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로또 700억 당첨되면 해야 할 일

사과맛요플레 작성일 22.11.12 05: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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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본인이 사는 지역의 로또들은 한국의 로또들과 금액이 좀 많이 차이가 난다.

기억이 맞다면 한국은 보통 10억 정도 되는 금액이고 1등 당첨자가 적어 좀 많이 나오면 20억대까지도 간다고 알고 있다.

 

일단 이곳은 이월이 없어도 기본 당첨금이 100억대이고 그게 좀 쌓이면 수백억에서 수천억

최근에는 인류 역사상 로또 당첨금으로 가장 큰 한화 2조원 당첨자도 나왔다 들었다.

 

당연히 기본 로또 구매 금액이 한국에 비해 비싸고

이월도 밥먹듯이 되는데 그 이유는 당연히도 맞춰야 하는 숫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한국의 로또 방식이 소위 벼락을 맞을 확률이라 하는데

여기 로또는 벼락을 한번 맞고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한데 바로 다시 그 자리에서 다시 벼락을 맞을 확률이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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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비!

 

 

 

혹자는 “로또는 수학을 못하는 사람에게 걷는 세금” 이라고도 한다.

 

맞는 말이지만 1장도 안 사면 당첨될 확률은 고정적으로 0% 이고

한장이라도 하면 0.00000001% 이라도 가능성은 생긴다.

실제로 이 가능성을 뚫고 자신이 1등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로또를 구매하는 사람은 극소수 일 것이다.

 

‘만약 된다면?!’ 이라는 가정을 하고 며칠간 상상하는 

그 공상의 시간을 위해 지불하는 약간의 금액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따금씩 사볼만한 것이 로또인거 같다.

 

그런데,

정말,

만약 당첨이 된다면 어떻게 해야 제일 현명한 것일까?

 

 

 

 

 

 

 

 

 

 

 

 

 

 

 

 

 

오늘 어김없는 야근,

천근만근 지친 몸을 질질 끌고 집에 들어와 샤워를 마치고 방에 앉았다.

퇴근 후 집 도착 그리고 다음날 출근을 위해 자야하는 시간까지 고작 주워진 몇시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며

알림 소리에 자켓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다 며칠전 사놨던 로또가 주머니에서 같이 흘러내려왔다.

 

로또 사이트에 접속하며 번호를 맞춰보려는 자신이 어딘가 모르게 멍청하게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돈주고 산 로또인데 번호를 안 맞춰 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화면에 뜬 당첨번호와 내 번호를 대조해본다.

 

12

오? 첫 숫자가 맞았네

26

음? 두번째도?

33

음?

38

어???

44

잠깐만

45

뭐야!!

48

!!!!!!!!!!!!!!!!!!!!!!!!!!!!

 

 

무슨 귀신이라도 본 거 처럼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머리속에 우퍼 스피커를 틀어놓은거 처럼 관자놀이가 춤을 춘다.

그렇게 영겁같았던 찬라가 지나가고

그 와중에도 이웃에 민폐일까 침대위에 슈퍼맨 점프로 날라가 배게에 얼굴을 박고 소리를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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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야아아아아오오오오오오!!!

 

700억!

현금! 한화로 무려 700억이다!

 

700억 현금이면 웬만한 대기업 회장도 현금으로는 보유하고 있기 힘든 금액 아닌가?!

뭐하지? 뭐 사지?

 

5성급 호텔 스윗트룸으로 체크인 하고 광란의 파티부터 즐겨야 하나?!

 

누구한테 연락하지?!

여자친구한테 알려줘야 하나?!

 

어제까지 물건 사려면 최저가 검색하던 나, 안녕!

 

나도 명품 좀 사보나? 뭘 사지? 팔에감어? 꾸짖?

 

 

 

아! 부모님!

자식들 뒷 바라지만 하시다가 정작 본인들 노후 준비가 안 되셔서 아직도 일하고 계시는 내 부모님!

이제 고생 끝이시다!

 

사업하다 망해 마누라 바람나서 이혼하고 우울증 걸려있는 내 불알친구!

걱정마라! 이제 평생 금융치료 들어가신다!

