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갑전기 헤로스 외전 - 쥬마리온 (18) 완

NEOKIDS 작성일 12.06.08 14: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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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스 제국 중앙군의 7만 대군이 일으키는 먼지가 길의 온사방을 뒤덮었다. 그 군의 선두에는 금빛의 인장이 빛나는 말이 달리고 있었다. 그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제노스 제국이 3차 대륙 전쟁을 겪고 그것을 빌미삼아 주변의 약소국가 흡수를 마친 뒤 10여 년. 그 인장을 단 말이 앞서 달리는 일은 그동안 없었다.

그리고 그 인장은 단 한 사람, 제노스 제국의 황제 헤르게니아 1세만이 지닐 수 있는 것이었다.



덜그덕거리는 스팅거스 갑주의 안에서 황제는 초조함을 겨우 억누르고 있었다. 어쩐 일인지 위급한 국경침범에 대한 보고가 자신에게, 그것도 실수로 전달된 것을 알게 된 순간 그는 대노했다. 북방의 문제를 직접 신경쓰느라 내부의 일을 신경쓰지 못하고 있다가 당한 일. 알게 된 순간부터 그는 각지에서 긴급히 모을 수 있는 기병대 7만을 직접 지휘하여 달려왔다. 때는 이미 한참 늦어 있었고, 실낱같은 희망으로 수도로 오는 중간에서라도 훔족의 부대를 저지해야 한다는 것만이 그의 머리를 꽉 채우고 있었다.

그러나 차츰 그 머릿속은 혼란스러워 졌다. 눈 앞에 칼레아 시의 성과 그 주변을 둘러싼 폐허가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훔족의 군대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은 것이었다. 의혹의 열쇠는 칼레아 시에 있다는 것을 직감한 황제는 말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 뒤로 일어나는 기병대의 먼지구름도 여전했다.



"칼레아 시 정부는 어서 나와 황제폐하를 알현하라!!!"

기병대의 수장이 외치는 소리가 성문 앞에 울려퍼졌고, 이미 기병대의 접근을 보고 있었다는 듯 칼레아 시의 모두들은 최대한의 공손함을 담아 그들을 영접했다. 다이슨은 앞으로 나오며 황제 앞에 무릎을 꿇었다.

"칼레아 시의 시장으로 재직중인 다이슨 레이가르드라 하옵니다."

"어찌 된 일인지 고하라."

"훔족의 부대는 그들의 영역으로 철수하였사옵니다."

"너희들의 힘만으로 말인가."

"어의를 깨닫지 못하였나이다."

"짐도 여기까지 행차하며 두 눈으로 보았느니라. 훔족도 꽤나 전략을 썼지만 그걸 효과적으로 막아낸 건 너희만의 힘이 아니었을 터. 거기에 상당히 친숙한 모양의 전술들이 사용되었더군. 창을 잘 쓰는 자도 있는 듯 하고."

"그것은......"

다이슨의 말이 흐려지는 것을 놓치지 않고 황제는 다그쳤다.

"두 사람은 지금 어디 있는가?"

다이슨은 더 이상 감출 수는 없겠다는 듯 말을 꺼냈다. 


"성 서문의 벌판에서 작업중이옵니다."
 "가겠노라. 수행 두 사람만 따르고 나머지 기병대원들은 휴식을 취하라."

자신의 여장을 푼다는 생각은 버린 채 그는 말을 몰아 바로 성문 밖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데미앙은 갑옷을 벗어놓고 몇몇 병사들과 함께 훔족의 시체들을 끌어 훔족의 방식대로 화장을 지내기 위해 쌓아놓고 있었다. 팔크람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화장을 지낸다는 것도 전례없는 일이거니와, 거구들을 힘들게 옮기느라 투덜대는 병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데미앙의 그 기이한 힘과 뭔가 달라진 눈빛에는 거역할 수가 없었다. 공포라고 하기에는 두렵지 않고, 거역하기에는 뭔가 걸리는, 그런 명령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다가오는 세 명의 말탄 자, 그리고 그 중에서도 데미앙과 같은 갑옷을 입은 자를 발견한 병사 몇 명이 데미앙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데미앙은 그가 누군지 즉시 알아보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황제폐하시다. 모두 알현할 준비를."



