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자의 압박

마티아스_ 작성일 05.10.09 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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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자의 압박]






얼굴에 흐르는 개기름마저 오뚜기 참기름만큼이나 가치있어보이던

꽃다운 21살! 2001년도 자취시절 때 일이다...




왠만한 지식이면 전자사전처럼 다 찾아주는 네이버로도

채 검색이 되지않는 어느 깊은 시골 모 대학에 입학한 나...-_-

입학을 며칠 앞두고 내가 1년동안 살 자취방을 찾아

학교 앞을 한참이나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중년의 아줌마가 내 앞에 나타났다.



아줌마: 학생!


활화산: 헙... 제 앞에 혜성같이 등장한 아줌마는 누구셈?


아줌마: 학생 보아하니 자취방을 찾고있고만!
더 헤매봤자 다 거기서 거기야. 날씨 추운데
괜한 고생말고 우리 원룸으로 가는게 어때?


활화산: 추운 날씨따윈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설사 부랄에 수정고드름이 열릴 지언정 제가
1년동안 살 곳인데 그렇게 대충 선택할 순 없
습니다! 전 좀 더 다른 곳을 둘러볼랍니다.


아줌마: 우리 원룸 선택 안하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텐데...
우리 원룸 거쳐간 학생들이 대부분 못되도 변호사, 의사,
판사, 검사.....등등 거의 다 크게 성공했다지! 으흐..


활화산: 예~?! 네이버로도 검색안되는 초삼류 대학인
우리학교에서 판사, 의사, 변호사가 나왔다구요?!
이햐~ 이 아줌마! 구라를 SF 공상과학 판타지로 치시네!
혹시 스필버그 여동생이세요?-_-





도대체 방이 어떻게 생겨먹었길래 이 아줌마가 이렇게 오버하나...

어차피 둘러보는 거 그냥 한번 보기로하고 이 아줌마 뒤를 따랐다.

원룸에 도착하자마자 아줌마는 아주 자신있게 방문을 열어보였다.



아줌마: 자! 어때? 방에서 귀티가 좌르르 흐르는 게
보자마자 아드레랄린이 콸콸 쏟아지지 않네?!
마음에 미친 듯이 들지? 호호호~


활화산: 저기요... 방 넓은 건 참 좋은데, 시설도 딴 곳보다
부족하고 주변환경도 좀 그렇고 살기에 좀 불편해보이네요.
1년동안 살 집인데 신중하게 골라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한데요,
그냥 다른 원룸 알아보러 갈게요. 이곳은 좀 아니네요.
그럼 안녕히 계세...


아줌마: 우리 원룸은 3분의 2 이상이 여학생인데...
언뜻 보면 여학생 기숙사같은데...


활화산: 1 년간 잘 부탁드립니다! (__)




난 이렇게 신중에 신중을 거쳐 이 원룸을 선택했고-_-

1년간의 심상치 않은 자취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정말 이 아줌마 말대로 이 원룸에는 여학생이 3분의 2 이상이었고

언뜻보면 여학생 기숙사같은 모습을 풍길 정도였다.

워낙 남학생들이 적게 살다보니

과연 이 원룸에 남학생이 살고있기는 한걸까하는 의문마저 들었고

아프리카 피그미족 사이에서 백인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보기 힘들었다.-_-




그런데 막상 몇달 살아보니...

여학생들이 많은게 그리 좋을게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는 슬슬 여학생 많은 게 짜증이 날 정도였다.

이 생각은 나말고도 몇 안되는 남학생들 모두의 생각이기도 했다.

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됐냐면은

이 원룸에 딱 한대뿐인 세탁기때문이었다...




원룸 아줌마는 이 세탁기를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 공동으로 쓰라고 설치한 것이었지만...

원룸에 여학생 수가 워낙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럼에 따라 여학생들의 빨래량도 어마어마하게 많았기에

남학생들은 세탁기가 공동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차마 같이 쓸 엄두를 내지 못했다.



세탁기를 열 때마다

여학생들의 브라자, 빤스등 예민한 빨래가 많았던지라

몇 안되는 남학생들로서는 같이 세탁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이 한대뿐인 세탁기가

여학생층에 설치되어 있어서 더더욱 그러했다.




