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화, 소형화, 친환경... 글로벌경제위기와 지구촌 환경문제속에서 수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제는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이러한 문제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여기에 답하는 결과물들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사의 기술력을 뽐내고 하이엔드 유저들을 위한 수퍼카들을 보여주는 것 또한 소홀할 수 없는 일.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되었던 '궁극의 머신 베스트 10'을 지금부터 소개한다.
1. 부가티 베이론 센터네어 에디션 한동안 조용하던 부가티가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배이론 센터네어 에디션을 내놓았다. 센터네어 에디션은 1909년 설립된 부가티 창사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담겨 있으며 최고 출력의 베이론이기도 하다.
기존의 베이론이 1,001마력의 필요 이상의 힘이었는데 이번 스페셜 에디션의 출력은 자그마치 1350마력. 부가티에 따르면 300마력 이상 늘어난 출력 때문에 최고 속도는 416km/h를 넘어선다. 보디 킷의 디자인도 상당 부분 달라지며 카본-파이버를 아낌없이 사용해 경량화에도 힘썼다.
2. 람보르기니 무치엘라고 LP 670-4 SV 람보르기니는 SV(SuperVeloce)라는 이름을 다시 되살렸다. 마지막 SV는 1995년의 디아블로 SV로 가장 강력한 람보르기니를 상징하는 이름이었다.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LP 670-4 SV는 출력은 올리고 무게는 낮춰 무치엘라고 라인업에서 가장 고성능을 지향한다. LP 670-4 SV는 350대만 한정 생산될 예정이다.
엔진은 V12 6.5리터를 670마력(67.3kg.m)으로 높였다. 엔진 출력이 늘어나면서 최고 속도는 342km/h로 높아졌고 0→100km/h 가속 시간은 3.2초로 줄어들었다. 다운포스를 강조한 에어로팩 윙을 선택하면 최고 속도는 337km/h로 소폭 낮아진다.
변속기는 6단 e-기어와 6단 수동을 고를 수 있으며 2개의 LSD가 포함된 AWD가 기본이다. AWD의 비스커스 커플링은 리어 휠의 스핀이 감지되면 토크의 35%만을 프런트 액슬로 보내 뒷바퀴굴림의 핸들링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3. 벤츠 SLR 스털링 모스 스피드스터 스피드스터는 전설적인 드라이버 스털링 모스를 기념하는 모델로 내년으로 단종이 예정돼 있는 SLR의 마지막 한정 생산 모델이다. 스털링 모스 스피드스터는 75대만 한정 생산된다. SLR 스털링 모스의 가격은 일반 SLR 보다 두 배에 달하는 75만 유로이다.
스피드스터의 엔진은 SLR 722에 올라간 650마력의 V8 수퍼차저와 동일하다. 0→100km/h 가속 시간은 3.5초에 불과하고 0→300km/h까지도 26초면 충분하다. 최고 속도는 350km/h에 달한다.
외관은 30년대에 유행했던 스피드스터의 컨셉트에 충실하다. 수직으로 열리는 시저스 도어와 수동 조작이 가능한 에어 브레이크도 달라졌다. 2조각으로 나뉜 덮개는 동반자석만 따로 덮을 수 있고 수동으로 조작한다. 보닛의 작은 인테이크와 앞바퀴 뒤로 빠져나온 머플러의 디자인은 일반 SLR 보다 모던하다.
올해 79세의 스털링 크로퍼드 모스는 메르세데스 뿐만 아니라 마세라티와 로터스 소속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승리를 거두었다. 영국 모터스포츠의 전설인 스털링 모스는 밀레밀리아 기록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50년대 벤츠 SLR로 밀레밀리아와 타르가 플로리오 등의 레이스의 다수의 우승을 거머쥔바 있다.
