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나는 달린다.

크레딧토스 작성일 08.04.24 00: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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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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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난.. 달리고 있다.

계속 달리고 있다.

지금 내가 왜 달리는지..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지는.

이미 잊은지 오래다..






모르는거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훗..






-_-

이미 모든것은 내 기억에서 지워져 있다..

난 그냥 달릴 뿐이다.

내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난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일단 달릴 것이다..

이미 내가 달리기 시작한 이상..

그 어떤 것도 그 어느 누구도 나를 막지 못한다.

그리고..



















지각했다.

-_-그럼 그렇지

















2.

"땅!"

총소리에 맞춰 아이들은 달린다.

체육 시험을 보고 있는것 같다.





여자 아이들은 바지를 입고 있다

교복은 치만데 왜

-_-




"킹카군!! 킹카군!!"






우리반의 멋쟁이 킹카군의 차례였다..

"꺄악 너무 빨라!!"

"오빠 달려!!"


우리반 빠순이들의 멱따는 소리를 뒤로 살짝 제쳐두고..

정말 빠른 주제에 간지란 간지는 다 챙겨먹으면서 뛰는 킹카군이..

너무 미웠다







킹카군이 달리고 나서.. 내 차례다..

킹카군에 못지않은 여자아이들의 관심이 날 긴장하게 만들었다.




"킹카군 끝났어 들어가자"



제발..




"탕!!"

달리자..


킹카군은 멋있게 뛰면서도 최고의 기록을 남겼어...



난 가죽을..

-_-뭐지





도착점에 도착했을땐...

모두가 경악의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다..


선생:"믿을 수 없어....."

그랬다..

10초 70 플랫.

중학 육상계의 별이 떳다...











50미터였다.




3.

테레비를 보는데..

'동물의 세계'를 방송해 주고 있엇다.



치타는 시속 112킬로까지 뛸수 있죠..

치타한테 쫒기는 톰행크스

아니 톰슨가젤도 90키로 이상으로 달린다고 합니다.

나도 90킬로그램인데

-_-

별 의미는 없다



그렇게 한참 동물의 세계를 보는데...

왜 다 네발로 뛰는거야



그렇다!!



네발로 뛰는 놈들은 다 빠르구나!!

후훗...죽었어..




간밤이 지나고..

다음날 등교를 했다.



전교 싸움짱이 오늘도 후까시를 잡으며... 떠들고 있었다..

톰슨 가젤을 잡는 치타처럼 조용히 다가갔다..

"하하 내가 말이야"

그리고 번개처럼 녀석의 뒷통수를 때렸다..



한 마리 치타의 모습이었다..

그리고...녀석이 뒤를 돌아보자

유유한 웃음을 남기며..








두 손을 땅바닥에 댔다...

-_-














*듯이 맞았다.










4.

오랜만에 학교를 찾았다.

5년만에 처음 찾은 학교라 그런지..






찾는데 한참 걸렸다-_-

그리고 찾은 학교...

감회가 새로웠다..

예전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양아치들 담배 피는거 망봐주던 기억..

꼴찌해서 엄청 혼났던 기억..

중삼때 중일한테 삥 뜯긴 기억..





-_-어째..


암튼..

그렇게 이런 저런 추억에 젖어 운동장을 거니는데...

"뻐어억"




축구공이 강렬하게 내 머리를 강타했다..

순간 분을 참지 못하고.. 축구공을 찬 녀석에게 달려들려다 이내 단념했다..






나보다 키가 컸다





그렇게 계속 예전의 흔적을 찾으며 즐거워하다..

하나의 낙서를 발견했다..




-우리 삼일 됐어요!! 더 오래 사귈게요-

지랄한다





어이가 없어서 웃고 있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필체다..











나였다-_-

그러고 보니..



그녀 생각이 난다...

분명.. 좋지 않은 기억으로 헤어졌던 그녀였다..

정말 그땐 그녀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그토록 증오스럽던 그녀였는데...




어째서인지..

이제 한번 만나보고 싶다..

웃으며 지난 안부를 묻고 싶다..


잘 지냈어?

요샌 뭐하고 살아?

나는 잘 지내고 있어..



안물어봤다고?

-_-기대한 내가 볍신이다



정말 시간이란 알 수 없다.

지나치게 가지 않는듯 하면서.

어느새 5년이란 시간을 5초처럼 흘려보냈다..




5년의 세월만큼..

지나간 그때가 그리워 지는건 나뿐일까..



그때도 나름대로 고민과 걱정 아픔과 슬픔이 많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시간을 돌려서..

과거로 달려갈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졸업할 때쯤 외워둔 여자 탈의실 비밀번호가 아직도 생생한데..




-_-무린가







5.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었다.

-소라넷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_-거기까지

그냥 생각 없이 인터넷 창을 넘기고 있는데.




-전 계속 달릴 겁니다-

라는 기사를 보았다.



한 소년이 장애를 딛고 달리는 내용을 담은 글이었다.

희귀병에 걸린 소년은..보통 사람도 달리기 힘든데..

그의 몇배, 몇 십배의 고통과 노력을 견뎌내며 달리고 있었다.




새벽엔 신문을 돌리며

낮엔 달리고

저녁엔 공부를 하는 아주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토록 절망적인 환경이 힘들지는 않냐고 기자가 묻자..



소년은 엄마도 아버지도 없지만..자기는 외롭지 않다고..

달리기를 할때면 너무나 행복하다고..


자기는 결코 절망적인 삶을 사는게 아니라고 웃으며 말했다.





가슴 한구석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난 이렇게 팔다리 멀쩡한 채로 부족함 없이 살고 있는데 불평 불만이나 늘어놓고...





정말 부끄러운 일이었다.

왜 이렇게 살았을까...

너무나 후회가 되었다..



삶의 목표 없이 살고 있는 나에게..

크나큰 자극이 되는 글이었다.

'그래..'


난 이제까지 너무 나태하며 살았어..

저런 소년도 역경을 이겨내며 달리는데..

난 대체 뭘 하고 있었을까...


그 소년을 조금이라도 본받고 싶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나도 달리는 거야..

잘 뛰진 못하지만 그래도 달리는 거야..





그렇게 나는 달렸다..

본래 뛰는걸 못했던지라...

숨이 금방금방 턱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후련한 마음이 앞섰다..

이런 기분이라면 얼마든지 계속 달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또 지각했다-_-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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