더라도 뒷이야기는 알기 힘드실 겁니다.

 

Q)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시는 편인가요?

A) 10년 전에는 종종 봤는데 지금은 안 본지 7년쯤 됐네요.

 

Q) 글을 쓸 때 전체적인 흐름과 결과를 잡고 쓰시나요? 세세한 중간중간 이야기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쓰시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그건 어떻게가 없어요. 미리 많은 걸 봐뒀다가 그때그때 녹여냅니다.

 

Q) 요즘 어떤 책 읽으시나요?

A) 요즘은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그 직전에는 밀란 쿤데라의 소설의 기술을 읽었는데 강추입니다.

 

Q) 룬의 아이들에서 네냐플 혹은 도토리 빌라, 보리스가 떠난 뒤 달의 섬의 상황 등 세세한 에피소드를 모은 단편집 같은 건 내실 생각이 없으시겠죠?

A) 아뇨 있는데요. 근데 보시다시피 제가 지금 뭘 먼저 해도 욕 먹을 상황이라 언제일지는 확답 못 드려요...

 

Q)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차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장르문학은 어떤 식으로 써야 할까요?

A) 사람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할까요? 왜 그것을 좋아하고 싫어할까요?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파헤치는 것이 순수문학,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구체화하는 것이 장르문학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읽고 나서 기분이 편안해지는 순수문학이 없듯, 그 반대도 성립하겠죠. 고통과 기쁨은 둘 다 삶에서 불가분의 존재이므로 두 문학의 존재 의의 또한 분명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장르문학은 사람들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의 원형을 찾아내어서 이정표 없는 삶으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하는 통과 의례,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커플 브레이커'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A)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저 나름대로 고심해서 만들어낸 다양한 인간관계의 희로애락을 하나의 잣대로 단순화하는 것 같아서입니다. 장르에서 비극적 요소가 왜 필요한지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답변을 넘기겠습니다^^;

 

Q) 판타지 말고 다른 장르의 책을 쓰실 생각 있나요?

A) 작가라면 다들 딴주머니(?) 몇 개는 감추고 있기 마련이죠.

 

Q) 룬의 아이들을 애니화 혹은 만화화 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A) 된다면 좋겠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네요. 예전에 세월의 돌 애니화 제안을 받아봤었는데 한국에서 애니화란 아주 힘든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화화는 뭐...된다면 좋겠지만 아는 만화가도 없고 제안하는 사람도 없어요. 요새 출판만화를 하려는 분 자체가 적어서 그런 것 같아요.

 

Q) 작가님께서 게임 제작에 참여하실 때는 원작과의 차이를 어떻게 설정하시나요? 그리고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한 독자들의 오해가 있다면?

A) 되도록 원작에 맞추어 진행하는 편이지만. 세부적인 디테일을 일부 변경하기도 합니다. 아키에이지 작업을 오래 해오다 보니 그런 쪽의 조율에는 익숙한 편입니다. 원작자로서 책과 다르게 게임화된 부분은 일종의 어레인지로 여겨주시길 바라지만, 특정 감상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해는...제가 란지에를 편애한다는 얘기 좀 그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전 특정 인물을 선호한다고 말한 적이 없거든요.

 

Q) 태양의 탑 6권 집필 중이신가요?

A) 네.

 

Q) 글 쓰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A) 자음과모음판 태양의 탑이 연재 중단됐을 때요. 지금은 다른 작품을 써서 극복했죠 뭐...

 

Q) 룬의 아이들 데모닉 애장판을 낼 계획이 있으신가요?

A) 나오지 않길 원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현재로서는 낼 계획이 없습니다. 근데 지난번 FAQ에 그렇게 쓰고 난 후 나왔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조금 애매하네요...

 

Q) 아룬드 연대기와 룬의 아이들 중 얘네는 결혼시켜야겠다 싶은 커플이 있나요?
A) 향후 스토리 진행에 대한 질문은 답변 드리기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Q) 아키에이지 소설 상속자들의 후속편이 있나요?

