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104:+::+::+::+::+::+::+::+::+::+::+:첫만남..
-미안해 가희야.내가 좀 늦을것 같아.
-어?이제 와서 그럼 어떡해 나 지금 다 왔단 말야.많이 늦어?
-응 좀 늦을것 같아.집에 내 동생 있을거야.먼저 들어가 있어.
-어 그래 알았어.
전화를 뚜욱 끊어 버리는 은유..많이 급한 모양이군...그래도..오늘 처음
오는건데..좀 서두르지..에휴..그래도 밖에서 안 떨어서 좋네.오늘 날씨 추운데..
동생 있다니깐 먼저 들어가 있지 뭐.
아..여긴가 보다..초인종을 누르고...한참 뒤에 낮은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누구세요..
동생이..남자였던가..?
-아..저기 은유 친구인데요..
아무말 없이 철커덕 문을 열어주는 은유의 남동생...우와~~키크다..
-아..저기..은유랑 약속이 있었는데..은유가 좀 늦는다고 해서..
-들어오세요.누나한테 전화 왔었어요.
-아..고마워요.
아..그녀석..정말 무뚝뚝하네..방금 샤워를 했는지 약간 젖은 머리에..강하게
풍겨오는 애프터 셰이브의 향기..흐음~
은유한테..동생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었는데..이렇게 잘 생겼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녀석..연하만 아니면..꼬셔보고 싶은 충동이..그놈 참..잘 생겼네..
나도 작은 키가 아닌데..정말 크네..
-앉으세요.
-아 고마워요.
-커피 드릴까요?
-그래 줄래요?안그래도 밖이 너무 추워서 따뜻한거 생각 났었는데...
긴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가 커피 두잔을 머그잔에 두잔을 따라오는 그 녀석..(아직
이름 모름..)나에게 하나를 내밀고는 내 앞에 털썩 주저 앉는다.
-아..저 이름이 뭐에요..?
썰렁한 분위기를 깨보자 이름을 물어봤다.
그 녀석 날 똑바로 쳐다보더니..잊지말라는 듯이 또박또박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은후요.지은후.
-아..멋진 이름이네..?나이가 어떻게 되요?은유한테 동생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자세히 들은적이 없어서요
-20살이요.
-아..그래요..나 누나 친구인데...말 놔도 되지?나도 편하게 누나라고 불러줬음
좋겠는데..앞으로 자주 보게 될거야
-아..네..뭐..
그 녀석은 굉장히 싫은 표정으로 내키지 않는듯 그러세요 라고 말했다...싫은가..??
싫음 어쩔거야 내가 놓겠다는데..
그게 그녀석과 나의 첫만남 이었다.그때 그 녀석은 나에게 그저 무뚝뚝한 친구
동생일 뿐이 었고 훗날 우리가 그렇게 거시기한 사이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삼년후
딩동딩동 은유네 집 초인종을 누르고 있는 가희.
-누구세요?
어..?내가 집을 잘못 찾아왔나..?잠시 문에 새겨진 호수를 보는 가희..아닌데..잘
찾아왔는데..지난 3년간 뻔질나게 드나들던 곳인데 잘못 찾아올리가 없지..그런데..
왠 남자 목소리지..?
-누구세요?
약간의 짜증스러움이 벤 목소리..
-아..저..은유 없나요..?
은유 남자친구인가..?오늘 나 오는거 알텐데..남자친구를 불렀을리 없는데...
철커덩 열린는 문..그리고 낯설은듯 낯설지 않은 얼굴 하나....큰키..낮은
목소리....누구지?
-아..저 은유 친구인데..은유 없나요?
-윤가희...
-아 맞아요.그런데..누구세요?은유 남자친구..?
-동생..
딱딱 끊어지는 말투..은근한 반말..
-아..얼마전 제대했다던?이제 생각나네..우리 구면이지?예전에 한번 봤었던거
같은데..
-들어오세요.
나의 반가운 인사를 무시한채 현관에서 한발짝 물러서는 녀석..무뚝뚝한건 여전
하구나..처음봤을때도 엄청 무뚝뚝 했었지 너...
