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입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아이들에 대한 부모님의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사랑시는 부모님들께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처음 카페에 글을 썼던 내용은,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일환으로 변화되는 수능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입시에 관련한 내용은 4년 또는 그 이전에 고지를 해주는 것이 혼란을 막는 방법이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정말 단호하게도 수능이 불과 4개월 남았을 때 칼을 빼들었습니다.
그렇게 급한 문제일까요? 예. 급한 문제라는 것에는 저도 이견이 없습니다.
단지 해당 발언이 사교육비 절감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보였을 뿐이죠.
그렇다면 대체 왜 이런 과정이 필요한 것일까요.
그건 바로 '고교학점제'때문에 그렇습니다.
25학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고교학점제에 대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사실 이 고교학점제가 원래 2017년도에도 시행하려고 했었습니다.
당시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고, 결국 한참이 지난 25년에서야 시행되네요.
반발이 있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겠죠.
과거에도, 현재에도 논란이 되는 부분을 정리해보자면,
1) 지필평가 대신에 '과정중심평가'
2) 상대평가 대신에 절대평가
3) 입시의 방향
이 세 가지 정도가 되겠습니다.
1) 과정중심평가
고교학점제에서의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도하에 수업을 수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서
본인의 진로와 연관된 활동들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수학 교과에서 방정식을 배웠다면 과거에는 기초 기본 심화 단계로 문제의 난이도를 올리는 수업이었지만,
고교학점제에서는 방정식의 원리를 배운 후 원리에 맞춰서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구성, 실행합니다.
담당 선생님께서는 해당 내용에 대해 회의, 토의, 토론 하는 과정을 체크하시고 학생들의 참여 정도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뭔가 아주 새로운 것처럼 보이시나요? 사실 이런 내용은 기존의 교육과정 안에서 수행평가라는
이름으로 실시하던 평가방식입니다. 현재도 교사의 재량에 따라서 30%~50% 정도의 점수를 수행평가로
실시하고 있고, 내신 성적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그리고 수행평가의 내용에 따라서 학생들이 한 활동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형식입니다.
그렇다면 변하는 게 없는겨? 예. 크게 변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교육 정책을 만드시는 분들도 다들 프로들이라 안전한 연착률을 위해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제도를 조금씩 고쳐왔습니다.
고교학점제가 25년에 똭! 하고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이죠.
2) 절대평가
올 초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고1~고3 모든 과목에서 절대평가를 유지하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취지에 더 잘 부합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지난 주에 다시
고1 공통과목은 상대평가(내신, 9등급제)를 유지하고,
고2, 고3에서 진행되는 선택과목에 한해서는 절대평가(성취도 평가, A-B-C 등의 점수)를 실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고교학점제의 기본 골자는 지필평가가 아닌 학생들의 프로젝트 융합 수업이기 때문에
학생들마다 같은 내용을 배워도 연구하는 방향이 다릅니다. 당연히 지필평가로 상대평가를 할 수가 없습니다.
예시) 영어 영미문화과목 A학생은 셰익스 피어의 희곡을 탐구, B학생은 미국 관광지 탐구.
A는 어문 계열 전공 희망, B는 관광학과 희망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상대평가 자체가 무의미 하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면 됩니다~
3) 입시의 방향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교육에 있어서는 외부화효과, 즉 다른 대한민국 외부의 선진국들의 교육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교학점제도 어디서 많이 보셨겠지만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바로 그 수업들입니다.
사실 고교학점제는 학생부종합전형과 아주 찰떡처럼 어울리는 전형이긴 합니다.
근데 이미 정시비중을 늘려놔서 어쩐담....
문제는 대한민국의 기존 입시제도는 사실상 미국보다는 일본에 훨씬 더 가까운 형태였다는 데에 있습니다.
공부해서 시험보고 대학가는 구조는 미국에는 없고, 일본에 있죠.
그러다보니 최근 10여년 간 대한민국의 수험생들은 일본식으로 공부하고 미국식(학생부종합)으로
대학가는 요상한 환경에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들에게는 항상 미안합니다.
다시 말해서, 수능도 미국식으로 바뀌는 것이 합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대학에 가게되는 28학년도 수능부터 우린 주관식 수능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아마도 예측은 그렇습니다.
프랑스의 바깔로레아 시험, 독일의 아비투어 등으로 대표되는 시험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프랑사의 바깔로레아 시험을 모티프로 시험을 연구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니면 인터네셔널 바깔로레아(IB)라는 국제 공인 시험을 들고 올 수도 있겠으나 이건 교육 과정 자체를
바꿔야 해서 아마 대한민국만의 새로운 입시 시험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그냥 하면 되잖아? 안타깝게도 쉽지가 않습니다.
해당 시험은 일단 주관식 답안입니다. 무슨 소리냐. OMR카드가 아니기 때문에 채점에
어마어마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채점 요원을 쓰는 것에도 어마어마한 인원이 필요하고,
돈도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겠죠. 거기다가 대한민국 교육의 최대 화두, 공정한 채점이 가능한가?
사람이 채점하는데? 이게 항상 문제가 될 겁니다. 입시가 너무 민감한 문제니까요.
여기서 알아두셔야 할 상황은, 프랑스나 독일은 우리처럼 대학에 목숨거는 나라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심지어 바깔로레아와 아비투어는 기본적으로 대학 진학을 위한 자격시험이지 줄을 세우는 시험이 아닙니다.
운전면허 필기같은 느낌? 일정 점수만 넘으면 대학에 진학할 자격을 줍니다.
실제로 전체 학령인구에서 약 30% 정도만 대학에 진학합니다. 우리는?
특성화고에도 대학 진학반이 따로 있고, 마이스터고에도 대학진학반이 있습니다.
쉽지 않아요.
그럼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앞서 말씀드렸 듯이, 우린 미국의 대학 입시제도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럼 시험도 어떻게?
미국의 대입 시험인 SAT 형식으로 치루게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8학년도부터 수능을 2회 치루지 않을까 싶습니다.
난이도 쉽게 한 번, 어렵게 한 번. 학생들은 두 시험 중에서 하나의 점수를 선택해서
입시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대학들은 자신들만의 기준을 만들 겁니다.
예시) A대학교는 어려운 시험 점수만 평가함. B대학교는 두 시험의 평균 점수로 평가함.
C대학교는 쉬운 시험 점수만 평가함.
이런 방식으로 대학들이 포지셔닝을 하고 학생들을 타겟팅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건 순전히 제 뇌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수순이라고 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쉬운 수능 이야기가 얼추 맥락을 함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존의 수능 체제도 어느 정도는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요.
SAT같은 수능 2회 체제가 아니라고 한다면? 바깔로레아나 아비투어를 들고 온다면?
아쉽게도 본고사 부활입니다. 대학들은 그런 자격 시험으로 절대 학생들을 선발하지 않을 겁니다.
다수의 학교들이 논술이나 제시문 면접, 발표 면접 등을 강화하겠죠.
실제로 23년 2월 고교학점제 대입 세미나에서 해당 주제에 대해
서울 모 대학의 입학처장님께서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입시에서 대학에 자율권을 부여해 달라'고
발언했습니다. 물론 호응은 좋았습니다.
오늘 내용이 학부모님들께는 너무 제도적인 측면의 이야기라서 별 도움이 안되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떠드는 거라서요..^^;;
다음에는 도움이 되살만한,
수행평가 하는 방법? 고교학점제 과정중심평가에서 좋은 점수 받는 방법?
등의 내용으로 실질적 도움을 얻으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