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생각 3]

NEOKIDS 작성일 09.06.20 11: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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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 여왕을 게재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김훈 씨나 파울로 코엘류 같은 작가들도 인터넷 연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그 사람들과 동급이라서 그런 말을 하냐고? 천만에! 어찌 감히 ㅋㅋㅋㅋㅋ

 

인터넷 연재라는 것은 정말로 힘들다. 누군가는 쉽게 쉽게 생각되겠지만 일단 작품의 긴 호흡에서는 정말 힘들다.

왜냐, 글을 쓰면 쓸 수록 앞의 설정이나 사건들과 어긋나버리는 일이 터지기 일쑤인 것이다. 특히 처음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유독 더 심한데, 이것은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누군가는 계획을 세우라고도 하는데 얼치기같은 소리다. 현실에서조차도 아무리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봐야 갑작스런 돌발상황에 작살이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건 일을 벌리고 나서, 필요한 것이 하나씩 떠오를 때 잡아잡숴가는 것이 좋다.

 

 

2.

 

여왕도 솔직히, 쓰면서 금방 쓸 줄 알았다. 하지만 말이 되게 쓰려고 하니 조금씩 길어지고 있다. 사실, 다 써놓고 보면 말이 안될 수도 있다. 이게 뭐야 하고 엉터리 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

 

정말 중요한 건 이런 글을 씹어주는 누군가가 아주 요긴할 때가 있단 말이다. 일단, 갑론을박이 될만한 상대가 제일 좋다. 반응이 확실한 사람도 좋고.

엉뚱하게 에이 재미없어 욕이나 한 바가지 퍼붓는 것과는 다르게, 이런 부분은 왜 이렇게 되었나요, 이런 부분은 이렇기 때문에 허술하지 않나요, 등등의 문제를 짚어주는 사람, 또 이런 부분은 이렇게 표현했어야 하지 않나요 라는 것을 가지고 갑론을박을 할만한 사람이 제일 글 쓰는 사람들에겐 목마른 것인데, 사실 이런 사람 하나 찾는게 쉽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내 글 읽어달라고 꾸준히 재촉할 수도 없는 것이다.

 

 

3.

 

여왕은 이제 전개부분까지 도달했다. 몇 가지 엔딩이 떠오르는데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

 

여왕은 봉준호의 괴물과 아마 비슷하게 갈 수도 있다. 봉준호의 괴물이 한강이라는 공간에 제한되어 있는 것처럼, 내 '여왕'도 빈민가에 제한되어 있다. 바이러스 따위와 관련해서 아마 엇비슷한 상황도 나올 수 있지 싶다. 제길. 이거 표절인가? ㅋㅋㅋㅋㅋ

 

처음의 발상은 별 것 아니었다. 이것도 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희한하게도 꿈에서 모티브를 얻는 경우가 내겐 어느 정도 있는데, 물론 꿈의 그 상황을 글로 옮겨놓고 나면 전혀 다르다. 여왕의 모티브가 된 꿈은 나무 같은 것에 사람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식이었다. 그 사람을 끌어내리니 좀비가 되어서 덤볐다. 그 나무는 여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라는 것인데 이것 참. 해괴함의 극치로세.

 

어찌되었던, 이제부터는 청소년이 안읽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눈치챈 독자가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근친-상간의 모티브로 달려가고 있는 거다. 이것은 본인이 생각했던 장편의 마지막을 시험삼아서 펼쳐놓는 것이기도 하다. 거기다가 폭력이나 잔혹한 내용들이 이제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니라면 권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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