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숨어 떠있는 섬 다이몽

강한사람이다 작성일 06.01.12 05: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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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연히 참 묘~한 느낌으로 가득한 일본주점을 찾았다.
사람들 물결 속에 남몰래 조용하게 떠있는 섬 같은 곳. 그곳의 이름은 ‘다이몽’

첫 번째 방문
다이몽처럼 들어가기가 힘든 술집도 없을 것 같다.
남들은 모든 문을 개방해놓고 아줌마 아저씨 총각 아가씨 할 것 없이 거리로 나와 지나가는 행인들의 손목을 잡아가며 호객행위를 하는데, 특이하게 다이몽은 10에 9은 망설이게 하는 외부환경을 가지고 있다

외부, 굳게 닫혀진 미닫이 문, 그 흔한 창문도 없이 세상과 철저하게 단절시키는 공간.
내부, 세상의 천총연색을 무시라도 하듯 가게 내부를 가득 메우고 있는 빨간 불빛.
다이몽의 문을 살짝 열고 문틈으로 본 그곳은 농도 낮은 불빛이 블랙홀처럼 그곳을 안 들어가면 안될 것 같다.

하지만 곧이어 이어지는 실망의 탄성(?). 가게 안은 이미 포화상태. 이 가게에 내 작은 궁뎅이 하나 붙일 곳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더욱 맥이 빠진다.

두 번째 방문
지난번 입구에서 씁쓸하게 등을 돌렸다는 패배감(?) 비스므리한 감정에 앞서 다시 찾은 다이몽.
7시 술을 마시기엔 이른시간이라서 그런지 가게안은 아직 한산하다.
첫 번째 방문에서는 미처 보지 못한 가게 내부는 의외로 귀엽다.
한쪽 벽면은 귀여운 그림과 일본어로 적힌 메뉴들이 메뉴판 노릇을 하고 있고, 맞은편 벽면은 일본 애니의 주인공들이 앙증맞은 포즈로 손님을 맞고 있다. 일본 음악이 흐르고 있고, 테이블에는 일본음식사진에서 봄직한 불판이 놓여있다.

불판? 그렇다. 이곳을 들어오기까지 근 2주일동안 우리는 착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불판을 보며 알아차린것이다.

딩 "언니, 여기 오뎅집 아니였어요?“
쩡이 “그러게~ 이 불판은 뭐에 쓰는거지?”

그저 빨간 불빛에 일본술집이라는 생각에 으레 오뎅을 파는 집이라고 생각했던 쩡이와 딩.
하지만 이곳은 오뎅집이 아니라 꼬치를 파는 꼬치집이였던 것이다. (-,,-);;
그리고 이어지는 알바생오빠의 강추메뉴는 창코나베!

창코나베?
창코나베?
창코나베?

희한하지 않을 수 없다! 뭔가 특이한 술집인건 확실하다. 꼬치집인 주제에 강추메뉴는 창코나베라니..;;

우선 소시지 창코나베 하나 시키고, 꼬치 이것저것과 일본식주점에 왔으니 사케를 시켜주시는 센스!

곧이어 나온 창코나베 한 숟가락 들고 나서 눈이 커지는 쩡과 딩.
"어랏! 이거...이거...이거... 맛있잖아...(ㅇㅂㅇ)/"

국물은 시원하고 야채는 아삭아삭하고 들어가는 주재료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낸다고 한다. 또한 일본스모선수들이 보양음식으로 먹을정도로 영양가 높은 음식이라고 하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창코나베전문점을 찾아가 보고 싶을 정도다.
의외의 음식에서 즐거움을 찾는 순간. 뚝배기에 담겨져 나와 입천장이 데일정도로 뜨겁지만, 입천장인들 조금 데이면 어떠하리~ 요로코롬 맛이 좋은데...

줄지어 나오는 문어다리꼬치, 닭꼬치, 새우꼬치, 고추베이컨말이꼬치, 소라꼬치.

테이블마다 있는 꼬치구이용 불판에 꼬치를 얻고, 살짝 살짝 익어가길 바라며 따뜻한 사케로 몸을 녹여보자! (도꾸리 하나에 5000원 가량. 일반 소주나 맥주는 3~4000원선.)

직접 구워먹는 재미까지 쏠쏠하니, 데이트 하는 연인이나 친구들끼리 가면 매우 좋을것 같다.

아- 이 얼마나 운치있는 시츄에이션인가~
가을. 싸늘해지는 날씨. 굴러다니는 낙엽. 그리고 사케 거기에 시원한 국물이 인상적인 창코나베와 맛있는 꼬치들.

이 가을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오후, 들어오는 순간 특별한 공간이 되고, 나만의 라운드가 되는 다이몽에서 센치해지는 기분을 달래보는 것도 매우 좋을 것 같다!

위치: 신촌연대앞 독수리빌딩 건너편 대학약국 골목으로 100m 정도 직진 오른쪽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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