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전 글에서
터보차져와 슈퍼차져에 대해 대강 언급하고 지나갔었는데..
이번 글에선 조금더 집중적으로 두가지 과급기에 대해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엔진의 출력에 무엇무엇이 영향을 주는지.. 혹은
어떤 이유로 영향을 주는지.. 등의 내용은 제가 이전에 남긴
글에서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글엔 사진이 그닥 많이 없습니다..^^
(넣으려고 해도 별로 넣을게 없네요.-_-;)
터보차져와 슈퍼차져는 얼핏보면 터빈을 통해서 과급을 해준다는 면에선 비슷한 부분이 있는듯하지만, 실제로는 꽤나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터빈을 돌려주는 힘을 어디서 얻냐.. 인데요
터보차져는 엔진의 배기압을 통해서 출력을 얻는반면에, 슈퍼차져는 엔진 크랭크의 힘을 직접적으로 이용합니다.
본래는 2차세계대전 당시 전투기를 더 높은 고도에서 날게 하기 위해
전투기들의 엔진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나.... 요즘은 자동차에서
아주 흔히 보이는 기술이죠..^^
글로 간략하게 얘기하니..좀 이해도가 떨어지는것같네요...
조금더 깊게 들어가 보겠습니다.
터보차져부터 시작해볼까요.
터보차져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엔진의 배기압을 이용합니다. 배기압이란 무엇일까요? 배기압이란 말 그대로 '배기가스가 엔진 밖으로 튀어나오는 힘' 입니다. 즉. 엔진 안에서 생성된 배기가스가 머플러를 통해서 밀려나오는 그 압력 자체입니다. 엔진에 시동을 걸고 배기구(머플러)에 손을 대보면 바람이 퉁퉁퉁하면서 밀려나오는 그것이지요. 이걸 어떻게 이용할까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매니폴더(엔진의 각 실린더에서 배기가스가 나오기 시작하는 첫 통로)를 지난 배기가스는, 배기 터빈을 거치면서, 터빈을 배기압으로 밀기 시작합니다.(터빈이란.. 쉽게 얘기해 프로펠러..를 얘기합니다.) 배기압으로 인해 회전을 시작한 터빈은, 배기터빈 바로 옆에 붙어있는 또다른 과급터빈에 동력을 전달하게되고 (대개는 배기터빈과 과급터빈은 한 덩어리로써 붙어있는 형태이며, 두 터빈은 샤프트로 이어져있습니다), 과급터빈은 이 동력을 이용해서 회전하게되며, 이 과급터빈이 돌면서, 엔진을 향해 공기를 과급하기 시작하는것이지요.
자. 여기서 생기는 의문점은...... '그럼 인터쿨러는 무엇인가요?' 가 되겠습니다. 인터쿨러란 쉽게 얘기하자면 일종의 라디에이터 입니다. 다만 자동차에 기본으로 달려있는 라디에이터와는 달리, 엔진오일이나 냉각수를 식히는게 목적이 아니라 과급된 공기를 식히는게 목적이 되는 쿨러입니다. 공기를 왜 식혀야 할까요?
중고등학교때 과학시간에 배웠던 지식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모든 물체는 압력을 가해 부피가 줄어들면 내부에 있는 분자가 서로 부딛히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열을 생성하기 때문이죠. 즉.. 터빈이 과급한 공기 (하도 밀어 넣어서 압축 된 공기)는 꽤 뜨거워진 상태..라는건데......
여기서 또다른 의문점이 생깁니다. 뜨거운 공기를 왜 굳이 식혀야 하는걸까요.? 공기가 뜨거워진 이유의 반대 개념이 적용되기때문인데요... 반대로.. 뜨거운 공기가 차가워지면,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즉.. 뜨거운 공기보단, 차가운 공기가 산소 밀도가 더 높기때문이죠. 어짜피 암만 과급을 해준다 해도, 엔진 내부(실린더 내부)의 부피는 제한되어있고 실린더, 피스톤, 혹은 실린더 헤드가 쪼개질만큼 강한 압력으론 넣을수 없는지라.. 압축된 공기의 열을 조금이라도 낮춰서 더 많이 넣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함입니다.