압도적으로 많은 여학생 수와 여학생 층에 설치되어있는 세탁기...

이런 실정이다 보니 세탁기는 모두 쓸 수있는 공동물건임에도

그렇게 점점 관습처럼 여학생들만의 전용 세탁기가 되어가고 있었고,

남학생들은 허구헌날 화장실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씨바씨바를 노동가삼아 손빨래를 해야만 했다......-_-




아예 원룸에 세탁기가 없었다면

그런가보다하고 별 군말없이 손빨래를 했을텐데...

여학생들이 세탁기를 주구장창 돌려대니

어디 남학생들 마음이 베베 꼬이지 않을리가 있겠는가!



죽을 힘을 다해 손빨래를 하고있다보면,

위에 여학생층에서 힘차게 돌아가고 있는 세탁기소리가

열려진 화장실 창문 틈새로 스믈스믈~ 흘러들어와 내 귀에


손빨래 하니까 좋아~?

팔에 근육생기니까 좋아~? 으응~?

...이라고 감미롭게 속삭여주고는 했다.....-_-;




나를 비롯한 남학생들은 주인 아줌마를 볼 때마다

손빨래에 대한 고충을 호소하며

남학생 층에도 세탁기를 추가설치해달라고 건의했다.



하지만 주인 아줌마는 얍실스럽게 귓구녕을 후비적거리며

우리의 의견을 먼산의 개짖는 소리듣 듯 흘려들을 뿐이었다.

결국 몇 안되는 남학생들은 만적의 난 일으키는 심정으로

주인 아줌마 방문 앞에서 매일같이 시위를 벌였다!



활화산: 원룸측은 남학생 전용 세탁기를 추가설치해라! 추가설치해라!

남학생들: 추가설치해라! 추가설치해라!


아줌마: 아니, 이게 왠 깜찍한 플레이?! 내 살인스크류 톱날펀치가
니네 코뼈를 베이비파우더로 만들어버리기 전에 어서 해산못했?!-_-+


활화산: 남학생층에도 세탁기 한대 설치해요~!
여자애들은 허구헌날 위에서 세탁기 돌려대고
남자애들은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선 손빨래하고...
손빨래 이제 지겨워죽겠어요! 손빨래의 손 자만 들어도
오바이트로 레이져쇼하기 직전이라구욧!!


아줌마: 같이 쓰면 될 거 아냐?! 저거 같이 쓰라고 놓은건데 뭐!


활화산: 누가 같이 쓸 줄 몰라서 안써요?!
세탁기 쓸려고 갈때마다 여자애들 빨래 산더미처럼
돌아가고 있으니까 그렇죠! 그리고 안에 브라자랑
팬티도 많은데 어떻게 같이 돌려요? 어우~ 몰라!(*__)




아줌마는 세탁기 같이 쓰라고 놓은 것이니 같이 쓰면 될것 아니냐 했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쉽냔 말이다!

만약 같이 빨래를 넣고 돌렸다고 생각해봐라.



탈수까지 자동으로 다 끝내놓는 이 세탁기안에서

수많은 빨래들이 안 그래도 정량초과라 잔뜩 뒤엉킬텐데...

특히 수많은 브라자들로 인해 그 뒤엉킴은 더더욱 심했다.-_-

남학생들이 자신의 빨래를 그 수많은 여학생들의 빨래더미 속에서

신속하게 찾아내고 분리해내는 것이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기빨래를 찾아내다가

여학생들 눈에라도 띄게되면 변태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왜냐면 탈수 후 잔뜩 뒤엉킨 빨래들 속에서 자기 빨래를 찾아내려면

어쩔 수 없이(?) 여학생들 속옷 등에 손을 대야만 하는 상황인지라...



다시 말하지만...

어쩔 수 없이.....*-_-*




남학생들: 제발 남학생층에도 세탁기 한대 더 놔줘요!
손빨래 지겹다구요! 위에서 여자애들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들릴 때마다 정말 고막을 북북 찢어버리고 싶다구요~!! T 0 T


아줌마: 이런 헛소리에 일가견이 있는 것들!
고작 10 명도 안되는 니녀석들때문에 그 비싼
세탁기를 사라고~?!! 훗~ 유머감각이 정말 뛰어나셩! ~(-_-)~


남학생들: 소수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되죠!
여자애들이랑 돈 똑같이 냈는데...