 

직장!

맨날 야근 시키고 박봉인 이넘에 회사!

 

그동안 돈 좀 있다고 으스대던 직장 동료!

동창! 지인!

 

대기업 다니는 자식이 효도 시켜준다며 

우리 부모님 기죽이던 부모님 친구! 친척!

 

이제 다 갚아주겠어! 크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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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하하하

 

 

 

 

근데, 

로또 수령은 어떻게 하더라?

헐 지금 몇시야? 당장 안되잖아!

 

난 여태 700억을 자겟 주머니에 들고 다녔던거야??

미친거 아니야???

 

 

여긴 너무 위험해

내가 소리 지르는걸 이웃이 들었을 수도 있어!

 

안전한 곳이 필요한데…

그래 호텔, 일단 호텔에 체크인해서 금고에 넣어두고 준비하자

 

며칠 여정이 될 수 있으니 짐을 싸야…

뭐라는거야! 옷은 새로 사야지! 이런 누더기들 이제 어떻게 입어!

 

 

이런 흥분 상태로 운전은 위험해,

택시를 부르자

 

옷을 챙겨입고 자켓의 안 주머니에 로또 용지를 넣고 몇번이나 잘 있는지 확인을 하고

간단한 소지품과 여권을 챙겨 나왔다.

 

택시를 타기전 흥분 상태를 감추려 몇번이나 심호흡을 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탔지만

택시기사는 출발하고 바로

 

“창문 좀 열어드려요? 운동하다 타셨나?”

 

내 숨이 거친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그때부터 백미러로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이상한거만 같다.

 

나는 기지를 발휘해

“정말 오랜만에 여자친구 보러가서 그래요 하하..하..”

 

그러자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아이고 그러면 빨리 가야겠네!” 이러면서 엑셀을 밟았다.

안전 운전을 해달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추가적인 의심?!을 사고 싶지 않아 입술을 물었다.

 

 

도착한 고오오급 호텔 프론트에서는

스윗트 룸에 예약 없이 체크인하려니 혹시 내 신용카드 한도가 초과되지 않을까 싶어

“그냥 적당히 좋은 방”을 달라하여 체크인 하였다.

 

호텔방 금고에 로또 용지를 넣고 닫으니 그제서야 안심이 조금 되었다.

 

이제 이 돈을 어떻게 수령하여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호텔방에 누워서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니

이제서야 평소에 건강검진 한번 받지 않은 자신의 건강 안위가 걱정되기 시작한다.

그래, 이돈 쓰려면 오래 살아야지!

 

로또 수령을 위해선 꽤 장거리 여행이 필요한 것을 확인했다.

 

한번도 과대망상적인 사고를 한적이 없던 내 자신이

집이 위험하다 생각하여 호텔로 온 것도 그렇고

택시 기사가 나를 이상하게 바라본다고 생각한 것도 그렇지만

공항에 가서 항공편을 타는 것 마저 웬지 위험하게 느껴졌다.

 

그래, 경호원이 필요해!

근데…누굴 어떻게 알고 고용하지? 

그래 일단 변호사?

근데…평소 법원 근처도 갈일이 없었던 내가 무슨 변호사를 알아?

한다리 건너 아는 변호사는 이민 변호사이고..

 

돈은 어케 관리하지?

투자를 해야하나?

집을 사야겠지?

하나 엄청 비싼 집 보다는 세계 여기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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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 몇개는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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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이런 아파트?!

 

 

밤새 고민하다 믿을 만한 경호 업체를 검색하여 찾은 후

중요한 기업 기밀 문서를 운반하는데 경호원이 필요하며 계약을 하고 

불쑥 불쑥 올라오는 내 과다망상을 겨우 억눌렀다.

 

아침이 되자마자 그동안 모아온 “푼돈”으로 새옷을 사입었다

 

출근 시간이 지나자 회사 상사에게서 전화가 오길래

이제 출근 안한다고 말하자

이런식으로 무책임하게 퇴사하는 경우가 어디있냐며,

업계에 내 이력 다 돌려서 두번 다시 이쪽에 취직을 못 하게 해주겠다하는 그에게

호탕하게 웃어주며 구질구질한 삶 잘 살아보라고 하며 끊었다.

