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열흘째네요..
전날 미리 해 놓은 밥과 재료로 새벽 일찍 일어나 볶음밥을 여유롭게 만들어 먹고, 남은 밥으로 주먹밥을 만들었습니다.
슈퍼에서 야채 넣어 주는 봉지를 미리 챙겨뒀다가 밥을 넣고 뭉치면 돼요^^;;;
집이 굉장히 예뻐서 찍었답니다.
집을 찍은 사진엔 안 나오지만 시멘트 담 위에 저 타일이 붙여져 있더군요.
단순 데코일 수도 있지만 순례자를 배려하는 따뜻함이로 보였어요^^
다양한 모양의 가리비입니다.
심지어 저렇게 맨홀주변까지... 대단하네요.
어떤 마을은 창문, 난간 문양, 문, 가로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꾸며져 있답니다.
유럽은 로타리가 많아서 그 중앙에 저런 식으로 무언가를 놓더라구요.
물론 없는 곳도 많지만 순례길에선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산토도밍고라는 도시입니다.
재밌는 전설이 있는 곳인데 저도 같이 걷던 한국인 일행에게 들어서 알았지 가기 전엔 몰랐네요^^;;
사진이 흐릿하게 나왔지만 중앙에 보이는 높은 건물이 성당입니다.
저 멀리서도 보였던 종탑;;;
가까이서 보면 더 높더군요.
역시 도시 보단 이런 탁 트인 공간이 좋네요^^
한국처럼 아파트 같이 높은 건물로 막혀 있는 도시는 아니지만... 그래도 전 시골이 좋더라구요^^;;;
아마... 그라뇽Granon이라는 마을이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 이곳에서 묵을 생각이었는데 전날 2인실에서 잤던 편안함 때문이었을까요??
한국인 일행이 가지고 온 책자에 이곳 알베르게가 한 방에 60개의 침대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음 마을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이런 안내 간판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안내판에 따라 남은 거리나 위 사진처럼 그 지역의 유명한 곳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훗날에 다양한 간판을 찍었으니 나중에 보시고 비교해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드디어 오늘 묵을 레데씨야 델 카미노Redecilla del Camino입니다.
(맞나 모르겠네요-_- 같은 스페인 내에서도 읽고 쓰는 방법이 달라서;;; 바로셀로나랑 마드리드랑 글씨가 달라요;;;)
2층에 숙소가 있고, 도네이션 입니다.
한국에서 같이 왔다는 두 명의 한국인(男)을 만나 담배를 얻어 피웠답니다.
한국에서 사 가지고 갔던 담배가 떨어지고 너무 비싸서 못 피우고 있었는데ㅠㅠ
밤에 잠깐 나와 그네를 타봤는데.... 부서질까봐 금방 내려왔습니다;;
넝쿨이나 화분 같이.. 저렇게 벽을 꾸미는 이곳의 집... 너무 좋아요>_<
정비를 마친 후에 마을을 한 바퀴 둘러 보았는데 아주 작은 마을이네요.
마지막 사진의 종탑은 성당인데 알베르게 바로 맞은 편에 있답니다.
아주 작은 성당인데 파이프 오르간이;;;;
문은 열려 있는데 관리인이나 신부님은 보이지 않더군요.
깔끔한 걸로 봐서 운용되는 것 같긴한데...
전 가톨릭 신자이기에 조용하게 기도드리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비 종교인이거나 타 종교인들에게도 아주 좋은 휴식 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답니다.
위에서 보셨던 현관으로 들어오면 1층 거실과 2층은 침실과 욕실입니다.
1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뒤쪽 계단으로 나오면 이런 정원이 있습니다.
반대쪽 건물은 식당이고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저렇게 빨래도 널었답니다.
식당 내부의 모습입니다. 식당으로 쓰던 곳을 개조한 것인지 지금도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주방은 일반 가정집 주방이 아니더라구요..
저희 일행의 자리는 텔레비전이 올라가 있는 수납장 바로 앞이었습니다.
누구는 샐러드, 누구는 파스타, 누구는 수프.... 애피타이저를 시키고~
숙박도 도네이션이고 식사도 따로 또 도네이션입니다.
본식은 베이컨에 감자로 통일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바게트가 항상 같이 나오기에 적은 양은 아니에요~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까지!!!!
맛도 정말 좋았습니다.
옆 테이블에서 남긴 와인까지 가져다가 신나게 먹고, 요리를 해 주신 주인 아주머니께 잘 먹었다고 포옹까지ㅋㅋㅋㅋ
참, 며칠 전 성당 앞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유고Hugo와 또 만났네요.
그땐 인사만 하는 정도였는데 이곳에서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둘 다 영어를 못하니까 차라리 대화가 더 잘 되더라구요^^;;;;
밤에는 일행 중 한 친구와 별을 보러 나갔습니다.
아무리 시골 마을이라고 해도 가로등과 집에서 나오는 불빛을 피해 으슥진 곳으로 갔죠-ㅅ-;;;
(불순한 의도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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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으로 은하수를 봤습니다.
수돗물도 안 나오는 깡촌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던 촌놈인데 어째서 은하수를 못 봤을까...
어려서 기억이 안 난다고 해도 군대나 강원도 산골로 놀러가서도 못 봤던 것 같은데....
작년에 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은하수를 못 봤던 게 아니라 한국에선 그게 은하수라고 느끼질 못했더라구요-_-
지리적이나 뭐.. 다른 요인으로 그쪽 지역에서 별이 더 잘 보이는 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검은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강을 이뤄 흐르더라구요ㅠㅠ
한참을 하늘만 쳐다봤던 것 같습니다...
다른 두 친구도 데리고 나올걸... 이라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거든요-_-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