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여자랑 부딪힌 일

한유주 작성일 16.08.18 16: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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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부딪힌 그런 일은 아니구요. 흔한 소음문제로 몇일 전 얼굴 붉힌 일이 있었는데 참 난감합니다.

 

오피스텔로 이사 온지 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공사를 어떻게 한건지 윗집, 옆집 할거 없이 밤낮으로 쿵쾅거려서 지금껏 층간소음에 시달렸습니다. 물론 이런 층간소음이 저만의 특별한 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라 저도 왠만큼은 참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다행히도 윗집이 이사를 가면서 옆집의 소음만 참으면 되는, 다행스러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옆집에는 30대 여자가 살고 있습니다. 평소 그 여자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 대화소리를 듣게 되었는데 화류계쪽이나 정상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란 걸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한번 마주친 적도 있었는데 집에서 씻지 않는 건지 머리는 항상 떡져있고, 항상 누구한테 맞고 다니는건지 몸에는 멍이 가득했습니다.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주변에 이런 사람이 한명만 있어도 피해다니기 바쁠텐데 저는 떡하니 이런 사람이 옆집이라 최대한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또한 소음은 둘째치고, 개를 키울 수 없는 오피스텔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키우고 있고, 오피스텔 전체가 금연구역이라 지정된 흡연장소 외에는 흡연이 불가능하지만 이 역시도 그 여자에게는 딴 나라의 이야기인것 마냥 담배를 피워 지금껏 창문 한번 제대로 열어 본적도 없습니다.

 

가끔은 아침에 술에 쩔어서 들어오는데 복도가 떠나가도록 욕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이런 소음에 지쳐서 몇일 전 밤, 너무 화가 나서 벽을 발로 두번 찼습니다. 그러니 그쪽도 벽을 치더군요.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 7시 초인종을 누르며 저희 집 현관문을 발로 차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런 상황이 너무 화가 나고, 반말에 욕설까지 더해지니 참을 수 없어서 인터폰으로 몇마디 받아쳤더니 벽을 치면 다 부셔버리겠다, 심장마비 걸리면 책임질 거냐, 이사비용주면 이사가겠다, 담배는 내가 알아서 한다 등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하더군요. 도저히 상대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미안하다고 한마디 했더니 일단 그 상황은 끝이 났습니다.

 

그날 오후 관리실에 전화해 상황 설명을 했더니 그 여자는 이미 관리실, 경비실에서도 포기를 한 사람이었고 하다 못해 몇개월 전 다리 인대가 파열되면서 집에만 박혀 있는데 그 뒤로 정신도 이상해져서 약까지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정상적으로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서로 대화를 하거나, 상대방이 한 어이없는 행동에 맞서거나, 법을 이용해 대응할 수도 있겠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을 상대로 섣부른 행동을 했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제가 너무나 미안해하고 있다는 말을 관리소장에게 대신 전해달라 부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그 여자 집 현관문에 작은 메모지가 붙어 있었는데, '건들지 마라! 무서운거 없다! 삶의 의욕도 없다! 한번만 벽 두들기면 경찰에 신고하겠다! 당한만큼 배로 갚겠다!'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했지만, 당장이라도 찾아가서 때려 죽이고 싶었으나 현재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는 친구랑 같이 지내고 있는 상황이라 제가 없는 시간에 혹여나 해코지를 하지 않을까 싶어 최대한 조용히 수그리고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한 마주치지 않고, 조심스럽게 지내는게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은 알지만, 제 마음이 편안해지는 해결책은 아니라 생각이 많습니다. 혹시 제게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이나 생각이 있으시면 도움 부탁드립니다.

 

 

* 경찰에 신고 및 고소를 해도 가벼운 벌금형 또는 기소유예처분이 대부분이라 법적인 해결은 참으로 어려울 것 같아 더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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