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해산물 마차

강한사람이다 작성일 06.01.12 05: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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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메뚜기와 분주한 나비가 근무하는 을지로 4가 일대에는 바닷가도 아닌데 생선구이집이 참으로 많다. 요즘 날이 추워지면서 생선구이집이 별미집으로 TV에 많이 나오던데, 브라운 메뚜기와 분주한 나비는 거의 매일 즐겨 먹는 점심이다. 집마다 다르지만, 연탄불 혹은 적어도 생선구이 전용 오븐에 잘 구워진 기름 잘잘 흐르는 생선 한 토막에 황송하게도 빨간 게장까지 포함된 밑반찬이 쫙 깔리는 백반을 4천원에 제공하는 식당이 서울의 중심 을지로 4가에는 아직도 천지다. 이런 집에 가면 삼치, 꽁치, 고등어, 굴비 등 중에서 그날 그날 땡기는 생선만 선택하면 된다.
Ex) 문경등심의 4천원짜리 푸짐한 생선백반(클릭!)

곱게 자란 사람들은 허걱할 허름한 분위기지만, 서민으로 태어나 서민으로 살아가는 브라운 메뚜기와 분주한 나비는 매일 매일 먹어도 신나는 집들이다. 낮에는 맘껏 이 생선 저 생선 돌아가면 구이로 많이 먹지만, 생생한 회는 회식 하지 않는 한 먹을 기회가 별로 없다. 회는 먹어도 특유의 담백함 탓에 포만감은 느끼기 힘들어 그 값이면 푸짐하게 고기 구워 먹는 게 낫지 하는 생각에서인데, 언젠가 한번 참치 뱃살을 얹은 초밥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순식간에 입안 가득 퍼지는 기름기와 봄눈 녹듯 사라지는 감촉에 황홀해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회라면 자주 먹고 싶은데,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기름기 좔좔 흐르는 고등어회를 판다는 포장마차 분위기의 횟집을 발견했다. 이름하여 ‘매일매일 실내포장마차’ 이름처럼 매일매일 들어오는 온갖 종류의 회가 다 있는데, 성질 더러워서 잡히자마자 돌아가신다는 고등어회까지 있다. 구웠을 때 기름기 좔좔 흐르는 고등어를 회로 먹으면, 그 황홀했던 참치맛과 비슷하지 않을까?

브라운 메뚜기와 블랙 메뚜기가 이 곳에 간 것이 밤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한 지난 주 수요일 8시경이었는데, 가게 안과 밖의 테이블이 거의 다 찼다. 거의 아저씨팀들이고 먹고 나가면서 다음 주 월요일에 몇 명이 다시 오겠다며 예약도 하고 가는 아저씨도 있더라.
가게 안 벽면에 덕지덕지 붙은 메뉴판에는 평범한 회부터 킹크랩까지 생선의 종류가 다양하고 커다란 어항 속에는 수족관처럼 온갖 물고기들이 다 모여있다.

회등어회와 가리비회를 주문했다. 스끼다시는 간단한 야채와 전 그리고 올갱이국이 전부. 국물색이 몹시 푸른 올갱이국은 처음 숟가락을 떴을 때는 이게 국이 담긴 양재기 맛이 아닌가 싶었는데, 먹다 보니 시원해서 연신 숟가락이 간다.


가리비회가 먼저 나왔다. 커다란 가리비에 송송 썬 파를 솔솔 뿌렸다. 커다랗고 부드러운 살을 조개에서 떼어 초고추장을 살짝 찍어 입 속에 넣었다. 비리지 않은 살은 부드럽게, 관자는 아작아작 씹히는 줄 알았는데, 아작아작 씹히는 것은 관자가 아니라 파라고 블랙 메뚜기가 지적해줬다. 아 그렇다! 파를 걷어내고 먹으니 부드러운 감촉만 느껴진다.

드디어 먹고 싶던 고등어회 등장. 빨간 V자도 예쁘게 박혔다. 느끼할까봐 그런 건지 송송 썬 파와 얇게 썬 생강까지 올렸는데, 느끼함을 제대로 느끼고 싶은 브라운 메뚜기는 위의 파와 생강을 걷어내고 간장을 살짝 찍어 먹었다. 이야~ 역시 기름끼가 쫙 번지는 고소한 살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팔딱대는 날새우 서너 마리와 방어 뱃살이라는 생선회 두 점을 맛보라며 서비스로 내주셨는데, 회는 육회도 잘 먹으면서 살아있는 것은 절대 못 먹는 브라운메뚜기는 머리 잘린 새우가 속히 죽기만을 기다리다가 지쳐 블랙 메뚜기에게 모두 양보하고 방어 뱃살만 맛을 봤는데, 우왓~ 고등어보다 한층 기름진 살이 입 속에서 살살 녹는다.
다음에 오면 이 방어차례다!

▶영업시간: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연락처: (02)3273-8289
▶찾아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공덕역에서 아현동 방면으로 쭉 걸어간다 (약 10분 가량) 서부지원을 끼고 들어가다가 공덕 정육점에서 좌측으로 꺾어 들어가면 가게 앞 테이블이 북적대는 이 집이 보인다
▶Tip: `오늘은 현금`이라고 써 붙혀 있었다. 카드가 되는 지 확인하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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