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를 처음 배운 것은 중학교를 다닐 때 였다. 당연하지만 그 정도 나이면 대부분의 남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일이다. 그런데 자위를 배웠다 라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말하지만 난 자위를 배웠다. 성 교육을 학교에서 가르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사회 생활을 통해 다시 교육 받게 되는데, 남자의 사회 생활은 어른 되어서 하는 것이라는 선입관은 버려주길 바란다. 나의 성교육은 반 친구에게서 시작 되었다. 그 아이의 엄마는 포주였다. 포주라는 낱말은 나중에 알게 된 것이고, 그 아이, A라고 하자. A는 명월관 사장의 아들이었고 당연히 사장님은 엄마였으며 A의 집은 명월관이었다. 아침에 명월관을 나와서 저녁에 명월관으로 들어갔다. 아침에 그 동네는 죽은듯이 조용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갈 무렵이면 이제 막 가게 문들이 열리고-이미 열린 집도 있었다. 낮에도 손님이 있는 경우가 제법 되니까.- 하나 둘 아가씨들이 일어나서 치장을 하거나 동그란 프라스틱 의자를 가게 앞에 내다 놓고 앉아서 담배를 피우거나 하는 광경이 매일 같이 반복되는 동네 였다. 서울에는 전국 최고의 도시 답게 동네마다 숨은 집창촌이 산재해 있었다. 동네의 이름은 아가씨의 질과 서비스의 종류를 대변한다고 봐도 무방했다. 오팔팔과 미아리가 서울 집창촌을 대변하기는 하지만 숨은 명소들이 아주 많아서 나름 서비스와 적절한 가격에 대한 소문들이 남자들 사이를 떠돌곤 했었다.
단골이 되면 지명도 가능하고 때때로 세일에 대한 안내가 전해져서 몸살이 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은 A 덕분에 알게 된 것인데, A와 친해지게 된 것은 A의 설레발 때문이었다.
2학년에 올라가서 처음으로 하게된 주번을 A와 같이 하게 된 것이었다.
A는 분명 말하지만 껄렁한 놈도 아니었고 양아치도 아니었다. 단지 내 기준으로는 좀 많이 유식했고, 특히 여자에 관해서는 도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A는 부지런 했고 말빨이 좋았으며 공부도 적당히 잘했으며 꿈이 확실했다.
A의 꿈은 경찰관 이었다. A가 진심을 담아서 하던 말이 기억난다.
"씨 -발, 우리 엄마는 밤새도록 저거들 시중들면서 돈 버는데, 경찰들이 우리 엄마보다 훨씬 존나 돈을 잘 벌어. 거기다 꽁씹도 하고."
A의 사용 어휘는 좀 전문적이라서 처음에는 알아듣기가 어려웠었다.
하여간 처음 주번이 되어 부지런한 A가 나보다 먼저 학교에 도착을 했고 우리는 주전자를 들고 식수를 받아왔고 대강의 수업준비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후 A가 말을 걸어왔다.
"상수야, 너 딸:딸:이 쳐 봤어?"
"아니."
딸:딸:이는 나도 아는 말이었다 다행히. 이론이란건 실행력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아닌것인데 특히나 성에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럼 여자들 거기 본적 있어?"
"응, 본적 있지."A는 나의 얼굴을 살피는 표정이었다.
"너 섹-스하는 여자들 본적 있냐구."
"아니." 내 얼굴이 뻘게 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이것은 본능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왜 그랬는지는 알 지 못했다.
"흐흐,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려 줄까?"
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것이 알려줄 만큼 중요한것인지 알지 못했고 그것에 대한 호기심이나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A의 표정에는 무언가 이겼다는 남자애들 특유의 우월감이 떠올라 있었는데, 그 표정에 조금 일어나려고 했던 호기심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나도 성격이 그렇게 편안한 놈은 못 되는 형편이라 A가 나를 이긴듯한 표정을 가만둘수 없었다. 하지만 A는 이미 칠판 앞으로 걸어나가고 있었다.
