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 관한 설정집을 만들어두는 것은 이후 작품을 써나가는 데도 중요하다.
자신이 상상력에 관한 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존재 (스티븐 킹 정도) 라면 모를까,
글을 쓸 때는 그럴싸한 것이 생각나도 막상 다음 글 쓰는 차례에서
앞에 정했던 이미지 설정들을 까먹는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
나중에 그런 오류들이 크게 발목을 붙잡을 때도 있다.
때문에 글에서 표현하려는 세계를 유지하고자 할 때는 이 설정집이 요긴해질 것이다.
특히 판타지 소설일수록 이 부분을 유념해야 한다.
이 설정집에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것이 들어가야 한다.
1. 세계관
2. 캐릭터 특성
3. 스토리 구조물 짜놓은 것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넣을 수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4. 캐릭터들의 대사, 상황 아이디어
5. 쓸만한 외부자료들 (신문기사, 서적자료 등등)
딱히 이렇게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넣고 싶은 것은 뭐든 넣자.
분위기를 상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사진 혹은 그림 이미지 중에 골라서 포함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설정집을 항상 한 번 훑어본 후 작품을 쓰면 좋을 것이다.
사실 이렇게 하는 방식은 게임 시나리오 작법서에 나온다.
게임 시나리오 작법서는 훨씬 더 방대한 양을 요구하고,
기획자와 시나리오 작가가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기획자가 심지어 밸런스 조정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제까지의 한국 온라인 게임에서는 이와 같은 경우가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는 시나리오 작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게임사들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밸런스 조정까지 신경써야 하는 기획자가 괜찮은 시나리오까지 뽑을 수는 없기에
게임 시나리오 작법서들도 나온 것들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접해보는 것도 좋다.
특히 세계라는 것을 창조할 때, 이 분야의 마인드맵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설정집의 의미는
영화의 프리 프로덕션을 잘 할수록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원칙과 유사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1번 세계관은 작품에 따라서 꽤 방대한 양을 요구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세계관이지,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모든 면을 아울러야 한다.
아주 소소한 부분까지 상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2번 캐릭터 특성에서는 기본적인 인간의 성격들 이외에, 캐릭터들의 강점과 약점을 충분히 설정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어떤 것 하나를 정했다면 그와 반대급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캐릭터가 성실성을 가지고 임무에 전력을 다하는 성격이라면, 집안의 일에서는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은 원리 말이다.
반대로 원래 일할 땐 게으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전력을 다하는 캐릭터라는 것도 있지 않겠는가.
이런 의외성의 부분들이 캐릭터를 인간답고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3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사실 스토리 구조물을 짜가면서 같이 설정집을 만드는 것이 제일 괜찮은 방법이다.
계속 피드백이 되는 상황이 되니까.
그 외에 밑으로, 4번은 메모습관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항상 메모장을 두고 옮겨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캐릭터는 내 상상력 속에서 항상 떠들고 상황속에서 상황을 자아내고 있다.
그것을 생활의 언제 어느 때건 조금의 틈이라도 있을 때 듣고 있어야 한다.
스티븐 킹을 비롯한 재능있는 작가들은 항상 말한다. 캐릭터는 언제나 지가 혼자서 막 떠들고 있다고.
거기서 말을 골라 내는 것이 작가의 할 일이다.
5번은 나중에 어떤 부분에 쓰면 좋겠다, 라는 식의 메모를 같이 해두는 편이 낫다.
모은 건 많은데 정작 어디에 써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정해둔, 혹은 생각하기에 일정정도의 분량이 되었다 싶을 때
집필에 들어가면 수많은 오류들을 먼저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