 

그리고 경호원과 함께 공항으로 향하여 안전하게 당첨금을 수령하였다.

 

 

당첨금을 통장에 넣고 나니 마음의 안정이 왔고

머리속 가득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여자친구에겐 일단 급하게 출장을 간다 하고 평소 가고 싶었던 휴양지로 향했다.

 

영화에서 나오는 것 처럼 이제 광란의 파티를 상상하며 휴향지 호텔 스위트에 체크인 했지만

평소에 머리속에 고민과 생각을 한가득 담고 사는 나는 700억이라는 돈이 생겼다고 다른 사람이 되는건 아니었다.

 

결국 호텔 발코니에 누워 마가리타 한잔과 석양을 바라보며 내린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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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데 누워서 말이다

 

 

일단 부모님께 로또가 당첨 되었다고는 말씀 안 드리는 것이었다.

아들이 그냥 운이 억쌔게 좋아서 생긴 돈으로 호강 시켜드리는 것 보단

친구들과 시작한 스타트업이 큰 회사에 팔리게 되면서 큰 돈을 벌었다고 말씀드리는게

여러가지로 더 좋은 방법이고 효도인거 같았다.

 

 

 

 

생각보다 “나 존나 부자요~” 라는 점을 천박하게 티 안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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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이러고 다닐 순 없잖아

 

매번 내가 타고 다니는 차가 보여지는 것도 아니오,

걸치고 있는 옷의 메이커로 드러내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딱히 큰 돈을 쓰지 않고 몇 개월 방탕하게 생활만 했다고 했는데 결국 쓴 돈은 고작 20억 남짓이었다.

 

이때 즈음 개인 변호사와 회계사를 고용하였는데

나온 결론은 회사를 차리라는 것이었다.

어떠한 사업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정도 규모의 돈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결국 회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 졸라 부자요~” 라고 어필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고..

 

로또 수령에 함께 했던 인연으로 그를 내 개인 경호원으로 고용하였다.

평소 좋아하던, 혹은 동경하던 도시들에 집을 구매했다.

 

돈이 이정도로 많아지면 먹고 싶은거 다 먹고 살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 개인 주치의와 트레이너 잔소리 덕에 비싸고 맛없는 음식을 먹는게 일상이 되었다.

 

 

평범했던 시절의 나를 좋아해줬던 사람은 이제 만날 수도 없는 귀인이 되었다.

내가 벼락갑부가 되기 전 나를 좋아해줬던 사람들과의 인연에 더욱 집착하게 되었다.

행여나 이혼할 시에 받을 수 있는 재산 상한선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여친과는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결국 결혼하였다.

 

스스로 운전하는 일이 없어서인지

이 돈 쓰려면 오래 살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슈퍼카로 고속 주행할 생각 자체를 안 해서 인지

딱히 슈퍼카를 몇대를 사지르는 짓은 하지 않았다.

 

그냥 전시용?!으로 두어대 사놓고 보통은 다 회사 차량을 뒷자석에 앉아 있었다.

 

부동산을 구매했을 때 현금 보유량이 확 줄었는데

고작 몇년지 지나니 자산은 이미 700억을 한참 돌파하였다.

내 회사는 “안전한 자산에 분산 투자" 하라는 내 간단한 지시 사항만 따랐을 뿐인데

벌써 꽤 유명한 신생 투자회사가 되어 있었다.

 

700억을 잘 쓰기 위해서 오래 살아야 된다던 초기와는 다르게

이제 더 불어난 재산을 물려줄 내 자식들 키우는 재미에 살게 되었다.

 

 

엔턴테이먼트 회사에 투자를 하니 연예인들을 만나는 건 일상이 었고

심지어 친구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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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주최하는 자선기부 행사에 한번 참가했더니

어느새 내 전화번호 리스트에 유명 정치인들이 등록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휴대폰에 알림이 뜬다..

 

 

 

 

 

 

 

“오늘 신용카드 납부일 입니다. $845 달러를 입금하세요.”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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