아줌마: 흐음~ 그래? 만약에 니네가 나한테 아구창 100대씩 맞고도
존슨즈 베이비로션 모델처럼 해맑게 웃을 수 있다면
내 한번 진지하게 생각은 해보지! 어때~?


활화산: 아~ 나! 이 아줌마 어처구니를 땅속에 암매장시키셨네!
정말 계속 이렇게 사상 불순하게 나오실 겁니까? 자꾸 이렇게
나오시면 저희 정말 못참습니다! 저희도 다 생각이 있...



아줌마: 근데 활화산 학생은 도대체 두달 밀린 방세 언제 줄거야?
저번에 어머니께서 붙여주신 방세 술값으로 다 썼다고
집에 어머니께 전화를 한통 드려...


활화산: 자~ 여러분! 아주머니께서 피곤하시니
오늘은 이만 해산합시다! 그리고 어른한테 이런
태도 별로 좋지않습니다! 자자자~ 이만 해산! 해산!-_-)/


남학생들: 거 참...-_-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남학생들은 점차 세탁기 추가설치에 대해 체념해갔고

손빨래를 자신의 천명으로 받아들이다 못해,

다들 손빨래의 장인이 되어갔다.-_-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심하게 기분파였던 난 한달 생활비를 술값으로 한번에 다 몰아썼고

그 바람에 밥 한끼 못먹고 쫄쫄 굶는 생활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로인해 난 매일 극도의 나른시체모드로 방바닥에 널부러져 있어야만 했다.



길바닥에 돌맹이가 맛밤으로 보이고...

홈쇼핑 속옷모델들의 팬티마저 삼각김밥으로 보일 정도로

극도의 굶주림 상태였던 것이다.-_-


활화산: 아이고... 배고파... 아이고... 기운없어...
나 이러다 진짜 죽는 거 아냐...? 나가서 동냥이라도 좀 해볼까...;;



그런데 배고픈 것도 배고픈건데,

옆을 보니 방구석에 그동안 밀린 빨래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배고파 기운없어 손빨래를 못하다보니 나날이 쌓여버린 것이었다.

당장 갈아입을 팬티한장 없을 정도로 많이 밀린 상태였다.



빨래들: 야, 이새꺄! 너 진짜 빨래 안할래?!!
우리가 무슨 김치냐?! 왜 묵히고 지랄이야?!! 이 개색햐~!!! T 0 T


활화산: 알았어, 이새끼들아... 보채지마... 기운없어서 그래...
지금 빤다... 빨어.....



갈아입을 팬티한장 없이 빨래가 밀린 상태였던지라

이제 더이상은 이 빨래더미들을 방구석에 무작정 쌓아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심한 굶주림에 기력없는 난

이 많은 빨래들을 손빨래한다는 것도 도저히 불가능했다.



그렇다!

지금 내 몸 상태로서는 세탁기를 써야만 했다!

설사 변태로 몰려 여학생들에게 브라자 끈에 목이 졸려 살해를 당할지언정,

세탁기를 써야만 했다!!



순간 굳게 결심한 난 방구석에 쌓여있는 빨래산에서

마치 밥공기에서 밥한숟갈 떠내 듯

팬티, 양말 등의 급한 빨래 일부를 세숫대야에 담아

그 잘난 세탁기-_-가 있는 여학생층으로 올라갔다.



활화산: 그래! 죽이되던 밥이되던 일단 쓰고보자!
긴장할 거 없어. 넌 죄인이 아냐! 지금 나쁜 짓하는 게 아니라구.
원래 저 세탁기는 다 같이 쓰는 게 아니던가! 괜찮아! 긴장하지마...



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여학생 층 복도에는 그날따라 여학생 한명 보이지 않았고...

거기다가 마르지 않는 샘처럼

늘상 여학생들의 수많은 브라자와 팬티로 넘쳐나던 세탁기가

왠일인지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있는 게 아닌가!



심한 굶주림에 생명이 꺼져가는 그 극도의 상황속에서도

빨래를 한번 해보겠다는 내 그 마음에 하늘도 감동을 한 것일까!