녀석을따라 집안으로 들어선다.지난 3년간 내집 드나들듯이 했는데..이제 못
그러겠군..제대했으면 복학 할테고..은유랑 같이 살테니...에이 여기 좋았는데
아쉽다.
-은유는?
-누나 아직 안왔어요.
이놈 지지바..일찍 오는 날이 없다니깐..그럼 이집에 쟤하고 나밖에 없다는 얘긴가?
왠지 쟤를 처음 봤을때가 생각나는군..그때도 이랬었지..은유가 늦어서..쟤하고
단둘이 있었었지..
-커피 마실래요?
-응?아..으응..고마워.
괜시리 웃어보이는 나..바보같아....
녀석이 주방에 들어간 사이 코트를 벗어 걸쳐놓고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잠시후 머그컵 두개를 들고 나타난 녀석..나에게 하나를 건내더니 자신도 탁자건너
내 앞자리에 털썩 주저 앉는다.아..3년전이랑 너무 비슷한 상황..어색한 상황...
-제대 했으니깐..이제 복학 하겠네?
-네.3월에 하려구요.
-아..그래..
-.........
-날씨가 참 춥다..?그치?
-겨울이니깐요...
아..맞어..그렇지 겨울이니깐 춥겠지..누가 그걸 몰라서 물었겠니..?넌 대화의 기능
도 모르니?사교 친목의 기능!!아..그냥 말을 말아야지...
한참을 그렇게 말없이 앉아 커피를 홀짝였다.아..답답해
멀뚱멀뚱 뻘쭘뻘쭘...아 미치겠네...
그때 울리는 초인종 소리..
허허..죽었다가 살아돌아온 세종대왕을 봐도 이것보단 덜 기쁘리..에헤라뒤야~~
녀석이 일어나서 문을연다
문을열자마자 뛰어 들어오는 은유..
-가희야 미안해.내가 너무 늦었지..?나오는데 부장이 잡지 모야.이거저거 시키는데
얼마나 화가 나던지.미안.
-야..숨쉬고 얘기해라..어디 듣는사람 힘들어서 듣겠냐.
됐어..오래 안 기다렸는데 뭘.
-응 미안.자 나가자.오늘 내가 한턱 쏘기로 했잖아.아...은후랑 같이가자.며칠전에
올라왔는데..내가 바빠서 아직 밥한끼 제대로 못 사줬어.제대 기념으로 누나가
오늘 한턱 쏘마.
-됐어.
-어우~야~~가자~~니가 이러고 있는데 내가 맘이 편하겠니..
어랜애처럼..투정을 부리는 은유..동생이 아니라 오빠한테 투정부리는것 같다.
-그래. 같이가자.나 불편해서 그러니?앞으로 자주 볼텐데..이 기화에 친해지면
좋지.같이가자.
-어..가희 너 벌써 우리 은후랑 야자 트는거야?
-그럼 안되나?니 동생이면 앞으로 자주 볼텐데..그게 편하지 않겠어?
-응 그렇긴 하지.은후야 빨리 가자 옷입고 나와
두여자의 재촉에 못이겨 옷을 들고 나오는 녀석..키가 크니 아무거나 걸쳐놔도
폼이 나네.
셋이 막 현관문을 나서는데 전화가 울렸다.
-은유아 너 전화온다.
-어 정말..?누구지..?
전화를 받아드는 은유..
-여보세요..
아!정훈씨.뭐..?내가..?정말이야?
아 못살아..어떡하지..나 지금 친구랑 동생이랑..같이 외출하려던 참인데..
아..알았어.알았다구~!!
전화를 끊고..다소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우릴 쳐다보는 은유..
-아..어떡하지...내가 깜빡했는데...나 오늘 정훈씨 누님을 만나뵙기로 했다네..?
니네 둘이 나가야 겠다 미안.나중에 전화할게
이러고는 휘익 날라버리는 은유..이런..젠장..
이 난관을 어떻게 타개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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