"여자에게는 남자들 보다 구멍이 하나 더 있어, 알아?"
갑자기 훅 찔러 들어오는 질문에 나는 무방비가 되고 말았는데 A는 내 대답을 기다려 줄 생각도 하지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요렇게 생겼는데 여기에 구멍이 세개가 있단 말 이야."
A는 분필을 들고 타원형을 그리더니 위 아래로 다시 작은 동그라미 세개를 그려 넣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
"요건 오줌 나오는 구멍, 요건 아이가 나오는 구멍, 요건 똥구멍.그런데 중요한 구멍이 요 셋 중에 있어."
사람에 나 있는 구멍 중에 중요하지 않은 구멍이 어디 있을까.
그 구멍들은 조물주가 다 이유가 있어 만든 것이고 그 역할들이 다 있었다.
아이들이 하나, 둘 교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학기 초라 친하거나 어색하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A가 앞에서 무언가 말을 하고 있으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A가 하는 말을 멀거니 듣다가 점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제 A는 더욱 더 신이 나 떠들기 시작했다.
"아 정말 내가 그림만 더 잘 그렸으면 오늘 니들 다 싸게 만들어 줄텐데."
A는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지껄이기 시작했다. 우리 집이 명월관이고 아가씨들이 아주 많으며 그래서 여자들 속옷이며 맨몸을 보는게 지겹다는 둥, 아가씨들이 틈만 나면 지를 따 먹을려고 덤빈다는 둥, 이미 5학년때 경험을 해서 자기는 총각이 아니라는 것 등등의 말이 이어졌고, 심지어는 질문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행히 조례가 시작된다는 벨이 울리고 난 다음에 그 시간이 끝나서 다행이기는 했으나 쉬는 시간 마다 A 주위로 아이들이 몰려오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일까?
나 역시 그 아이 주위를 맴돌았는데 일주일의 주번을 한 덕분일까, 우리는 상당히 친해지게 되었다. 그렇게 한달 정도가 지났을 때 A의 표정이 심각해졌고 말이 갑자기 줄어들어 버렸다. 아무리 아이들이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도 A는 입을 꾹 닫고 더 이상 성에 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간혹 화가 난듯한 표정을 짓다가도 망연한 표정이 되곤했다.
A는 가끔 담임에게 불려갔고 그럴때 마다 울듯한 표정이 되어 돌아왔다.
"무슨 일 있어?"
내가 아무리 다정하고 조용한 말로 물어봐도 A는 그저 웃고만 했는데 그렇게 시간이 지나 여름 방학이 가까워 질 무렵 집으로 함께 돌아가는 길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다. "이거 내 실수라고 봐야지 머. 우리 반에 누가 내 이야기를 듣고는 학원에서 그걸 떠들었나봐. 그게 소문이 퍼져서 그애 엄마 귀에 들어갔고 매질을 해대니까 그애도 내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말 했나봐."
"걔 엄마가 학교에 왔었대?"
"응, 나도 엄마 대려오고 그랬었어."
우리 반 그 누구도 그런 사실을 알수가 없었다. 그 애 엄마는 A를 퇴학을 시키거나 전학을 시킬것을 요구했었고 그걸 말린 사람이 담임 이었다는 사실과 다행이 A에게 주의를 준 것으로 끝나게 된 것이었다.
"나는 우리 엄마가 최고거든. 아빠야 머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고."
A의 아버지는 바둑이 취미인 사람이고 거의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았으며 가끔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 시켜주는 것이 의무인것으로 아는 사람이라고 A는 말하곤 했었다.
A의 아버지는 존재감도 없고 생활력도 없어서 아무 영향력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무슨 폭력적인 날건달 같은 그런 종류의 사람은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인생을 사는 그런 사람이었다. A도 아버지를 미워하지는 않았다. 그냥 별로 할 말이 없는 그런 존재였다.
