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야자를 안한 지라.. 바로 집에 들어가기가 싫었습니다..
" 야.. 너 오늘 바빠..?? "
" 아니.. 한가해.. 할 것도 없는데 뭐.. "
" 할 거 없으면 나랑 놀자.. 나 심심해.. "
" 그..그래..?? 알았어.. 놀자.. 근데 뭐하고 노냐..?? "
" 오랜만에 오락실 가보자.. 몸도 뻐근해서 말야.. "
" 오락실..?? 나야 좋지.. 그래.. 가자.. "
저와 태근이는.. 학교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아담한 오락실을 찾았습니다..
오락실에 들어서자마자.. " 철권 " 이라는 게 눈에 띄더군요..
" 우와.. 철권이다.. 철권.. "
" 이거 알아..?? "
" 어.. 동생 하는 거 좀 봤어.. 나 이거 무지 해보고 싶었는데.. "
" 그럼 해봐.. 나도 같이 할께.. "
저와 태근이는.. 1, 2인용 조이스틱을 나란히 쥐고.. 열심히 캐릭터를 골랐습니다..
전.. 중국스타일의.. 이름은 모르겠고.. 하여튼 어느 여자애 하나랑.. 악마.. 이렇게 둘을 골랐습니다..
태근이는.. " 진 " 이라고 하나..?? 잘생긴 남자 캐릭터 하나랑.. 이소룡을 고르더군요..
" 나 이거 무지 잘한다..?? 지고 울어도 소용없어.. "
" 오호.. 그래..?? 누가 센 지 한번 해보까..?? "
제가 무심코 던진 농담 한 마디도.. 잘 받아주는 태근이였습니다..
이윽고.. 화면이 바뀌더니.. 여자 캐릭터랑 " 진 " 이 서로 맞대고 싸울 준비를 했습니다..
Fight..!! 소리에 맞춰.. 현란하게 움직이는 태근이의 캐릭터..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제 여자 캐릭터를 패더군요..
전.. 오늘 그걸 처음 하는지라.. 무엇이 주먹이고.. 무엇이 발차기인지.. 알 턱이 없었죠..
첫번째 대결은.. 순식간에 태근이가 이겨버렸습니다..
" 야.. 야.. 잠깐만..!! 나 얘 기술 모른단 말야..!! 때리지 말고 기다려..!! "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절 보고선.. 피식 거리곤.. 다시 화면을 쳐다보더군요..
두 번째 대결이 시작되고.. 태근이는 친절하게 주먹과 발차기 기술을 가르쳐 주더군요..
" 왼쪽.. 이 키가 주먹이고.. 그 아래가 발차기.. 근접해서 때리면.. 잡기.. #$!@#$.. "
처음하는지라.. 도통 뭐라고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더군요..
그냥 무작정.. 주먹과.. 발차기만 날렸습니다..
태근이의 캐릭터는.. 제 캐릭터의 공격에 속수무책 맞기만 하더군요..
" 자.. 이렇게 하면.. 필살기 나간다.. 볼래..?? "
태근이는 제가 하고 있던 걸.. 은근슬쩍 뺐더니..
필살기를 써주더군요..
그.. " 진 " 이라는 캐릭터가.. 공격 한 방에 나가 떨어지더군요..
" 대충.. 어떻게 하는 진 알겠지..?? "
점수는 1 : 1.. 동점 상황..
이제 마지막 한 판만이 남았습니다..
" 근데 있잖아.. 나 이 여자 캐릭터 말고.. 아까 고른 악마.. 하고 싶은데.. "
" 아.. 그럼 이 키 눌러봐.. 그럼 캐릭터 바껴.. "
게임이 시작되고.. 전 태근이가 눌러보라는 키를 눌러보았죠..
여자 캐릭터가 들어가고.. 늠름하게 생긴 보라색 악마.. 한 마리가 튀어 나오더군요..
" 우와.. 멋있게 생겼다.. "
하지만 캐릭터를 바꿔도.. 여전히 당하긴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악마 역시도.. 그 " 진 " 이라는 놈한테.. 계속 얻어터지고 있더군요..
" 야.. 야.. 살살 좀 해..!! 나도 좀 때려보자.. "
" 히히히히.. 자.. 가만 있을께.. 때려봐.. "
태근이의 캐릭터가 가만히 있을 때.. 제 캐릭터가 달려가서 때릴려고 하니..
갑자기 몸을 싹.. 돌리더군요..
" 아.. 뭐야 진짜.. 가만히 있으래두.. 너 한 방도 안 맞았잖아.. "
" 크하하하.. 알았다.. 알았어.. 진짜 가만히 있을께.. "
한참.. 제 악마 캐릭터가.. 열심히 주먹과 발차기만 날리고 있을 때.. 태근이가 기술 하나를 가르쳐주더군요..
제 캐릭터가 갑자기 붕.. 날라선.. 광선빔을 쏘더군요..
" 우와.. 이런 기술도 있었네.. "
" 이거 봐라.. 내 체력 많이 없어졌지..?? "
게임이 끝나고..