황제는 말에서 내려 검을 빼들고 성큼성큼 데미앙에게 다가왔다. 반백의 장발과 전쟁터에서 파여온 주름들이 묘하게 이지러지고 있었다. 데미앙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빠르고 정확하게, 그 고개의 뒷목으로 황제의 서늘한 검기가 겨누어졌다. 손가락 한 마디도 안되는 거리까지. 그러나 데미앙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네가 저지르고 다닌 일들로 볼 때 내 여기서 너를 바로 처단해야 할 것이다. 네놈은 잘 알고 있느냐."

데미앙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귀양지를 떠나 되는대로 사고 치며 살아온 것에 무슨 할말이 있겠냐, 라고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런 마음의 짐은 이미 데미앙에겐 없었다. 그런 죄책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자세가 데미앙에게 깃들어 있었다.

"하여간 네 스승이나 너나 말릴 수가 없는 종자로군. 그런 무모함 덕분에 내가 빚을 진 것이 몇 번이던지."

황제는 검을 도로 집어넣고 말했다.

"일어나거라."



황제는 호위도 거리를 둬 놓고 따로 한적한 곳으로 와 데미앙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다 들었다. 그가 발견한 새로운 경지에 대한 것도.

"그러니까......그 이후 훔족은 퇴각했고 자넨 이들의 장례를 지내주려 하는 것이다?"

"그러하옵니다."

"그런 마음을 먹은 것도 그 힘 때문인가."

"잘 모르겠사옵니다."

황제는 카나이 산맥의 험준하고도 유려한 산맥의 선들을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모든 것이 내 실책이니라. 페데리니가 그런 짓을 하게 놔둔 것도, 그리고 자네를 귀양보낸 것도. 네가 그 나이를 먹었을 때쯤에는 정치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방치한 일이 이 지경으로 흘러갈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이게 다 네 놈 탓이니라."

데미앙은 머리를 조아리면서도 문득 궁금해졌다.

"어째서 저에게 정치를 배우게 하려 하신 것이온지......"

"아직도 그렇게 눈치가 없는가."

황제는 쏘아붙였다.

"자네를 황제로 만들기 위함이었느니라."

갑작스런 말에 데미앙은 당황했다. 황제는 그런 눈치를 읽어가며 말했다.

"페데리니의 인간됨은 잘 알고 있었음에도 나는 그놈의 행정능력과 인맥을 높이 샀다. 그래서 그를 총리대신에 앉힌 것이다. 그러나 내 끝은 머지 않았고 내 후사는 아직 이 나라를 쥐기엔 너무 어리다. 그렇다면 믿을 수 없는 자들 중에서도 그나마 가장 믿을 수 있는 자에게 나라를 맡겨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나와 같은 갑주를 하사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내 후사를 가르칠 수 있으면서도 나라를 확장하고 동시에 국가를 강건하게 만들 수 있는 자. 그러면서도 국민들을 외면하지 않는 자. 너의 심성으로는 그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여겼건만, 네 순수함을 너무 얕봤던 게지. 따지고 보니 짐의 부덕함도 크도다."

황제는 고개를 돌려 호위들을 바라보며 외쳤다.

"팔크람 라인할트 공을 부르라!"

그리고는 다시 데미앙을 보며 미소지었다.

"너는 이번 전투로 인해 왕도로 돌아올 충분한 공을 세웠느니라. 가서 페데리니 녀석의 모든 것을 배우라. 그리고 팔크람 공은 내곁에 두어야 겠다. 그리하여......"

"소신은......."

데미앙이 황제의 말을 끊었다.

"돌아가지 못하옵니다."

황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라 하였는가."

"돌아갈 수 없사옵니다."

데미앙이 더 힘을 주어 말하였다. 그러나 거기에 어떤 감정이 실린 것은 아니었다. 걱정되는 것은 황제의 고집이었다. 고집 자체를 엉뚱한 곳에 싣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한 번 고집이 실리면 그것을 쉽게 거두지 않는다는 것이 황제의 버릇이었다. 하지만 데미앙의 말은 황제에게도 뭔가 느끼게 하는 바가 있었다.그것을 읽은 황제는 말뜻을 헤아려 보았다.

"그럼 무엇을 할 생각인가?"

"5대륙 모두를 다녀볼 것이옵니다. 찾고자 하는 것이 있사온즉."

"그것도, 그 힘 때문인가?"

"그렇사옵니다."

