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AND

zoroji 작성일 07.05.14 00:48:10
댓글 1조회 563추천 1

1.

보고싶다.

 

오늘도 이생각을 시작으로 눈을뜬다.

 

밤에 꿈이 무색하듯 역시 내옆에는 그녀는없다.

 

짜증이난다.요즘은 계속 이상태다.아침에 일어나 기분이 상쾌한적이 근래는 없다.

 

등교할 준비를한다.아침은 언제나 거른다.평소에도 먹지않거니와 요즘은 더욱더 입맛이없다.

 

화장실로 바로 달려간다.빨리 준비하지 않으면 지각한다.늘 아슬아슬 하게 일어난다.

 

거울 속에 내가 보인다.부시시한머리에 충혈된눈 않그래도두꺼운 입술인데 쑥 내밀고 있으니 가관이다.

 

무슨 사탕뺏긴 아이같은 븅루퉁한 표정이다.서둘러 샤워를 하고 어머니의`아침은 또 거르냐'라는 핀잔을 뒤로 한채 문을 나선다.

 

봄이라 날씨가 따스하다.손목에 시계를 본다.기온이 점점올라가(내가사는 대구는 다른곳에 비해 빨리 더워진다.)
 
땀때문에 가죽시계보다는 메탈을낀다.

 

군대가기전에 어머니가 사주신시계~난 이시계를 좋아한다.그녀는 가죽시계를 더좋아했지만.....

 

바로 집앞이 버스정류장이다.8:10분이되면 버스가온다.아직 5분정도의 시간이남았다.휴대폰을본다.할부가 끝나가는 검정 모토로라 레이저.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봤지만 문자나 전화는 온게 없다.주머니에 휴대폰을 쑤셔넣음과동시에 버스가오는게 보인다.

 

시내를 거쳐가는 버스라 아침에는 좀 붐빈다.버스의 흔들거림에 손잡이에 몸을 맡긴다.덜컹거리며 움직이는 버스처럼 내맘도 덜컹거리며움직인다.

 

`그녀의 목소리가 듣고싶다.'휴대폰 폴더를 열었다가 금새 맘이변해 닫아버린다.`오늘은 오전수업이라 준비한다고 바쁠거야'라고 생각하며
 
잠시나마 꿈틀거리며 나왔던 `용기'라는 놈에게변명을 한다.얼마전만 해도 이시간이 너무 즐거웠다.상쾌한 아침햇살을 받으며 버스가 오기전 5분전에나와
 
그녀에게전화하는 이시간이.....그녀의 잠이 덜깬듯한(늘 자고 있던건아니다.)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그렇게 통화를 시작하면 학교도착할때까지

 

계속 통화를 했다.버스에서 통화하는걸 좋아하지 않던 나였지만 내가 언제그랬냐는듯이 그녀와의 통화를 버스에서도 계속 했었다.
 
무슨 특별히 할말도 없었으면서 `보고싶었다,보고싶다'란말이 주축된 주제로 계속 통화를 했었다.
                                                      
그렇게 우린 지난밤의 그리움을 보상이라도 받듯 그렇게 서로의 맘을 확인하며 통화를했었다.그게 불과몇일전 일이었다.

 

`끼익'버스의 급정거에 잡념에서 깬다.사람이 좀 빠졌지만 빈자리는 없다.난 허전한맘을 달래듯MP3이어폰을 귀에꼽는다.

 

2.
버스를 내렸다.따스한 바람이 불어 땀이살짝나 불쾌했던 기분을 날려준다.비슷비슷해보이는 학생들틈에 나도 썩여 물결따라

 

흐르는 물고기 처럼 학교로 향한다.

 

내가 들어가는곳은 학교의후문.후문을 지나 바로 나오는 첫건물이 내가 전공하고있는 자동차과 건물이다.4층짜리 건물이며

내가 수업받는곳도 4층이다.
 
도착하면 수업이 시작하기 5분전이나 10분전에 도착하지만 꼭 2층에 있는 자판기에 가서 커피를 한잔 뽑아먹는게 일상이다.

 

(그녀와의 통화는 내가 커피를 다마시면 마무리가 되었었다.)오늘도 커피한잔과 담배로 나른한기분을 깬다.금연...잘하고있었는데...