이제 기초적인 터보의 작동 원리는 어느정도 설명이 된것같네요.
마지막으로.. 터보의 단점은 무엇일까요?
터보의 단점은 아주 많진 않습니다.......만 한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있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터보렉' 입니다. 터보렉은 뭘까요?
터보는 위에서 설명해드린 대로 배기압력을 통해 터빈을 돌리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보니 가장 필수적인게 배기압력인데.... 아시다시피 배기압력은
RPM이 높아야 강해집니다. 'rpm이 낮다고해서 배기압이 없는건 아니잖나요?' 라고 얘기하시는분들 분명 계시리라 믿습니다. 물론 맞는말입니다. 시동만 켜져있으면 배기가스는 어쨋거나 나오니까요... 문제는.. 그 배기압이 터빈을 돌리기엔 너무 약하다는것이지요. 보통 터보차져를 장착(혹은 설계) 할때엔 '이정도 rpm에서 나오는 배기압에 가장 터빈이 빠르게 돌게 하자' 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실행하게됩니다. 압력이 낮은상태에서 너무 빠르게 돌아버리면, 배기압이 높아진 상태인 고 rpm영역대에선 터빈은 이미 돌수있는 한계속도에 도달하고도 남아서, 되려 출력의 저하를 주게되고, 반대로 너무 높은 rpm에서 나온느 배기압을 기준으로 하면 저rpm에선 터빈이 돌질 않아 맥을 못추겠죠.
이렇게 되면 또 한가지 의문점이 발생합니다. '터보가 작동하지 않아도 N/A엔진 만큼은 출력이 나오지 않나요?'. 나오지 않습니다.
왜냐.. 터보엔진들은 터빈이 과급을 해주는 상태를 베이스로 ECU를 세팅하고 엔진의 각 세팅을 만집니다. 그렇다보니 엔진에 공기가 과급이 안되는 상태에선 맥을 못추게됩니다.
터빈이 돌질않아 힘이 많이 빠진 엔진은, 힘이 없어서 RPM 상승이 더뎌지고, RPM이 높아지질 않아 배기압의 상승까지 더뎌지면, 터빈 역시 빠르게 돌질 못해 엔진 출력이 상승하질 못하는것...의 순환을 터보렉이라고 하는것이지요.
터보차져의 유일한 문제인 터보렉을 최소화 하기위한 노력은 오래전부터 열심히 실천되고있습니다. 우리가 익히 들어본 단어인 트윈터보 역시 그중 하나이구요. (낮은 압력에서도 돌아가는 터빈과 높은 압력에서만 돌아가는 터빈을 모두 장착해 더 넓은 범위의 rpm에서도 과급이 되게끔 설계하거나 그와 비슷한 원리의 방식으로 터빈을 설계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그외엔 트윈스크롤 방식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트윈스크롤이 뭔지 궁굼하신..분이 계실까는 모르겠지만 궁굼하신분들은 댓글 달아주세요. 리플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생각보다 터보차져에 대한 설명이 너무 길어졌네요.
서둘러 슈퍼차져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기초적인 부분은
터보차져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기때문에.. 많은 내용의 설명이 들어갈것같진 않네요..^^
터보차져가 배기압을 '재활용'해 공기를 과급해주는 시스템이라면, 슈퍼차져는 엔진에서 나오는 출력의 일부를 빼내서 그 힘으로 터빈을 돌려주는 과급 방식입니다. 터보차져가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 하는 방식이라면, 슈퍼차져는 '휠과 타이어로 전달 되어야할 에너지의 일부를 뺏어와서'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꽤나 근본부터가 다른 방식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어짜피 엔진에서 나온 출력.. 그거 그냥 다 휠로 보내버리는게 더 빠르지 않나요? 라고 얘기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는것보단 공기를 더 많이 집어 넣어주는 방식이 출력면에서 훨씬 더 거대한 양의 출력을 내 줄수 있기때문에, 출력적인면에선 훨씬 유리합니다.