"그 날 엄마가 참 불쌍하더라. 그래서 생각했지. 나만 잘 살면 된다고, 제대로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어. 내 꿈이 경찰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그거 꼭 해야겠어."
A의 표정은 조금 더 단단해 보였고 그 결심이 오래 갈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런데 너 딸:딸:이는 쳤냐?"
"아니. 해 봤는데 안나오던데."
그건 사실이었다. 발기는 되는데 사정은 되질 않았었다. 한 오분 그러다가 팔도 아프고 하면 안될 것 같은 기분도 들고해서 그만 둔 것이 여러번이었고 요즘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이 놈은 성격이 변한 것 같지는 않았다. 매번 이야기가 엉뚱하게 전환이 되었다.
"너 상당히 늦되는거 같아. 엄마가 그러는데 다 때가 있다고 그러더라."
A는 이미 예전의 그로 돌아가 있었다. 우리는 이제 경우 십대였고 여전히 아는 것이 많지 않은 나이였다. 나는 그애가 경험한것의 태반을 알지 못하는 입장이어서 그애를 이해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너 우리 집에서 하룻밤 자고 갈래?"
"왜?"
A를 바라보니 A의 눈이 장난스럽게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 눈빛은 일종의 음모의 냄새가 스며들어 있었다.
"그러지 머."
분명히 나는 그때 무언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감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하여간 어떤 알수 없는 기대감이 순식간에 넘쳐 흘러서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엄마에게 만들어 내고는 그 날 밤에 A의 집으로 향했다.
A의 집은 자동차가 한대가 겨우 지나다닐수 잇는 정도의 골목길에 면한 집이었는데 오층 건물에 검붉은 타일이 외벽을 장식하고 있었고 골목길로 나있는 창문은 모두 하얀 시트지로 가려져 있었다. 일층출입구는 미닫이 문이 여섯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관위 외벽에 하얀 바탕에 빨간 정자로된 한문이 적힌 간판이 걸려 있었다.
3층까지 손님을 받는 곳이고 4층은 아가씨들의 숙소이고 5층이 살림집이라고 했다.
가게는 여러가지 부산 스러운 소리가 들리긴 했으나 아직은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질 않았다. "사람들이 꽤 많은 가봐."
" 응, 장사 준비하는 찬모들이 있으니까 좀 그렇지."
"찬모?"
"응, 음식 준비하는 사람들, 주방에서."
오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건물을 관통해서 뒤편으로 나있었는데 건물 뒷편에 다시 작은 골목길이 나 있어서 A가 일부러 가게 앞으로 해서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넌 영광으로 알아야 해. 내가 우리 집에 친구들 데려오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야."
"그런가?" 그럼 영광이야."
우리는 헤헤거리고 마주보며 웃었다.A는 사층으로 들어가서는 건물 여섯개 정도 되는 문을 하나씩 열어젖히고는 방안에 있는 아가씨들과 인사를 하기 시작했고, 그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해 주었다.
"누나, 애 내 친구야."
"이 썅놈의 새끼야 왜 문을 벌컥벌컥 열고 지랄이야."
방안에는 두 세명의 아가씨들이 단장을 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벌거벗은 상태였고 가린것이라고는 팬티 한장이 전부였다. 나는 그걸 차마 바라볼수가 없어 눈을 돌리고 말았는데 그걸 발견한 여자들이 또 한마디식 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어머, 손님이 오셨네, 그냥 여기서 할까? 그렇게 급했어? 일층에서 계산은 했어?"
등등의 말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럴때 마다 A는 방문을 닫아 버리고 다른 방문을 열어젖혔다. 그렇게 모든 방을 열고 닫고를 한 끝에 인사가 끝이 나고서야 5층으로 올라갔다.
