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아주 뒤늦게 깨닫는 바람에
대학을 2번이나 다니고 늦은 나이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는데..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밋빛 미래와는 다른게 사회는 호락호락하지 않더라고..
그래도 나름대로 4년재 특성화과 졸업해서 동기들은 전부 대기업 들어갔는데
나이가 많아서인지 항상 최종에서 떨어지고
취업 재수 끝에 어렵게 중소기업에 들어와서 올해까지 4년 다녔다..
근데 우리 회사가 정말 대한민국의 축소판같은 느낌이랄까..
임원새끼들은 하나같이 뭐 어디서 뒷돈 받을까 궁리만 하고
일은 전부 사원 주임 대리급이 다하는데
일못한다고 항상 연봉 동결..
웃긴게 임원들은 매년 연봉 상승
임원복지는 거의 대기업 급
회사가 작년 말부터 어려워져서 우선 임원들 정리해야 하는데
그 많은 임원은 하나도 안짤리고 전부 사원 주임급을 짤라버림
그리고 나서 그 공백을 다시 임원을 뽑는 어처구니 없는 회사 ㅠ.ㅠ
내 동기들은 전부 잘려서 나가고 나만 그나마 살아 남았는데
저번주에 갑자기 신입사원 2명을 뽑더라고..
뭐지? 회사 사정이 갑자기 좋아졌나?
했더니만 낙하산;;;
우리 고객사 부장 아들, 상무 딸
나는 이런 얘기는 정말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건줄 알았음
내가 이 회사 다니면서 얼마나 순진하게 세상을 살았는지 깨닫게 됨
내가 요즘 하는일이 이 낙하산들 뒤 봐주는일
한 놈은 그나마 정신이 박혀있어서 할려고 하는데 다른 한놈은 거의 회사가 놀이터 수준
그래서 제대로 하라고 충고했더니만 지 애비한테 쪼르르 달려가 고자질해서
내가 지금 그놈이 하는일 전부 맡아서 하고 있음
나이도 많고 지금은 이직의 때가 아니라서 숨죽이고 있지만
정말 회사 때려치고 싶은 마음이 한두번이 아님
이렇게 회사가 어려운데 대표이사는 새로운 외제차를 구입하고
임원들은 법인카드로 지 마누라들이랑 쇼핑까지 하고 있음
보다 못한 인사쪽 부장이 임원들한테 쓴소리 했는데
지방 발령받고 요번달이면 그만둠
그자리에 간신 낙하산새끼 배치됨
이직을 한다 해도 여기보다 나을것 같지도 않고 친구들 말 들어보면 대한민국 기업들
다 거기서 거기라고...
진짜 열심이 일하면 중소기업이든 어디든 보람도 있고 배움도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너무나 시궁창인걸 깨달아서 너무 괴롭고
내일 월요일인데 회사 가기가 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