하늘이 날 도와주고 있었으리라!!



사실 빨래 묵힌 정도로 보면 적어도 두세시간은

사골 우려내 듯 재탕, 삼탕으로 돌려줘야 하는데...

여학생들이 보기 전에 조금이라도 얼른 끝내고 싶은 마음에

이 세탁기에서 가장 짧은 코스인 49분으로 맞춰놓고

다시 내방으로 부리나케 내려왔다.



난 방에 들어오자마자 그새 며칠동안

빨지않은 팬티 속에서 몸과 마음 고생이 심했을

다리사이에 거주하고 있는 동생(?)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활화산: 미안하다. 정말... 내가 그동안 너한테
정말 몹쓸 짓을 한 것같다... 조금만 기다려.
49분 후면 천사날개쭉지보다 더 깨끗한 빨은
팬티를 입을 수 있어! 조금만 참아줘. 아무튼
너한테는 늘 미안한 마음뿐이야...


동생(?): 됐어.. 다 지난 일인데, 뭐...
그렇게 미안하면 앞으로는 자주 좀
빨아입어줘. 내가 배추겉저리가 아니잖아?
제발 절이지 좀 말라구! 야한 영화보고나서만
날 애지중지하지말고 평소에도 좀 잘하란 말이야!


활화산: 그..그래....-_-;;




그렇게 49분 후 깨끗해져 있을 빨래를 기대하면서

자취방에 드러누워 TV를 보며 시간을 기다렸다.

그러던 그때 자명종과 오락기로만 써오던-_-

핸드폰이 참으로 간만에

마치 자신이 핸드폰이라는 것을 홍보활동이라도 펼치 듯

탁상 위에서 미친 듯이 진동을 일으켰다!


(((((( 어언~~ ~ 어어언~~ ~ 어언~~ ~ ))))))



활화산: 뭐..뭐야?! 설마 지금 전화온거야?!
이거 혹시 신기루 현상 아니야?! 'ㅁ'


핸드폰: 빨리 안 받고 뭐해?! 두달만에 온 전환데
그렇게 멍하게 있다가 놓칠래?! 너 이 전화마저
놓치면 정말 기약없어! 빨리 받어, 이새꺄!
그리고 내가 전화를 걸고받는 핸드폰이라는 것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돼!


활화산:-_-;




누구지 하고 전화를 받아보니,

예상치도 못하게 평소 날 동생처럼 여기며 이뻐해주던 우리과 L양 누나였다.



활화산: 엇? 누나! 누나가 왠일로...?


L양: 너 보나마나 자취방에서 할 일없이 널부러져 있겠지?


활화산: 아니, 바쁜게 취미이자 특기인 저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저 지금 되게 바빠요!
조금 있다가 저녁 약속에다 술약속도 있고...
제가 얼마나 바쁜데요!


L양: 바쁘다고? 니가~?!


활화산: 크흑..!! 끝에 니가~? 가 사정없이 제 염통을 난자하는 군요...
예... 저 할일없이 널부러져 있는 거 맞습니다! 아니 혹시 제 방에
몰카 설치하셨어요?-_-


L양: 야! 청숭 그만떨고 당장 밖으로 튀어나와라!


활화산: 저기... 누나! 죄송해서 어쩌죠...
제가 49분 후에 정말 중요하게 할 일이 좀 있어서...


L양: 49분 뒤? 무슨 중요한 일이길래 그래?
그냥 나중에 하고 나와, 새꺄!


활화산: 아하하~ 누나 정말 죄송해요~
오늘은 영 안될 거 같아요. 다음에....


L양: 할 수 없지. 밥에다가 술까지 풀코스로 쏠려고 했는데...


활화산: 누나 잠깐만 기다리세요!
바람에 몸이 녹아흘러 머스타드 소스가 되도록 날아갈테니!*-_-*




돈 한푼없이 밥에 굶주려... 술에 굶주려 했던 난

끝내 L양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가 있는 호프로 향하고 말았다.

49분 후에 걷을 빨래를 뒤로하고 말이다...