"엄마 나왔어." A는 큰 소리로 자신의 귀가를 알렸고 안방문이 열리고 A의 엄마가 나오셨다.
A의 엄마는 긴 실내 드레스를 입고 계셨는데 그리 큰 키는 아니지만 서글서글하면서도 어딘지 모를 강단있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나는 넙죽 인사를 했고 A의 엄마는 어딘가 어색한 그러면서도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반겨 주셨다. A의 엄마는 가만히 A를 나무라셨는데 아무 연락없이 친구를 데려온것에 대한것이었다. 잠시 당황하고 말았는데 A는 나를 정말 친한 친구로 이야기 하는 바람에 조금 마음이 편하게 되었다.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말 하고 저녁은 올려다 줄까?"
"응, 아무래도 친구가 왔으니까 누나들 사이에서 먹는게 좀 그렇지 않겠어?"
"그래, 저녁이랑 간식을 나중에 올려 줄께."
A의 엄마는 재미있게 놀다가라는 말을 남기고는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셨고 A는 나를 자신의 방으로 나를 이끌었다.
"너 한번 하고 싶지 않아?"
"뭘?"
나는 알고 있었다. A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그래서 대답이 약간 떨려버리고 말았고 A는 다 안다는 듯 흐흐거리며음흉하게 웃고는 내 어깨를 두어번 툭툭 치고는 기다려봐 하는 것이었다. 그때 부터 시간은 천천히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는 상상 할수가 없었다. 어둠이 깔리고 온 동네가 이상 야릇한 불빛들로 구석구석을 비추기 시작했다.
저녁을 먹고 간식을 먹고 TV를 보고 A와 이야기를 해도 시간은 더디 흘러 갔다. 나는 점점 얼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손바닥에 땀이 났으며 안절부절 못했다.
"좀 가만히 있어, 열한시는 되야되. 그래야 안들키고 할 수 있단 말이야."
나는 A가 이끄는데로 할 수 밖에 없었다. 드디어 운명의 시간이 도래하고야 말았다.
A는 침착했다. 엄마의 위치를 확인하고 손님과 대기실의 분위기와 가게의 매출을 확인했다.
긴밤 손님은 아직 없었고 술이 들어간 방이 몇개이고 몇명의 아가씨들이 일을 하고 있고 누가 대기실에 있는 확인했다. 엄마의 위치가 가장 중요했는데 다행이도 엄마는 다른 업소의 주인들과 이야기중이라는 전언이 돌아왔다.
A는 4층으로 나를 이끌었고 처음 들어올때와는 달리 조용히 방문을 열어 방안에 누가 있는지 확인 했다. 두번째 방까지는 아무도 없었는데 세번째 방에서 드디어 한 사람을 발견했고 A는 내 손을 붙잡고는 열린 문에다 노크를 했다.
"A구나. 왜?"
"누나 왜 누워있어요? 아파요?"
"아니야, 좀 피곤해서."
"내가 좀 주물러 줄까?"
A는 내 손을 잡고는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누구야? 친구야?"
"응, 우리 반에서 제일 친한 애."
A의 그 누나는 일어나 앉았다." 착하게 생겼네. 반듯하고."
우리 동네 아줌마들이 나를 보며 우리 엄마에게 하는 내 얼굴에 대한 똑같은 평가였다.
그게 그렇게 좋은 평가가 아니라는 것을 어른이 되고서야 알았지만 착하다는 말 한마디면 다 용서가 되는 그런 평가이기도 했다.
"누나 똑바로 앉아봐, 어깨가 뭉치면 많이 피곤하거든."
A는 능숙하게 그녀를 주물러 갔고, 엎드리게 해서 정성껏 허리와 등을 꾹꾹 눌렀다.
그녀는 작은 신음 소리를 흘렸는고 A는 그런 그녀에게 신음이 소리가 섹시하다는 둥, 어떤 놈이 그런 소리를 듣는 놈은 행복하겠다는 둥 별소리를 다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런 소리를 듣는게 민망하고 부끄러웠지만 달리 별 수가 없었다.