즉.. 엔진에서 나온 100이라는 에너지에서. 10이라는 에너지를 터빈에 쓰고, 90이라는 에너지는 휠로 보내면, 그 다음부턴 150이라는 에너지를 엔진이 만들어내고, 10이라는 에너지는 그대로 다시 터빈을 돌리는데 쓰고, 결과적으론 휠로 가는 에너지는 140이 된다.....뭐 이런겁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쓴 표현이 어째 더 혼동을 줄것같은 느낌이네요..-_-;
역시나 공기가 압축되는것이기때문에 슈퍼차져도 인터쿨러를 사용합니다.
아무래도 배기압이니 뭐니..다 필요없는 구조적 특성상 슈퍼차져는 터보렉같은건 가지고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고 출력면에선 터보차져한태 밀립니다. 왜냐.. 터보차져는 어짜피 버려질 에너지(배기압)을 사용해서 엔진 출력을 더 높히지만, 슈퍼차져는 저rpm부터 고rpm까지 모든 영역대에서 터빈 돌리느라 엔진 출력의 일부를 잡아먹기때문이죠..
미국에서 드래그 차량들이 슈퍼차져를 쓰는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어짜피 최고속 측정하자고 하는 레이스라기보단 우월한 가속력을 중점에 두는 레이스이기때문에 높은 Hp보단 높은 토크를 추구하기때문이죠. 터보차져는 터보렉대문에 너무나도 불리한 레이스이지만, 슈퍼차져는 터보렉이 없기때문에.. 여러모로 이런 부분엔 유리합니다.
다만............ 슈퍼차져는 구조적 특성상 과급기 자체가 상당히 거대하고 무겁습니다. 즉........ 소형엔진에 부착해버리면, 엔진 자체보다 되려 과급기가 더 크고 무거워지는 안타까운 상황을 연출해내기때문에.. 소형엔진보단 대형 엔진에 더 많이 쓰입니다.
엔진 자체를 점점 작게만들어서 자동차를 가볍게 만들어 연비를 높히고 공해물질 배출을 줄이는것이 트랜드인 상황에서 (그리고 터보렉을 최소화 하는 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슈퍼차져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것이 현실이라.. 슈퍼차져를 구경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형 엔진에는 많이 장착되고있긴 합니다.. 언젠간 역사의 뒷켠에 자리잡게 되겠지만요..
얼추.. 터보와 슈퍼차져에 대한 설명은 이걸로 끝인것같네요..
글을 쓰면서.. '이거 글로 설명하는게 만만치 않네..' 라고 생각이 계속 되긴했습니다만.. 혹시나 글을 읽으시면서 잘 이해가 안가는 내용이 있으시거나, 혹은 '이건 틀린 내용이다' 라고 생각되시는분이 계시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담이지만.. 과급기가 장착된 엔진은 연비가 무조건 나쁠거라는 생각은
틀린생각입니다. 물론 과급기를 장착하면, 그만큼 많은 연료를 엔진 내부로 뿜어낼 수 있는건 사실이나, 반대로 생각하자면, 같은 양의 연료로 더 높은 출력을 낼 수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연비가 좋아진다고 표현 할 수도 있겠습니다.
가령.. 200마력짜리 N/A 엔진이 100 마력의 출력을 내는데 드는 연료 양보단
똑같은 200마력짜리 N/A 엔진에 터보차져를 달아서 500마력짜리 엔진이
100마력의 출력을 내는데 드는 연료 양이 더 적다는 뜻이지요..
결과적으론 엔진의 출력은 항상 '효율'에 의해 높아지기때문입니다.
제 글을 읽으시면서 자동차 튜닝 혹은 자동차 자체 에 대한 편견들이 조금이라도 사라지고 바로잡아 졌으면 좋겠네요..^^;;
혹시나 '다음글에는 이런 내용을 써줬으면 좋겠다..' 하시는분들이 계시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딱히 그런게 없다면.. 다음부분은 자동차 튜닝 자체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이나 늘어놓아볼까합니다..;
근 길 읽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