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보니 미치겠고 심란합니다..

코솜털 작성일 17.03.04 02: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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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짱공형님들. 고딩시절부터 짱공을 즐기며 군대가기 전 인사글도 남기고 갔을 정도로 짱공을 좋아하는 한 청년입니다.

오늘 거실에서 집회용 비닐 손 태극기를 봤습니다.
아버지께 설마 탄핵기각집회 다녀온거냐 물으니 그건 아니고 교회에서 3.1절에 광화문에서 구국기도회같은거 하느라 모였을때 다같이 대한독립 만세 세번 외치고 하면서 쓴 태극기라고 하시네요.. 그러면서 덧붙이시는 말씀이 "탄핵기각 집회 참여하는건 또 뭐 어때서" 라고 하십니다..

아니라고 하시긴 했지만 제가 볼땐 간김에 태극기집회에도 참여하셨거나 교회에서 모인 기도회도 공산주의 반대를 기본 프레임으로 가지고 있긴 하지만 거기다가 탄핵반대도 좀 양념친것같은 느낌이 나는건 어쩔수없네요.. 후...

아무튼 아버지 말씀에 순간 욱해서 그게 말이 되냐고, 아빠가 투표로 뽑아놓은 정치인들이 헌재입각해서 합법적으로 결정내린 탄핵이라고. 그걸 반대하고 무효시키고 군대 일어나라고 하고 계엄령 선포하라는 것들이 문제인거지 탄핵을 왜 기각시키냐고 다다다 따졌습니다.. 저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지니까 어머니께서 "우리집에서는 이런 얘기 하지맙시다~ 하려면 한강가서 하세요~" 라고 농담조로 말리신 덕분에 흥분 가라앉힐수있었네요..

예전에도 국정농단 초기에 1차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와서 아버지랑 점심먹다가 이런 얘기로 둘이 한번 크게 말다툼 한 적도 있었거든요.. 아버지는 항상 정치인들 다 못믿고 싫어서 정치에 아예 관심끄고 사신다고 당당하게 말하시면서 저한테는 군대도 다녀온게 안보의식이 없다고, 정당에도 뿌리가 있는건데 진보애들은 빨갱이 뿌리라고.. 저도 그래서 보수놈들은 친일파 뿌리인것 모르냐고 되받아치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정치에 관심없다고 당당히 말하면서 왜 젊은이들이 정치에 더 관심가지고 행동하는거는 뭘 몰라서 그런다는 식으로 말하냐고 엄청 반박했구요. 더불어서 국정농단 관련해서 당시에는 의혹으로 드러났던 내용들 짚어가며 따지니 그래도 그때는 어느정도 수긍하시면서 넘어가셨었는데..

이번에 또 이렇게 박사모같은 집단이랑 같이 행동하셨다는게 너무나 분하고 답답합니다..


저희 아버지 당장 내일 환갑 생신이십니다..못난 아들놈은 이제막 대학졸업해서 자리도 못잡고 취준생 신분인데..
요즘엔 환갑 잘 안챙긴다고 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곳에서 잔치라도 열어드리진 못할망정, 정치 얘기로는 큰소리 치는 제가 한심하고 밉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닌건 아닌거라 생각합니다ㅜㅜ

앞으로도 계속 국정농단이나 탄핵 관련해서 아버지랑 마찰이 있을것같은데.. 제게는 늘 좋은 아버지셨기에 정치 얘기로 마찰 생기고 불화 생기는것은 싫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박사모나 태극기 집회 같은곳에 참여하는것 역시 너무너무 싫고요.. 어떻게 하면 제가 아버지를 설득해드릴수있을까요..?
한 평생 가지고온 정치신념이기 때문에 이해시키고 변화 시키려는것이 욕심일까요.. 정말 심란합니다ㅜㅜ

복잡한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길게도 늘어놨네요. 웃고 떠들 친구들은 있지만 정치나 인생에 관한 조언을 구할 만 한 형님이나 선배가 없어서 여기 짱공 형님들에게라도 이렇게 하소연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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