"애는 처음 보는 친구 앞에서 별 소리를 다한다. 나를 친구가 뭘로 보겠니?"
"지가 뭘로 보면 어쩔건데, 안그래 누나?"
"그렇지?"
"저 놈 저래도 알거 다 아는 놈이라서 누나 신음 소리에 섰을지도 몰라."
그녀의 귀에다 대고 하는 소리라지만 그건 시늉일뿐이라는 것을 방안에 있는 모두는 알았다. "정말? 정말 다 알아?"
"그럼. 우리 나이가 그 정도는 알 정도 되거든."
"요 좆만한 것들이 니들이 알기는 뭘 안다고. 나 정도는 되야 알거 다안다고 할 수 있는 거야.
정말 다 아는지 확인 해 볼까?"
그녀는 드러누운채로 손을 뻗어서는 내 사타구니를 더듬을려는 시늉을 했고 나는 놀라서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 그녀와 A는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알기는 개뿔이 알아. 이렇게 순진한 도련님을 그렇데 대접하면 안되지."
"그러게 말이야. 사실 이 자식 아직 딸:딸:이도 안 쳐봤대."
"정말? 그럼 좀 이상한건데. 좀 늦되나? "
"누나 그래서 말인데 이 자식 그거 좀 해줄수 있을까?"
"뭐야 이자식 그럴려고 온거야? 하고 싶어? 그럼 돈내."
그 누나의 목소리가 올라가고 A가 주무르던 손을 쳐 내고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은것 처럼 느껴졌고 나는 무슨 죄를 지은것 처럼 고개를 떨구었다.
"호호호, 애 정말 순진하구나. 너 같지가 않네."
"내가 뭐 어때서. 나도 순진해 왜 이래."
"웃기시네, 니가 순진하면 애는 천사다 천사."
"누나 어떻게 안될까?"
"야, 아무리 그래도 안돼, 난 프로야 프로. 댓가를 받고 하는 일이란 말이야. 그리고 나도 양심이 있지. 어떻게 이런 도련님에게 첫경험의 상대가 될 수는 없어. 벌 받아."
"그거 말고 그냥 그게 뭔지만 알게 해주면 돼."
"응? 사정만."
"그래."
그녀는 다시 웃기 시작했고 난 뻘쭘하게 옆에서 둘의 수작을 기대감을 안고 듣고 있었다.
"알았어. 그럼 넌 내게 뭐 해줄건데?"
"내가 해줄게 뭐 있겠어. 누나 심부름을 열심히 해줄게."
"좋아, 그럼 빨리 하자. 넌 나가 있어."
"알았어, 누나 땡큐."
"개소리 하지 말고 언니 올라오나 망이나 잘봐. 또 지난번 처럼 얻어터지지 말고."
A는 나를 보고는 히죽 웃어주고 방을 나갔다.
나는 그 시간이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었고 알지 못하는 어떤 경험에 대한 기대로 온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어머, 너는 벌써 몸이 이 지경인거야.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게 될 려면 마음이 편안해야 하는 거야. 니 누나가 알아서 해줄거니까 너무 긴장하지마, 별거 아니야. "
누나는 나를 그녀 옆에 앉혔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는데 그것이 어떤 직용을 했는지 점차 편안해지고 나른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내 몸안에 있는 심장이 둥둥거리는것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을 어지 할수는 없었다.
누나는 나를 가만히 눕히고는 자기도 내 옆에 누웠고 내 몸을 가만히 쓰다덤어 주었다.
"키스는 해봤어?"
"아니요."
"그렇지. 내가 당연한걸 물어봤네. 오늘 하고 난 다음에 이게 자꾸 생각 날거야. 그럴 때 마다 참는 버릇을 키워. 여기에 빠지면 니 인생 엉망이 될거야."
