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보일듯한 가느다란 실선으로
조용히 내려앉았다.
꺾이고 밟힌 잿빛 풀들은
이 알아차리기 힘든 방문에도
익숙하고도 신선한 향을 뿜으며
여지없이 싹을 틔울 것을 약속했다.
바람은 그저 바라보았고
비는 강이 되어 넉넉하게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