A) 네. 상속자들의 후속편은 나옵니다. 뒤에 남은 얘기가 워낙 많아서요. 아키에이지 홈페이지에 있는 '루키우스의 기록'을 보시면 힌트가 좀 나올지도...

 

Q) 리체의 이름이 귀족 성인 이유의 키, 생일이 궁금해요.

A) 리체는 어머니의 성을 물려받았고, 어머니에게 귀족 혈통이 있나 봅니다...아마도? 키와 생일은 설정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본래 그런 프로필은 잘 설정하지 않는 편이고 파비안, 유리카의 키도 몇 센티인지 모르겠어요...

 

Q) 리체의 눈색깔이 뭔가요?

A) 녹색이요.

 

Q) 소설 쓸 때 자료 수집은 주로 어떤 방법으로 하세요?
A) 인터넷, 책, 영상물,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주로 얻습니다.

 

Q) 룬의 아이들 윈터러의 늙은이의 우물은 다른 세계로 통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 우물을 통하면 세월의 돌의 세계관으로 갈 수 있을까요?

A) 갈 수 있을 것 같네요. 어느 세계로든 연결 가능하다는 설정이니까요. 심지어 21세기 한국하고도 연결될 것 같은데...

 

Q) 룬의 아이들 윈터러의 '빨간 머리를 조금 길러 뒤로 졸라맨, 스물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는 시벨린 우인가요?

A) 아니요.

 

Q) 작가님은 전체적 줄거리를 잡고 인물설정을 하시는 편이세요, 아니면 그 반대에요?

A) 인물이 먼저입니다. 인물의 매력이 뚜렷해지면 스토리는 저절로 쏟아집니다.

 

Q) 데모닉 8막 2장의 서문은 화자가 누구인가요?

A) 서문의 화자는 데모닉의 등장 인물이 아닙니다. 보르헤스 식의 가짜 인용에 가까운 셈이죠.

 

Q) 란즈미의 거취는 어떻게 되나요?

A) 란지에처럼 네냐플에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Q) 같은 장르소설 작가님들 중에 친하신 분이 있으신가요?

A) 없습니다. 만나본 분도 거의 없어요. 제가 좀 심심하게 살죠.

 

Q) 작가님 작품 이외의 판타지 중에서 매우 좋아한다던가 영향을 받았다던가 하는 작품이 있나요?

A) 보르헤스, 린드그렌, 톨킨...등등 매우 많습니다.

 

Q) 아키에이지의 메인스토리가 만렙도 아닌 저렙에서 끝이 나서 나무 아쉽습니다. 혹시 메인스토리를 추가하실 계획이 있나요?
A) 아키에이지의 메인스토리는 본래 훨씬 길었던 것을 한 20분의 1 정도로 줄인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 구현할 예정으로 만들었지만, 시행착오로 인해 매몰 비용이 발생하다보니 시간과 예산에 쫓겨 결국 이상적으로 만들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저도 메인스토리는 많이 아깝습니다. 다른 방식으로라도 공개할 방법이 없을까 싶은데...

 

Q) 테일즈위버 에피소드 3 챕터 2에서 조슈아와 벤야의 러브라인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 작가님의 손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궁금합니다.

A) 벤야가 조슈아를 좋아하는 것은 원 설정부터 그랬습니다. 그냥 조슈아가 나쁜 놈이에요(...)

 

Q) 예니는 죽었나요, 살았나요?

A) 살아 있습니다. 블라도가 잘 돌보겠지요.

 

Q) 최근에 즐기시는 게임 있나요?

A) 아키에이지 말고 딱히 하는 게임이 없네요. 대항해시대, 발더스게이트, 아이스윈드테일, 토먼트 등도 좋아했습니다.

 

Q) 혹시 여주인공을 원톱으로 한 작품을 쓰실 계획이 있는지...

A) 최근에는 원톱 주인공을 잘 안 쓰게 됩니다. 여러 권짜리 장편을 한 명이 이끌고 가기가 쉽지 않아서요. 여주인공이라면 물론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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