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지나고
새하얀 눈이 쌓여
환한 아침이 되었다.
이상하게도
이제 잠자리에 든다.
밤에는 어두운 마네킹들이
머릿속 거리를 지나며,
그만의 풍경을 자아내었다.
이제는 환한 케릭터들이,
생동감있는 듯 하지만,
무감각한 회색의 시간이다.
일전에 말한 적이 있었다.
옥상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보면,
우리가 느꼈던 고충들 모두가,
내려다보이는 둥근 도시 동화의
한 인물로서 울었던 것이라고.
뺨을 스치는 공기는
더이상 스산하지 않고
장대한 호기를 주었었다.
다시금 느낀다.
우리가 느낀 스파크가,
넓고 투명하고 안정된 스파크가,
파악 하고 공기 속에 튈 때,
결국은 그 마음도 한 케릭터로서
번뜩이는 마음의 심금임을 말이다.
이제는 도시 속 마네킹으로서
옥상 위 저 케릭터를 쳐다본다.
케릭터가 공기가 되어 케릭터를 보고
케릭터가 또 공기가 되어 그 케릭터를 보고,
케릭터가 또 공기가 되어 그 케릭터를 본다.
무한한 순환이 하나로 비춰질 때,
바로 내 삶, 너희의 삶,
우리의 삶이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