" 우와.. 혜정이 너.. 철권 정말 잘하는구나..?? "
" 에이..참.. 비행기 태우지마..!! "
" 아냐.. 진짜야.. 내가 너한테서 좀 배워야겠는걸..?? "
얼마동안 놀았을까요..?? 태근이의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 잠깐만.. 여..보세요..?? 어.. 엄마..?? "
태근이 엄마로부터 전화가 온 것 같군요..
여러 기계음 때문에 잘 안들렸지만.. 가까이 있었는지라.. 통화내용은 조금은 들었죠..
" (이놈의 자식..!! 지금 어디서 뭐하는 거야..!! 오늘 과외선생님 오는 날이잖아..!!) "
" 아.. 알았어요.. 엄마.. 지금 여기.. 뭐 좀 사러 왔어요.. 금방 들어가요.. "
" (지금 과외선생님 기다리고 계셔..!! 짜식이.. 일주일에 몇 번 들어있지도 않은 거.. 빼먹어서야 되냐??) "
" 알았다구요.. 지금 들어가는 중이예요..!! 끊어..!! "
" 집에 들어가봐야 되구나..?? "
" 아.. 아냐 혜정아.. 그냥 이거 엄마 잔소리야.. 신경 쓰지마.. "
" 바보.. 내가 벌써 다 들었는데 뭘..!! 왜 사람 무안하게 거짓말을 하고 그래.. "
" 너 무안하게 하려는 거 아냐.. 진짜야.. 나.. 오늘 과외 하는 날 인줄 잊고 있었어.. 진짜.. "
" 알았으니까.. 너희 엄마한테 혼나기 전에 빨리 가봐.. "
" 미안해.. 혜정아.. 이럴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
" 야.. 늦겠다.. 빨리 가.. 인사는 내일해도 돼.. "
" 그럼 먼저 가볼께.. 진짜.. 미안해 혜정아.. "
급히.. 태근이가 오락실을 나가고..
저 혼자 멍하니 남아.. 있었죠..
" 아씨.. 한눈팔다 죽었잖어.. "
저도 오락실을 나오고.. 넋나간 인간처럼.. 생각없이 집까지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 아.. 심심해.. "
문득 길을 걷다.. 한 가지 재밌는 묘책이 떠올랐는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군요..
" 심심한데.. 성민이.. 이 자식한테 전화나 해보자.. "
곧바로 성민이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 이 자식.. 왜이리 빨리 안 받어..!! 심심해 죽겠는데.. "
5분간 계속 핸드폰을 붙잡고 있어도.. 끝내 받지 않더군요..
" 이 자식이.. 이럴거면 전화번호는 왜 가르쳐 줘가지고.. "
금새.. 끓는물에 데쳐진 채소처럼.. 축 늘어져 버린 느낌이었습니다..
또 무작정 길을 걷는데.. 문자 한 통이 날라오더군요..
『 야..!! 나 야자하는 데 전화하면 어떻해..!! 걸릴뻔 했잖아.. 』
그래도.. 전화 대신.. 문자라도 오니까.. 금새 기분이 풀리더군요..
『 아.. 일부러 골려주려고 한거야.. 키힛.. 나 잘했지..?? 』
저도 문자놀이나 하며.. 얼굴엔 웃음을 띈 채.. 길을 걸었습니다..
『 이 오빠가 그렇게 그리웠쪄..?? 전화도 하게..?? 다컷네.. ㅋ ㅋ 』
『 헛소리하지마.. 순전히 골려주려고 그런거야..!! 』
『 둘러대는것도 귀엽단말야.. ㅋ ㅋ 』
『 야.. 나 춥고.. 배고픈데.. 나 먹을것좀 사줘.. 』
『 우리학교 찾아와.. ㅋ ㅋ.. 그럼 사줄께.. 』
『 진짜.. 너희 학교 찾아가면.. 사줄꺼지..?? 』
『 아무렴..!! 언능찾아와.. 나 영x고.. 1학년 6반이다.. 』
『 영x고..?? 여기서 그리 멀지도 않네.. 심심한데.. 학교구경이나 할까? 』
『 오옷.. 진짜야..?? 진짜와..?? 진짜 오면 내가 맛있는 거 쏜다.. 』
『 오호라.. 그래..?? 나 진짜 찾아갈거니까.. 준비해라..!! 누나간다.. 』
영x고.. 저희 학교에서 버스 타고 10분만 가면.. 있는 학교..
오늘은 왠지.. 그냥은 집에 들어가기가 싫어서.. 기분겸.. 그놈의 학교로 찾아갑니다..
찾아가면 먹을 거 사준대잖아요.. ㅋ ㅋ..
To be Continued..
P.S : 이전 글이 보고 싶으신 분은.. " 작성자 " 란에 제 아이디를 치시면.. 읽으실 수 있습니다..
그다지 글 실력이 없어서.. 아마 재미는 없으시겠지만.. 그래도 읽어주신다면 감사히 여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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