우적우적~ 쩝쩝~ 냠냠~ 후루룩~ 아그작아그작~ 벌컥벌컥~



며칠동안 심하게 굶주렸던 난 언터테이커마냥

두눈동자에서 검은자를 없앤 채

앞에 밥이며 술이며 노가다판 삽질하 듯 미친 듯이 위장에다 퍼담아날랐다!

하마터면 테이블까지 씹어먹을 뻔 했다...-_-



L양: 야, 이새꺄! 예의상이라도
쏘는 사람 얼굴 좀 봐가면서 쳐먹어라!


활화산: 후루룩~ 우적우적~ 쩝쩝~ 누나, 죄송해요!
한가하게 누나 얼굴 바라보며 먹기에는 굶주린 제 위장이
너무 빠듯하네요! 냠냠~ 쩝쩝~ 벌컥벌컥~


L양:-_-;





그날 난 L양과 소주 세병씩을 마시고는

다섯걸음에 한번꼴로 길바닥에 나자빠지며

5분거리의 자취방에 1시간 반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무슨 국토대장정하는 줄 알았다...-_-



덜컹!!!


비틀비틀~ 휘청휘청~



활화산: 나의 사랑스런 자취방아~ 오빠왔다!
오빠가 오늘 기분 좋아서 술한잔 했어! 으헤헤~
술에 꼴아도 청순가련한 이 오빠를 미친 듯이 껴안아줘!
날 안아주지 않으면 방바닥에 오바이트로 십자수를 놓아줄테다!
오늘 이것저것 쳐먹어서 안그래도 뱃속에 재료도 푸짐하다구!
어때? 어디 산해진미 한번 맛봐볼테야?! 진수성찬 한상 거하게
차려줘? 쿠헤헤헤~ 쫄긴! 녀석... 조크야, 조크! 쿠헤헤헤~







독자분들...

너무 그렇게 보지마라...

그래... 나 술먹으면 백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븅신된다...-_-



아무튼 뭐 어쨌거나 저쨌거나...



참이슬에게 영혼을 송두리째 팔아버린 난

방에 들어오자마자 휘청거리며 쓰러져버렸다.

하지만 채 몇분되지 않아 다시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 술에 꼴은 와중속에서도 윗층 세탁기 안에 있을

내 빨래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오! 이 참이슬의 벽을 뛰어넘는 불굴의 정신력!+_+





시간은 어느덧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세탁기가 있는 2층 여학생층을 비롯해 원룸 전체가 불한점없이 어두컴컴했다.

난 그 술에 꼴은 와중에도

빨래담을 세숫대야를 잊지않고 챙기는 치밀함을 보여주었다.-_-


동생(?): 형! 나 감동지대 먹었어! 이 술에 꼴은 와중에도
나에게 빨은 팬티를 갈아입혀주겠다는 그 일념!
와우~ 형의 정신력이 가히 쥬얼리 8종세트인걸!-_-)乃


활화산: 난 술에 꼴아도 할일은 하고 잔다!
아무튼 묵은 팬티속에서 암울했던 지난날은
모두 잊어버리고 깨끗한 팬티속에서 다시
힘차게 새출발해봐! 니 꿈과 희망을 미친 듯이
펼쳐보란 말이야!



비틀비틀~ 휘청휘청~



난 비틀거리며 세탁기 앞에 다가섰고

깨끗해져 있을 내 앙증맞은 빨래들을 기대하며

힘차게 세탁기 문을 열어제꼈다!


덜커덩~




허..허업!!!!


이..이게 왠일인가!!


내 빨래는 온데간데없이 여학생들의 수많은 브라자만 보이는 게 아닌가!

역시나 내가 술먹는 사이 이 빌어먹을 여학생들이

또 그새를 못참고 지네 빨래들을 잔뜩 들이붓곤

내 팬티, 양말과 같이 돌려버린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내 빨래가 수많은 브라자들과

스크류바처럼 칭칭 휘감겨있었다!

안 그래도 정량초과의 많은 양의 빨래들인데 몇차례의 탈수를 거쳤고

그리고 그날따라 유독 빨래 속에 브라자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다보니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난잡하게 뒤엉켜있었다!



브라자 정말 많았다!