4. 인피니티 에센스 컨셉트 인피니티 에센스 컨셉트는 닛산의 기술력이 집약된 모델이다. 차명처럼 닛산 기술력의 정수가 에센스 컨셉트에 모여 있다.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과 하이브리드의 조합으로 고성능을 얻어냈고 친환경 스포츠카를 위한 닛산의 제안이다. 에센스 컨셉트는 인피티니 디비전 설립 20주년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에센스의 스타일링은 롱 노즈 숏 테크라는 전통의 실루엣을 따르고 있지만 적용된 디테일은 남다르다. 헤드램프부터 넘실대는 굴곡은 C 필러 이후까지 부드럽게 연결되고 전면에는 인피니티 디자인의 아이덴티티가 역력하다. 프런트와 리어 엔드의 일부에는 닛산 GT-R과 370Z의 흔적도 얼핏 엿보인다. 전장은 4.7m로 중형급이지만 프런트 오버행을 짧게 처리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실내의 컨셉트는 고치처럼 안락한 공간이다. 수제작된 우드그레인은 일본 전통의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알칸타라와 고급 가죽으로 실내를 마감했다. 시트 좌우의 색상이 다른 것도 독특한 부분이다. 안락하고 고급스럽지만 고성능 스포츠카라는 성격에 맞게 모든 기기는 철저히 운전자 중심이다. 불쑥 솟아오른 센터페시아는 운전자쪽으로 틀어져 조작성을 높였고 세무로 덮힌 D-컷 스티어링 휠도 그립을 높여준다. 트렁크에는 루이비통이 제공한 최고급 여행용 가방도 마련된다.
파워트레인은 3.7리터 V6 트윈 터보와 3D 모터로 불리는 전기 모터가 매칭된다. 엔진은 440마력, 전기 모터는 160마력이라는 고출력을 발휘하지만 오직 뒷바퀴만을 굴린다. 디스크 타입의 3D 모터는 크기를 줄였지만 일반 전기 모터에 비해 2배나 많은 토크를 생산한다. 이 하이브리드는 패러렐 방식으로 엔진 또는 전기 모터 단독으로 구동이 가능하며 파워 어시스트 모드에서는 600마력의 출력이 모두 발휘된다. 변속기는 7단 자동이 기본이다.
5. 페라리 599XX 페라리 599XX는 FXX와 동일한 성격으로 오직 트랙에서만 주행이 가능한 하드코어 모델이다. 599XX의 오너는 2010/11년 사이 페라리 주최의 트랙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599XX는 섀시와 엔진 등의 주요 부분을 599 GTB 피오라노와 공유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다. V12 엔진의 경우 한계 회전수를 9천 rpm까지 올려 700마력의 출력을 뽑아냈다. 거기다 흡기 시스템을 카본-파이버로 제작하는 등 다수의 부품을 교체해 엔진 자체의 무게도 덜어냈다. 크랭크샤프트도 레이싱 대응이다. 변속기의 경우 시프트 로직을 더욱 공격적으로 바꾸고 변속 시간도 0.06초로 줄였다.
599XX에 적용된 전자 장비는 HPDC(High Performance Dynamic Concept)로 불린다. HPDC는 자동차의 기계적인 부분과 전자 장비를 절묘하게 매칭해 최상의 성능을 뽑아낸 기술로 그 결과가 바로 페라리 소유의 피오라노 서킷에서 기록한 1분 17초의 랩 타임이다. 이는 FXX와 1초도 차이가 안 나는 기록이다.
윈드 터널에서 오랜 시간 갈고 닦은 에어로다이내믹도 자랑이다. 599XX는 200km/h에서 280kg, 300km/h에서 630kg의 다운포스를 발생하고 바닥으로 침투하는 공기의 흐름도 매끄럽게 방출한다. 타이어는 앞-29/67 R19, 뒤-31/71 R19 사이즈의 슬릭이 기본이다.
6. 애스턴마틴 원-77 역대 애스턴마틴 중에서 가장 비싸고 강력한 모델이 바로 원-77이다. 원-77은 단 77대만 한정 생산되는 모델로 부가티 베이론에 맞먹는 가격을 자랑한다. 애스턴마틴에 따르면 원-77에는 애스턴마틴이 갖고 있는 모든 기술력과 전통이 응집되어 있다.