황제는 다시 카나이 산맥으로 눈을 돌렸다. 한참의 침묵이 이어졌고, 그 사이 팔크람이 와 몸을 숙이고 있음에도 그 침묵은 끊이지 않았다. 팔크람으로서도 뭐라 꺼낼 말도 분위기도 아닌지라 그저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황제가 문득 입을 열었다.

"존재를 만나기 위함이라. 그 모든 것들은 마치 애초부터 정해진 것 같은 느낌이군. 허나 정해지지 않은 흐름이며 만들어가는 것이라. 아주 좋아."

황제는 팔크람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내 너는 혹독하게 가르쳐놓을 것인즉 그리 알라!"

"에?"

팔크람은 눈치를 보느라 들었던 머리를 황급히 조아리며 대답조차 실수한 채 당황했다. 황제는 미소를 지으며 데미앙을 보았다.

"천하를 욕심내는 나조차도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니. 그 또한 멋지지 아니한가. 반드시 찾고자 하는 것을 찾으라. 그리 되어도 짐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도 이 자리에서 허하노라. 대신 저 녀석을 얻었다는 것도 천운이겠지. 저 녀석은 너처럼 되먹지 않은 종자는 아니라 알고 있으니."

"그리고.....외람되오나......"

"무엇인가?"

"제 씨를 밴 여인이 있사옵니다.......아니......정확히 말씀드리면 아직 어린 처자이온데........."

"뭐라고?"

황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놈이 이거이거. 이번엔 아주 대형사고를 쳤구나. 그래서?"

"그 보살핌을 부탁드리고자......"

"후하하하하핫!!!!"

황제가 갑작스레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황제의 명도 거역하고, 황제에 대한 충성과 의무도 내팽개치고 유랑을 떠나려는 녀석이 식솔을 부탁한다?"

황제의 너스레에 데미앙은 송구스러운 듯 머리를 한껏 조아렸다.

"네놈이니까 당연하지 않는가. 내 좀전에 빚을 졌다 했었지. 그것을 짐은 갚지 않으면 아니될 것이다. 여기 팔크람 공도 알고 있는가."

"그러하옵니다."

대충 이야기를 파악한 충격에 눈을 데굴데굴 굴리고 있는 팔크람이 데미앙을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을 때 황제의 칙명이 떨어졌다.

"그 처자는 네 손에 맡기겠노라. 궁으로 데려오고 싶은 생각이야 간절하나 여러 모로 힘들 듯 하군. 비밀유지와 보살핌은 이제부터 팔크람 공이 맡도록 조치하겠다. 팔크람 공은 내 옆을 보좌하는 시련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도록."

표정이 밝아진 데미앙과 웃음을 터뜨리는 황제, 그리고 뜻하지 않은 책임을 지게 되어 인상이 구겨진 팔크람 세 사람을 카나이 산맥의 자연도 밝은 햇빛과 함께 굽어보고 있었다.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에 데미앙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주섬주섬 갈아입을 옷가지 하나만 넣은 바랑과 함께 망토와 단검만을 챙겼다. 갑주 스팅거스와 브라이거트는 황제에게 반납하여 황제의 군과 함께 떠나갔고, 나머지는 짐이랄 것도 없어 모두 버렸다.

붉은 갈기 여관은 그 와중에도 아직 쓰러지진 않았었다. 하지만 그 안은 더이상 여관이라 부를 수는 없는 꼴이었다. 그 속을 헤쳐나오는 데미앙의 눈에, 입구에 서 있는 팔크람이 보였다.

"나한테 다 떠넘기고 가니 홀가분한가?"

팔크람의 이죽거림을 데미앙은 웃으며 팔크람의 어깨를 두드렸다.

"잘 부탁하네."

"인사는 해두라고."

팔크람이 고갯짓을 하는 쪽에 메리니가 서 있었다.



메리니는 데미앙의 손을 꽉 잡았다. 얼굴은 이미, 떠나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데미앙의 마음도 조여왔다. 나직이, 데미앙은 말했다.

"버니는 좀 어때?"

"황제 폐하와 팔크람 아저씨가 도와주시는 덕에 많이 좋아졌어요. 이젠 제법 나가서 걷기도 할 정도에요. 황제 폐하를 뵈었을 땐 어찌나 놀랐던지.....다이슨 아저씨도 왕도에 불려간대요. 여차하면 총리대신이 될 지도 모른다던가......"

