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호프집에서 피곤했던 경험

뚜비카레 작성일 20.12.09 20:13:58
댓글 4조회 2,215추천 6

 

안녕하세요?

 

직업 썰 풀기 이벤트에 도전합니다

 

10년전쯤엔가 호프집에서 일할 때 경험했던 일입니다

 

테이블 10개 정도 있는 호프집이었습니다

 

주방으로 들어갔는데 주방을 저 혼자 다 했고

 

홀에는 사장님 혹은 홀 담당 알바가 한명 있었습니다

 

한달쯤 되니까 사장님이 저한테 다 맡기고 출근을 안 하는 날이 잦아졌죠…

 

그러면서 홀 담당 알바도 바뀌면서 여자애가 새로 왔는데 유명 BJ라고 하더라고요

 

아프리카TV에서 인기가 좋았다고 하던데 저는 그런 거 안 봐서 몰랐습니다

 

아무튼 예쁘고 맨날 레깅스만 입고 와서 즐겁게 일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치킨용으로 들어오는 닭의 상태가 이상해지더라고요

 

닭 전문점이 아니라 치킨용 닭은 냉동포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어느날부턴가 너무 심하게 얼고 생긴게 꼭 몇 년 묵힌 거 같은 닭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제조기한을 보면 최근에 만들어진게 맞았고요

 

물건 주시는 아저씨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셨죠

 

이때부터 닭이 나가면 무조건 컴플레인이 들어왔습니다

 

며칠을 시달렸더니 너무 스트레스여서

 

홀 담당에게 만약에 손님이 치킨을 주문하면 닭 상태가 구리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그래도 주문하겠는지 꼭 물으라했죠..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운명의 그날이 찾아왔습니다

 

그날 오후 4시쯤에 오픈하자마자 엄마와 아이로 보이는 손님이 들어왔습니다

 

치킨만 주문하기에 요즘 치킨 상태가 매우 안 좋으니

 

옆에 치킨 전문점에서 드시는게 나을 거라고 설명을 했는데

 

괜찮다며 그냥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튀겨서 냈는데 한 조각인가 먹더니

 

먹다 남긴 거 다시 튀겨서 주면 어쩌냐고

 

아이랑 기분 좋게 먹으러 왔는데 이게 뭐냐면서 신경질 내면서 돈 던지고 나가더라고요

 

아무리 설명해도 듣지도 않고 그냥 그러고 나가는데 쌍욕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겨우 참았습니다

 

오픈부터 기분이 별로였는데 그날이 주말이라 손님이 끝없이 들어오더라고요..

 

정신없이 설거지하고 조리하고 튀기고 내보내는데 어느 순간부터 음식이 안 나갑니다…

 

그래서 뭔가하고 홀쪽을 봤더니 알바가 없더군요..

 

'화장실 갔나?' 생각하고 밀린 안주를 쳐내고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맥주가 안 나간 테이블도 있더라고요

 

맥주도 다 쳐내고 주방 정리하고 홀을 봤는데 알바가 그때까지도 안 오더라고요

 

그래서 어디갔냐고 문자를 보냈는데 집이라는 답이 왔습니다…..

 

아직 퇴근 시간이 남았는데 벌써 집이라고해서 전화를 해봤죠

 

말도 없이 왜 벌써 갔냐고 물었더니 담배 냄새도 싫고 너무 바뻐서 짜쯩나서 그냥 왔다고 하더라고요…..

 

뭐라 할말이 없어서 알겠다하고 전화끊고

 

사장님께 전화해서 설명하고 SOS를 요청했지만 술 마셔서 갈 수 없다는 말뿐….

 

원래 주말은 새벽 3시까지 하는 가게인데 그날은 자체 판단으로 1시에 끊고

 

마감 청소 끝낸 뒤에 탕수육 만들어서 수입맥주 10병인가 마시고 퇴근했습니다

뚜비카레의 최근 게시물

짱공일기장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