"예."
나는 말 잘듣는 착한 아이가 되어 있었다.
"키스랑 섹-스는 나중에 정말 좋아하는 여자랑해. 여기 오는 놈들 하나같이 한심한 놈들이야. 가끔 그럴듯한 놈들도 있긴 하지만. 알았지?"
"네."
"낄낄, 대답은 정말 잘 하는구나. 그럼 어디 준비 되었는지 볼까?"
누나는 손을 내 바지춤으로 쑥 집어넣더니 내 걸 만지기 시작했다.
"어머, 이건 이미어른이네. 털도 나있고."
나는 부끄러워 몸을 움추렸고 누나는 집요하게 내 그곳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누나 가슴 만져도 돼."
누나의 목소리가 끈적이며 들려왔고 그것은 하나의 자극이 되어 주었다. 나는 약간의 뻔뻔한 용기가 필요했고 누나의 도움으로 난생 처음 성인 여자의 가슴을 만질수 있었다.
그건 말로 표현 할 수 있는 그런 기분이 아니었다. 한 동안 그 상황은 내 상상력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누나의 어디까지 만졌는지는 기억나지는 않는다.
오랜 시간이 아니어서 A가 벌써 라는 말을 할 정도 였고 이상한 그 끈적거리는 그것의 정체를 처음 보았을 때의 그 기분은 좋다라는 말과는 거리가 먼 어떤 것이었다.
내 얼굴은 누나에게 인사를 하고 5층으로 올라와서 한참의 시간이 흐른 다음에도 꺼지질 않았다. 한가지 문제는 다음 날 집에 돌아가서 엄마를 처음 보았을 때 였다. 민망함, 부끄러움,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생긴 양심의 가책이 뒤범벅이 되어 나를 뒤덮고 있었다.
A와는 한참을 함께 붙어 다녔고 정말 친한 사이가 되었다.
A도 나도 다시 그것을 하자는 말을 하지는 못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부탁을 했다면 들어주었을 친구였고 그런 부탁을 하지 못할 만큼 부담 스럽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 날 이후로 내가 스스로 자위가 가능해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그냥 하나의 행위였고 오줌을 싸듯 그냥 정기적으로 행하는 습관이 되었고 자다가 꿈을 꾸다가도 나와 버려서 팬티를 빨아야 하는 경우도 자주 있게 되었다.
3학년에 되어서 여름 방학을 앞두고 우리 가족은 분양을 받은 분당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A와는 헤어지게 되었고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이 되었다.
가끔 전화를 하기도 했지만 우리는 각자의 환경에 맞는 관계를 맺었고 그렇게 유년기를 지나며 잊어버리게 되었다.
나는 어른이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그래도 가끔 책상위에 있는 휴지가 필요했고 그날의 상상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비디오 가게에서 대여를 했고 인터넷을 이용했고 책 꽂이 사이에 CD를 꺼내어 보기도 했다.
인터넷은 아주 훌륭했고 더 이상 상상은 필요가 없었다. 단지 CD가 자동생성되는 새 이름의 폴더로 변경 되었고 용량이 넘쳐 외장하드로 도구가 달라졌다.
한참 그때의상상이 유효했을 때 거의 하루가 멀다하고 일을 치루곤 했는데 '너무 잦은게 아닐까'라는 걱정과 그때 그 이름도 알지 못하는 누나의 충고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별 다른 일은 생기지 않았다. 어쩌면 그래서 내 인생이 이 모양 인지도 모른다.
그러 무렵에 그럼 내가 총각일까 아닐까를 두고 고민한적도 있었는데 지금이야 아무렴은 어때 하고 말 생각이지만 한참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던 주제가 되었다.
며칠 전 이었다. 업계 사람들과 술을 마셨는데 하는 일이 그렇다 보니 술이 과해져서는 정국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서 옆 술자리의 취객들과 시비가 붙게 되었다.
