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른 나 2

상큼초록 작성일 06.12.17 1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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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황당한 반응에 나는 좀 떫떠름 하면서도 일단은 제정신을 차렸다

"..아! 그러니깐.. 너는.. 아니 저.. 당신은 누구시죠?"

나는 조금 횡설수설 하다가 이내 제대로 그에게 말했고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움... 나는 넌데? 웅.. 뭐라고 해야할까나.. 음 어쨋은 난 너야"

이런 이해할수없는 대답에 나는 그를 미친사람으로 취급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갈수도 있었지만

그냥 계속 대화를 하기로 했다..

그냥...

그냥 왠지 끌렸다


어쩌면 단지 그가 나랑 모습이 같아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냥..

그냥 지금은 그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저기 무슨소린지 모르겠지만 넌... 날 아니?"

대충은 그가 뭐라 대답할지 알지만 그냥 그의 말을 들어보기로 했다

"..넌 나잖아? 나긴 난데 또 다른 나"

역시 나의 예상과 같은 말이다..

하지만... 뭔가 그가 미쳤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이런 내가 이상한걸지도..

내가 마침 딱 입을 때려는 순간


그가 나에게 말했다

"나는 너와 하나가 되기위해 기다렸어.. 너가 나를 찾아주기를.."

그가 어떤생각으로 이런 말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그의 말은 모순투성이었고

나는 그 많은 모순들을 친절하게 지적해주고픈 마음은 없었다

그는 상큼하게 웃으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기다렸어.. 자 이제 나와 하나가 되자!"

이런 헛소를 들었다면 평소같았으면 그냥 무시하고 갈길을 갔을 나일테지만...

그의 얼굴이 너무나도 진지했다..

"..."

"..."

잠깐의 침묵이었지만 나는 수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는것을 느꼈다

".... 너와 내가 하나가 된다고...?"

그는 대답대신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의 나와같은 유약한 얼굴을 다시 쳐다보며...

또 다시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혹은 나의 친구가 이런말을 했더라도

나는 그냥 헛소리로 치부했을거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얼굴과 같다 아니 자신과 그는 너무나도 같았다

그래서 나는 도저히 그의 말들을 그냥 웃어 넘기지 못했다

나는 이내 머리가 또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어서... 어서 대화를 끝내자.. 쉬고싶어..

".. 너는 이름이 뭐야?"

"..시현"

... 이젠 놀랍지도 않다 어떻게 이름도 같을수가 있는거지..

그래 중요한건 그게 아냐..

"그래 시현아.. 솔직히 너가 지금 뭐라고 하는지 정학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나는 너와 하나가 되고 싶지 않아.."

"... 그럼.. 나와 하나가 되지 않을꺼야..?"

나는 잠깐 주저하다가 대답했다

"응.."

"... 그럼 난... 널... ...."

그는 여전히 웃고있었지만

지금 그의 얼굴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그리고 소름끼쳤다..

"그래... 그럼 난 널 죽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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