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소화기관.
생각은 감정과 이상을 소화시킨다.
치밀어 오르는 감정 벅차오르는 이상을
입을 꾹 닫은 채 머리로 되새기고 되새겨
비로소 가벼운 가슴으로
잔잔한 숨을 내쉴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때가 바로 한 걸음 내딛을 힘을 섭취한 때.
하지만 때로 미처 다 집어삼키지 못 한,
채 삭이지 못해 끈적하게 눌러붙은 사념과 녹아붙은 사상이 단단하게 응어리 져
머리 한 구석에 자리잡아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온 몸을 지끈지끈 아프게 하는,
결국 견디다 못 해 언어의 형태로 토해낸 그것.
실상은 배설물에 불과하지만 타인의 눈에는 미려하게 연마된
진주와 같이 반짝이는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