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에게 작은 유리인형이다. 티 하나 없이 맑고 투명할 뿐인, 조그맣고, 섬세한 유리인형이다. 그렇기에, 너를 동경할 뿐이다. 결코 네게 손을 댈 수조차 없다.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볼 뿐이다. 자칫 나의 서툰 손길으로 인해, 네가 깨어질까 두려운 탓이다. 그럼에도 너를 곁에 두는 이유는 내가 너를 볼 수 조차 없는 것이 더욱 더 두렵기만 한 까닭이다. 너를 깨어버릴까 두려워하면서도, 너를 자유로이 놓아줄 수가 없는 나의 부질없는 이기심 때문이다. 다른 이의 손에 너를 맡기느니, 차라리 나의 벽장 안에 두겠다는 너무나도 한심한 생각 때문이다. 투명하고 자그마한 너의 입술에 입맞추어 줄 수조차 없으면서도, 너를 나의 곁에 두고자 하는, 너무도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다. 너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너의 길을 손 모아 기도할 수 없는, 하릴없는 나의 이 집착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