원-77 프로젝트는 DTM 레이스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섀시도 레이싱에 대응할 만한 카본-파이버 모노코크 방식이며 서스펜션도 인보드 타입의 더블 위시본이다. 원-77에 적용된 DSSV(Dynamic Suspension Spool Valve)는 양산차에는 처음 적용된 것으로 모터스포츠의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차체 중량도 1,5톤에 그친다. 원-77의 섀시는 카본 제작으로 유명한 멀티매틱이 공급했다.
엔진은 새로 개발된 V12 7.3리터가 마련된다. 엔진의 출력은 700마력 이상으로 0→100km/h 가속을 4초 이하에 끝내는 빠른 순발력을 발휘하며 최고 속도는 320km/h 이상이다. 드라이 섬프 윤활 방식이 적용돼 엔진의 위치도 100mm나 낮출 수 있었다.
7. 벤틀리 컨티넨탈 수퍼스포츠 벤틀리가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 최초 공개하는 바이오연료의 수퍼카는 컨티넨탈 수퍼스포츠이다. 컨티넨탈 수퍼스포츠는 벤틀리의 양산차 최초로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고 출력과 성능은 역대 최고를 자랑한다.
스타일링은 컨티넨탈 시리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낮은 차고와 달라진 디테일 때문에 느낌은 사뭇 다르다. 터보와 인터쿨러의 냉각 성능 향상을 위해 보닛에는 두 개의 인테이크를 더했고 리어 트랙도 50mm 늘려 고속 주행 시의 안정감과 핸들링 성능을 높였다. 차고는 일반 컨티넨탈 대비 10mm 낮아졌다. 색상은 수퍼스포츠 전용으로 진주빛 아이스와 쿼츠사이트가 추가된다.
컨티넨탈 GT 스피드 대비 차체 중량도 110kg이나 가볍다. 이는 차체 곳곳에 카본-파이버 같은 경량 소재를 대폭 적용하는 한편 2열 시트도 들어냈기 때문. AWD는 평상시 토크 배분이 40:60으로, CDC(Continuous Damping Control)의 세팅도 스포티 성향으로 바뀌었다.
엔진은 W12 트윈 터보 엔진을 손봐 630마력을 뽑아냈다. 이 엔진은 81.6kg.m의 최대 토크가 1,750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 나온다. 높아진 출력에 힘입어 0→100km/h 가속을 3.9초 만에 끝내고 최고 속도도 329km/h로 높아졌다.
수퍼스포츠의 W12 엔진은 별도의 FQS(Fuel Quality Sensor)를 추가해 자유롭게 가솔린과 에탄올을 사용할 수 있고 각 연료의 비율에 상관없이 일정한 성능을 발휘한다.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가솔린 보다 CO2 배출량이 70% 줄어든다는 벤틀리의 설명이다. ZF의 6HP26은 변속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으며 다운시프트 시 회전수 보상 기능도 추가됐다.
8. 파가니 존다 싱크 존다 싱크는 존다 R과 동일한 7.3리터 V12 자연흡기 엔진이 올라가고 풀 카본-파이버 보디도 같다. 일반 도로용임을 감안해 출력을 750마력의 678마력으로 줄였지만 0→100km/h 가속을 3.4초 만에 끝낼 정도로 빠른 순발력을 자랑한다. 스키드패드에서의 횡가속도도 1.24g에 달한다.
브렘보가 제공한 초강력 브레이크 덕분에 100km/h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2.1초에 불과하다. 변속기는 6단 시퀀셜이 기본. 타이어는 앞-255/35ZR/19, 뒤-335/30ZR/20 사이즈의 피렐리 P-제로 타이어가 달린다. 존다 싱크의 가격은 124만 달러, 단 5대만 한정 생산된다.
