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뜨겁게 내리쬐던 뙤약볕을 지나
그저 해맑게 내달리던 그 때
잠시 앉아 쉬어간
한 그루의 사과나무
문득
그 안이 보고싶어
가만히 들여다 본다
자신을 뽐내지 못하는
초록빛 나뭇잎
나뭇잎 사이에 숨은
작은 벌레들
빨갛고 탐스럽게 열린
사과 알맹이
사이에 남겨진
한 알 풋사과
그 싱그러운 향과
연두빛 아름다움에
사과나무를 오르다
떨어져 버렸네
아쉬움을 담아 뒤로하고
또다시 내달린다
싱그러운 향의 기억도
연두빛 아름다운 모습도
잊혀져 갈 즈음
다시 지나친 사과나무
이제는 그 풋풋했던 사과마저도
빨갛게 물들어 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