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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하나 만나려면 굽이 든 골목 돌아 뛰던 어제가 생각난다.
그리 만난 큰 길가에 백원 내고 들어서던, 맛난 만화영화 가게가 있었다.
섬나라 만화, 급히 만들어 버벅대는 우리 만화 틀어주며 코뭍은 돈
냉큼 주머니에 넣고, 그마저 없는 녀석들은 기다리다 얘기듣던
그 지금은 작을, 길이 생각났다.
하루, 어머니 일 나가시던 아침, 내 손 위에 동전 두 개 쥐어주셨었다.
정오 빛 색으로 반짝이던 백원짜리 두 닢.
그거 들어 주머니에 넣곤, 동생과 호빵 사먹으려 다짐하고
작은 손 이끌고 그 익숙한 거리에 닿았었다.
호빵은 백 원, 달고나는 오십 원,
달고나의 유혹은 너무나 선명해서, 배 채울 의무도 잊게했고,
그저 나와 작은 녀석을 쭈그리고 앉게 만들어버렸었다.
후루룩 돌리고, 휘적휘적 거리면 나오는 맛의 황금.
우린 마주보며 히히 웃다가. 금세 녹아버리는 것을 입어 넣곤
행복하게 웃어보였었다.
동생 손 잡고 집으로 돌아오다. 아까 말한 만화상영가게 앞에 들어섰었다.
와글 바글 거리는 사내 녀석들과, 기대하는 소리들이 뒤엉킨 그 자리.
마력을 가지고 내 어깨를 끌어당겼었다.
난 그 작디 작은 아이의 손을 뿌리치고, 허옇게 번쩍이는 내 금화을 건내곤,
닫히는 문으로 들어섰었다.
한 시간여 쿵쾅 거리며, 가득찬 녀석들의 심장을 뒤흔들던 상영이 끝나고,
밖으로 나왔을 때,
추위에 입김을 손으로 받아넘기며, 눈물을 감추던 여자 아이가 하나를 보였었다.
나이 일곱, 이것저것 그저 멋지고 아름다워 보일 때, 빽빽한 추위 위에서
오빠라는거 , 퉁퉁 부운 손 불며 기다리던 녀석.
난 그때가 생각나면, 자던 녀석, 빈 방 문을 쓰다듬곤 한다.
시간이 지나는 건, 가끔은 멋지게 슬퍼서
눈물 맺히지만, 기다려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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