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은 단 하나 뿐이라고
그렇기에 소중한 것이라고
누가 그리 말하던가
눈 앞의 고개 숙인 인간은
이미 수 차례 자신을 살해했다
신의 이름을 외치듯 현실을 부르짖으며
두근거리던 가슴을 졸라 죽이고,
살아야지 입에 풀칠은 해야지 나직하게 타이르며
춤추는 팔다리도 찔러 죽였다
눈 앞의 검은 옷을 입은 인간들의 행렬을 보라
죽어버린 가슴을 부여잡고
죽여버린 사지를 바닥에 끌며
무엇을 향해 걷고 있는가
우리는 살아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