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는 로맨스 장르 팬이 아님.
로맨틱 코메디는 극혐에 가까움.
SF 영화 팬이고
스칼렛 요한슨의 팬이었다가 최근 블랙 위도우 영화에 제작사와 갈등 이슈로 거의 안티가 되었음.
그러니 더더욱 이 작품을 볼일이 없었음.
개인적으로 멀쩡한 식탁 냅두고 책상 앞에서 미드나 영화를 보면서 밥 먹는 걸 좋아하고
정말 우연으로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 먹던 밥을 어느새 내려놓고 본 후 며칠째 감상에 젖어
다시 스칼렛 요한슨의 팬으로 돌아서게 할 정도의 흡입력이 있는 영화임.
영화의 줄거리나 해석 이런 것은 최소화하고 이 영화를 200% 즐길 수 있는 방법과 이유 위주로 쓰려고 하니 스포 걱정 없이 글 읽고 영화 봐도 괜찮음.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 그 후에 리뷰를 찾아보는 버릇이 있음.
어려운 영화면 내 해석외 추가 해석을 위해,
좋은 영화면 '나만 이렇게 느꼈나?' 해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영화면 논란거리가 맞나 확인하기 위해서,
나쁜 영화면 나만 이 나쁜점을 찾았나 해서..
개인적으로 Her는 리뷰들을 보고 인상을 찌푸린 몇 안되는 영화였음
주인공 티에도르 옷 색의 의미,
그가 이어폰을 왼쪽에 꼽을때와 오른쪽에 꼽을 때의 의미
뒷 배경에 비치는 영상의 의미
티에도르가 하는 게임의 의미 등등
정말 한 없이 무의미하고 영화와 사실상 관련이 없는 쓰잘데기 없는 얘기만 있음.
주인공이 남성이고 그 남성의 시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남성들이 이입하기 좋은 작품이고
온전히 영화 순간에 이입하여 시간압축된 연애를 당사자가 되어 하듯이 이 영화에 몰입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감독도 그 몰입을 원했는지 특정 씬에선 영화 화면을 꺼버림. (그 많은 유툽에 전문가들이 이 부분을 언급 안하는 것도 웃김)
어쩌면 이 영화에 극도로 몰입하게 된 이유는 주인공 티에도르와 작성자의 현 상태가 싱크되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음.
극중 가장 사랑했던 여자와 이혼 과정에 있고
일은 잘 하고 있지만 언제부턴가 그냥 기계적으로 하고 있다는 느낌과
취미도 언제부턴가 공허하고
인간관계는 이골이 나있는 주인공과도 사실 너무 잘 맞아떨어짐
어딘가 차갑다 못해 시니컬한 주인공의 삶에 AI 비서가 나타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함.
집-일-집-일 하던 그가 여행을 가게 되고
야한 사진이나 챙겨보던 퇴근길은 즐거운 대화 공간이 되어감
그러나 이 영화가 달달한 연애 영화라고 생각하면 작성자 처럼 크게 데일 것임.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대한 영화이고 되돌아봄에 대한 이야기임.
현재 진심 사랑하는 연인이 있다면 서로에게 진심으로 잘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 있을 것이고
만약 작성저 처럼 진심이 없이 필요에 의해서 만나는 애인이 있다면 심각하게 현타가 올 것임.
영화 스놉스적인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사실 모든 영화를 보는데 있어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 할 수 있는 영화를 담아내는 프레임이지만
이 영화는 특히 도시의 스카이라인이나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잘 이용하는데
Spike Jonze 감독이 이전에 뮤직비디오 감독이었다는 점을 알고 부랄을 탁쳤다.
90~120분의 시간에 담아내는 영화와 달리 3~6분 정도의 시간의 영상에 스토리를 담아야 하는 뮤직비디오 감독 답게
확실히 장면 하나 하나가 임팩트가 있음.
2. 음악
극중 AI인 사만다는 작곡 능력이 있어서 종종 티에도르에게 자작곡을 들려주곤 하는데
해변가로 놀러가서 들려주는 Song on the beach는 OST 스코어중 단연 가장 존재감이 있임.
차분하고 따뜻한듯 한편으론 약간은 슬픈듯한 피아노 연주곡인데
이후 자신은 몸이 없어 같이 사진은 못 찍지만 함께한 시간을 사진처럼 생각하고 작곡했다는
photograph 라는 피아노 연주곡은 어딘가 약간은 정신없이 속도감이 있는 시작을 하다
그 와중에 위의 Song on the beach 멜로디가 합쳐지며 정말 사진첩 같은 느낌을 줌.
그리고 결말을 알고 보면 그 약간은 정신없는 속도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전달이 되어 감동이 더 강해짐.
그외 스칼렛 요한슨이 극중에 티에도르의 반주에 맞춰 부른 The Moon Song 도 허스키하며 약간은 수줍어하는 보컬이 매우 인상적임.
3. 해드셋
스칼렛 요한슨은 얼굴 한번 출연 안 하고 목소리 연기로 아카데미 여우 주연후보에 올랐던 작품인 만큼 여기서 그녀의 목소리 연기, 아니 그녀의 커리어에서 가장 훌륭한 연기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함.
그래서 해드셋 가능하면 극중 처럼 커널형 이어폰을 쓰고 소리 방해가 없는 밤, 새벽 타임에 시청하는 것을 추천 함.
위에 언급한 얘기지만
영화 “건축학계론”이 개봉하고 많은 커플들이 남친이 첫사랑 생각나서 헤어졌다고 하는 글을 본 기억이 있는데
이 영화도 커플들이 보기엔 다소 위험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 됨.
그리고 이 영화의 결말이 매우 이과적인 방법론으로 나아가서 더할나위 없이 좋은 SF 영화이기도 함.
난 로맨스 영화는 좀 별로…라면서 이 영화를 작성자 처럼 피해왔다면
지금 당장 한번 보시라..
인생에 보고나서 후회 없는 요즘 많이 드물어진 영화임.
추가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