9. 닛산 GT-R 스펙V 닛산 GT-R만큼의 화제를 뿌린 스펙V는 예상 보다 낮은 출력과 높은 가격으로 출시 됐지만 한정 생산 모델이라는 희소성과 트랙을 지향하는 퓨어 스포츠로 어필한다. GT-R 스펙V는 일본 내 7개 영업소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GT-R과 스타일링의 차이는 없지만 다수의 카본-파이버 때문에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그릴과 브레이크 덕트, 리어 스포일러를 카본-파이버로 제작해 강인한 인상을 풍기며 스펙V의 전용 색상으로는 얼터밋 블랙 오팔이 새로 추가되었다.
실내의 변화도 카본-파이버가 주도한다. 레카로에서 특수 제작한 카본-파이버 시트는 등받이를 얇게 만들어 무게를 줄이는 한편 2열 시트도 들어냈다. 카본-파이버 트림은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 박스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었다. 차체 중량은 일반 GT-R 보다 60kg 가벼워졌다.
엔진의 출력은 485마력으로 부분 변경된 2009년형과 동일하다. 파워트레인에서 추가된 것은 터빈의 압력을 일시적으로 올려주는 오버부스트 기능으로 중속 영역 대에서 토크를 더욱 두텁게 만들어준다. 운전자가 오버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3,500~5,000rpm 사이의 최대 토크(60.0kg.m)는 2.1kg.m 더 늘어난다. 6단 듀얼 클러치는 모드 버튼이 없어지고 오직 ‘레이스’ 세팅만 가능하다.
배기 시스템 전반에 걸쳐 티타늄 코팅을 입혔으며 20인치 니스모 휠에는 카본-세라믹 디스크가 조합된다. 닛산 차에 카본-세라믹 브레이크가 적용되는 것은 GT-R 스펙V가 처음이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RE070R 또는 던롭 SP 스포츠 DSST를 고를 수 있다. 댐퍼는 니스모 클럽스포트에 제공됐던 빌스타인의 댐프트로닉을 V-스펙에 맞게 새로 세팅했다. 니스모에 따르면 뉴 V-스펙의 센다이 서킷 랩 타임은 2009년형 GT-R 보다 2초 이상 빨랐다. 기본형의 가격은 1,575만 엔, 풀 옵션은 1,697만 8,500 엔으로 책정되었다.
10. 굼페르트 아폴로 스피드 독일의 수퍼카 메이커 굼페르트는 아폴로의 스피드 버전을 선보였다. 스피드는 아폴로의 하드코어 버전으로 출력과 최고 속도 모두 일반 아폴로와 차원을 달리한다. 스피드 버전은 안팎 디자인도 일반 아폴로와 다르다.
스타일링은 대형 인테이크를 비롯한 프런트 엔드의 디자인이 달라졌고 조절식 리어 스포일러의 크기도 늘어났다. 부가티 스타일의 투톤 페인팅도 특징이다. 에어로다이내믹을 극대화 하기 위해 휠 커버가 적용된 것은 F1 머신을 연상케 한다. 전고도 일반 아폴로의 1,114mm 보다 낮은 1,105mm이며 차체 중량은 1.2톤에 불과하다.
실내는 푸른색의 알칸타라로 고급스럽게 꾸몄으며 DVD 시스템 같은 편의 장비도 제공된다. 4점식 안전벨트와 분리가 가능한 스티어링 휠도 레이싱카를 연상케 한다. 검페르트의 창업자 롤란트 굼페르트는 아우디 스포츠 디비전을 이끌면서 4번의 WRC 챔피언십을 일구어낸바 있다.
엔진은 아우디에서 공급받은 V8 4.2리터가 기본이다. 굼페르트는 트윈 터보의 사이즈를 키워 출력을 800마력, 최대 토크는 91.6kg.m까지 높였다. 아폴로 스피드는 최고 속도도 높지만 0→100km/h 가속 시간은 단 3초, 200km/h까지의 가속 시간도 8.9초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는 360km/h를 넘어선다. 8기통 트윈 터보는 650마력(86.5kg.m)과 700마력(89.1kg.m), 800마력(91.6kg.m) 버전으로 출력이 나뉜다. 변속기는 6단 시퀀셜이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