 

뿜어나오는 연기를 보면서 내머리속에있는 그녀도 빠져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혼자 마시면 맜있어~"라는 말과 함께 누가 툭친다.신흥,수한,춘식 세사람이 날 나란히 바라보며 미소짓고있다.이동갑내기 세사람은 나보다 한살 어린 동생들이다.복학 하면서 만난 애들이다.

 

나랑 동갑인 성준과이현이는아마 강의실에 있으리라~군 전역하고 바로 칼복학해 만난 애들이니 어느덧 같이 지내면서 학교 다닌지도 1년이 다되어간다.

 

좋은 녀석들이다.이중에서는 신흥이와 제일 친하다.서로 잘 맞았고 촌놈이라 그런지 순박한게 맘에 들었다."형 담배 또 펴?" 신흥이 묻는말에 난"그렇지 뭐"라고 심드렁하게 대꾸한다.
 
"ㅋㅋㅋ 그럴줄 알았다"라며 수한과 춘식이 웃는다.애들과 잡담을 하면서 강의실 이있는 4층으로 올라간다.잡담하는 와중에서도 엄청 신경쓰인다.그녀와 마주칠까봐.....

 

오전 수업이니 지금여기 있을거다.하지만 그런일은 없었고 난 무사히(?)강의실로 들어간다."이거 봐라~여유있는 영감탱이"라며 미소로 농담을 던지는 이현에게 미소로 답하고

 

어제 술한잔 했는지 엎드려있는 성준의 등을 한번 툭치고 맨뒤창가자리에 앉는다.

 

교수님이들어오고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창밖만본다.원래도 잘 집중안하는 성격이었지만 요즘은 당연한듯이 더 산만하다.내 처량한기분과는 상관없이 내리쬐는 따스한 햇살이 짜증나기만 하다.

 

창밖먼산을 보다가 갑자기 그녀와의 좋았던때가 생각나기 시작하면서 그 예전기억속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정신이 들었고 더 비참한기분에 조용히 (수업방해 안되게)강의실을 나와 흡연실로 간다.

 

이런 예전의 기억이 지금나를 더힘들게 한다.당연한 헤어짐의 공식이겠지만 아직은 적응이 필요하다.짜증이난다.이것도 공식인가?

 

담배에 불을 붙이니 어느새 신흥이가 뒤따라왔다.자기 담배에도 불을 불인다.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이 완전 아저씨다.안경을 살짝만지며 입을연다.

 

"형~요즘 무슨일있어?표정이 살벌한데"통통한 살이 그를 둔해보이게 하지만 신흥이는 의외로 눈치도 빠르고 예리하다."일은 무슨일~피곤한니까 그러지"

 

"또 게임하시나?" "내가 애냐~" 이말을 던지고 담배불을 튕기고 흡연실을 나간다.이놈에게는 웬지 말해 버릴것만 같다.나힘들다고 위로해달라고

 

하지만 그러면 안된다.그냥 나만 가지고 갈 문제인것이다.그래야만하니까 그게 그녀를 위한거니까.
 
강의실로 들어가 조용히 자리에 앉는다.잡념이 쌓여 가방에서 책을꺼낸다.헤어지기전에 그녀에게 빌린책....책을펴면 책갈피 대용으로 그녀가 담겨져있는 폴라로이드 사진이있다.

 

3년전에 봄에찍은 그녀의사진.그녀의 미소와 뒤에있는 노란개나리가 너무 잘어울려 이사진이 맘에 들어서 달라고 했던 사진이다.

 

지금보니 사진속미소가 어색하게 느껴졌다.'이거 보다는 실제미소가 더이쁜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 다시 예전기억으로 빠질려는 찰나에 정신을차리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간은 덧없이 흐르고 점심시간이왔다.얘들틈에 썩여 우르르 계단을 내려간다.맛있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을려면 발이 빨라야 한다.

 

어느새 정신차린 성준이 내게와 어제만난 여자애들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면서 계단을 내려간다.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며 계단을내려가 3층에 도달하는 순간 고개를 들고 3층을 내려다보니

 

그녀가 이쪽을 보면서 서있다.'아뿔싸!!!!너무 안심했던걸까~3,4교시는 수업이 없는데 왜 여기있지가?젠장!가슴은 왜뛰는 거야!'까지 생각 했을때 난이미 그녀 근처에 서있었다.

 

내속을 알리가없는 성준이 너무나 밝은 목소리로 그녀를 향해인사한다.

 

"안녕하세요,교수님"

 

짱공일기장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