그 쪽은 아무래도 우리와는 다른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그냥 피해버리고 말 일 이었다. 정치 이야기란게 그렇지 않은가? 한 사람의 정치 성향을 바꾸는 것은 멀쩡할때도 어려운 일인것이다. 결국 그들은 우리에게 빨갱이라는 폭언을 하기에 이르렇고 우리도 결국 그 말에 폭발하고 말아서 술자리는 엉망이 되고 결국 가게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과 함께 근처 파출소로 가게 되었다.
그들이나 우리들은 그냥 보통 사람들이었다. 서로 크게 다친것도 없고 단지 멱살잡이 정도였기에 파출소에 들어서자 마자 우리는 연신 경찰들에게 고개를 수그리고 잘못했다고 빌었고 약간의 주의를 듣고 파출소를 나서게 되었다. 우리는 파출소 앞에서 담배를 나눠 피웠고 택시를 잡아타고 하나 둘씩 집으로 돌아갔다.
"저기 ㅇㅇㅇ씨"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파출소 문을 반쯤 열고 나를 부르는 사람은 파출소 소장이었는데 그때까지도 나는 알지 못했다.
"아직 더 해야 되는게 있나요?"
"맞구나. 나 A야."
"네?"
"너 Q중학교 다니지 않았어?"
"네, 맞는데요. 누구시라고요?"
"나 A라고 기억안나?"
술이 확 깨어버렸다. 과연 A는 경찰이 되어 있었다. 그는 꿈을 이룬 것 이었다.
어색한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파출소 뒤편에 마련된 일직 근무자들의 숙소 침상에 걸터앉아서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그 동안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십년 전의 이야기는 금방 우리들 앞으로 다가왔다.
그도 대학을 나오고 경찰이 되고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명월관이 재개발 지역이 되면서 보상금으로 부동산 투자로 돈을 좀 모았고 지금은 아무 일도 없이 여행을 취미로 건강하게 사신다고 한다.
한가지 내가 모르던 이야기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때의 우리 담임이 정의롭다고 생각했었다. A를 그 상황에서 보호한것이 스승의 책무때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 날 기억해?"
"언제?"
"너 처음으로 우리 집에 온날."
"그럼. 흐흐. 고맙다. 인사를 이제 하네."
"고맙긴. 뭐라도 해줄수 있어 다행이었지."
"그 날이 왜?"
"그 날 우리 담임도 우리 집에 있었어."
"왜?"
"왜 겠어. 나 그러고 난 다음에 담임이 우리 집 단골이 되었거든."
갑자기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괜찮아? 토 할려면 뒤에 화장실 있어."
"아니야. 괜찮아."
우리는 잠시 이야기를 멈추었다.
"어른이 된다는게 그렇게 쉽지는 않잖아."
나는 A의 그 말속에 많은 생각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우리가 같은 시간을 보낼 때도 나 보다 훨씬 더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중이었을 것이다.
"내가 알았어도 도움이 되지는 못했을거야."
"그랬을 거야. 그렇지만 네가 많은 도움이 되었어."
"뭐가?"
"난 이상하게 너랑 있으면 뭔가 안정감을 찾고는 했거든."
"왜 그랬을까?"
"나도 몰라. 그때는 그냥 그랬어."
이십년전의 일이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기억 할 수는 없었다. A나 나나 우리 모두는 그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바꿀수 있는 힘은 그때나 지금이나 없었다.
우리가 공감하는 것은 우리가 어른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같은 시간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 그것이 중요하고 고마웠다. 그의 근무 시간은 끝나지 않았고 그가 나를 부축해서 택시를 잡아 줄때 까지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조금 더 지난 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 받고 나는 그가 잡아주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우연이 시간을 이끌어 가는지도 모른다. 그 안에서 관계는 시간을 공유하며 만들어지고 일방적이지않은 어떤 지점에서 우리는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오래 A를 만나게 되길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