"그렇구나."

"그리고 우리 사는 곳도 좋아졌어요. 집도 새 것으로 받았구요. 맛있는 걸 많이 만들어 줄 수 있어요. 버니도 약만 계속 먹고 의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면 좋아질 거에요. 그리고, 나 임신도 했잖아요. 그러니까......"

빠르게 말을 쏟아내던 메리니는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데미앙이 메리니를 당겨 굳게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그 품 속은 근육으로 딱딱하면서도 전에 없이 포근했다. 메리니가 기억하는 첫날밤을 잊을 수 있게 해 줄 정도로.

그 마음을 데미앙이라고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계속 말을 하면서, 말을 하는 동안만이라도 떠나보내지 않으려는 것을. 거기에 대고 잔혹하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 데미앙의 가슴을 더 미어지게 만들었지만, 데미앙은 떨리는 목소리로 나즈막하게 입을 열었다.

"가야만 해."

데미앙은 메리니를 껴안은 채로 말을 이었다.

"내가 가야 하는 세상이 있고, 거기서 알아야만 하는 것들이 있어. 그것들은 분명 괴롭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게 해 줄 수 있을지도 몰라. 찾아내야 하고, 더 돌아봐야만 되겠지. 난 그 길을 가야만 해. 메리니와는 함께 갈 수 없는 먼 길을."

그런 데미앙의 팔 옷자락을 꼭 붙잡고 있던 메리니는 이윽고 손을 살며시 풀었다.

"돌아......와야......."

"물론이지."

데미앙은 등을 돌렸다.

"황제에겐 돌아가지 않아도 너에겐 꼭 돌아올 거니까."

팔크람은 멋적다는 듯 머리를 긁다가 손만 흔들 뿐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남겨지고, 데미앙은 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카나이 산맥은 위로 올라갈수록 깎아지른 바위들만 남아있는 곳이었다. 그 곳의 정상에 오른 데미앙은 화산과 먹구름으로 뒤덮여 불모의 땅처럼 보이는, 훔족을 비롯한 야수족의 땅 카스트라 대륙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훔족의 대군 앞에 섰을 때의 그 떨림과 전율을 다시금 상기하게 했다. 앞으로 있을 모든 시련, 모든 고통들은 이제까지에 비할 바가 아닐지도 몰랐고, 죽음까지도 떠올릴만한 풍광의 사나움부터가 그를 짓눌러왔다.

"나는........쥬마리온.........."

그는 심호흡을 한 후, 이후 5대륙 서력사에 길이 남을 자신의 이름을 읊조렸다. 그리고는 그 이름으로 살아야 할 삶의 첫걸음을 옮겼다.



힘은 또다른 더 큰 힘이 되고, 뭉쳐졌던 국가들은 다시 흩어지고, 또 모이며, 그들의 삶을 지속할 것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아낼 영겁의 시간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현실은 전설이 되고, 전설은 신뢰를 잃는 그 순간에, 스스로 만들어낸 기계들이 서로의 목숨을 노리며 땅을 지배할 날들과, 또다시 출현하게 될 전설과, 그들이 만들어낼 고통과 해결의 실타래들을, 

지금의 쥬마리온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므로. 





기갑전기 헤로스 외전 - 쥬마리온 

완결






그리고 미숙함에 대한 후기:

생각하고 있는 해괴한 판타지의 프리퀄 식으로 생각해둔 것을 끝내게 됐습니다. 어쩌면, 나중엔 조금 더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군요. 느낌 상으론 김훈 님의 칼의 노래 정도로 가고 싶어!!! 였으나, 역시 미숙은 미숙. 캐릭터가 제멋대로 하는 걸 조절하질 못하겠더군요 -_-;;; 그나마 폰으로 썼기에 망정이지 자판으로 두들기고 있었음 또 안드로메다로 가다가 때려칠 뻔. 

프리퀄 외엔 설정 식으로 써두려는 5대륙 서력사가 있으나 이건 나중에 기갑전기 헤로스가 나오게 될 때 단락의 앞에 조금씩 붙어 나오는 설정으로 쓸까 아예 외전처럼 써놓을까 고민중입니다. 뭐 어떻게든 되겠죠. -_-;;;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체모를 100여 명(정도로 추산되는) 독자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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