전세계 모든 여성들이 다 이 세탁기 안에다

브라자를 벗어놓고 간 것만 같았다...-_-;;



활화산: 아악! 씨바!!! 뭔놈의 브라자가 이렇게 많아?!!
이뇬들이 무슨 브라자로 비엔날래를 열었나?!!



난 얼른 여학생들이 보기전에

이 브라자산에서 내 빨래들을 골라내야만 했다!

하지만 술에 꼴아 몸도 가누기 힘든 나에게는

브라자끈에 칭칭 휘감긴 빨래를 풀어 빼낸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난 내 팬티를 발견했고

세숫대야에 담을려고 번쩍 들어올리니

마치 딸린 식구들이 아빠 따라오듯

칭칭 휘감긴 브라자들이 같이 딸려올라왔다.-_-;;



이순간 난 감히 브라자끈을 풀 엄두를 내지 못했고

술에 잔뜩 꼴은 나에겐 이 칭칭 엉킨 브라자끈은

영원히 풀 수 없는 뫼뵈우스의 띠와도 같았다...

그저 내 빨래에 딸려올라오는 브라자들을 떨어뜨릴려고

죽어라 탈탈탈 흔들어대는 게 술에 꼴은 나에겐 전부였다.



활화산: 이 씨발브라자가!! 이거 놔! 이거 안놔?!!
내 팬티 어서 놔줘! 놔! 안놔? 야 브라자! 정말 이럴래?!
라자 너 이새끼! 너 이게 무슨 억하심정이야?!!
니가 이래서 도대체 얻는 게 뭐냐고?!
말을 해봐! 이새꺄!!!





그렇다...


브라자가 미치지 않는 이상

대답할 리 없었다......-_-;;





아무튼간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술기운에 점점 몸은 말을 안들었고,

정신이 혼미해져 두눈은 자꾸만 감기고...

또 여학생들이 언제 나타날 지 모르는 극도의 불안감!!



내 빨래들에 덕지덕지 엉겨붙은

그 빌어먹을 해파리같은 브라자들!!

난 이것들을 떼어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다못해

급기야 나중에는 제발 떨어져달라고

앙탈부리 듯 무릎을 꿇고 빌기까지 했다...-_-;;



하지만 이런 나의 필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브라자는 단 일말의 물러남도 없이 요지부동이었다!



술기운에 전신이 다 마비되버린 나도

그나마 남아있던 기력마저 모두 빠져버렸고

잠시 쉬었다 하자하는 마음에

들고있던 내 팬티를 칭칭 휘어감은 브라자들과 함께

세탁기 옆에 쓰러지 듯 주저앉아버렸다.



활화산: 헉..헉... 에잇~씨부럴...!!! 술만 안 취했어도
니깟것들쯤은 아무것도 아닌데... 나중에 술깨면 보자!
헉..헉... 징한 것들.....



내 팬티도 빠져나오고 싶어 발버둥을 쳐보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브라자의 끈이 아나콘다의 또아리처럼

더더욱 강하게 압박하고 들어올 뿐이었다...



난 주저앉아 이 빌어먹을 브라자들을 잠시 멀뚱히 바라보았다.

계속해서 만지작거리다보니 이것들이 보통 브라자가 아닌

안에 스폰지가 장착된 기능성 뽕브라자임을 그때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활화산: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뽕브라자라고 하는건가...?
아니 이뇬들은 무슨 브라자에다가 카스테라를 달고다녀?!
이거 뽕이 너무 과한 거 아냐?! 이게 무슨 뽕이야?! 매트리스지!
이햐~ 이거 방방타도 되겄네!-_-



그때서야 난 새로운 사실을 알 수가 있었다.

여자들에게는 화장빨, 조명빨 그리고...


브라빨...-_-





활화산: 아이고... 내가 술쳐먹고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냐...?
한심한 새끼... 브라자 끈하나 못풀어서.... 크흐흐....
그래... 인생 뭐 있어...? 그냥 가는 거야.... 그냥 가는 거라구...
오늘 못 풀면 내일 풀면 되는거지, 뭐.... 브라자 니깟게 날.....
음냐음냐...... 인생 뭐 있.......그냥 가는 거.......음냐음냐...Zzz....



Zzz.....-_-














아니 이 학생이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얏?!!!
학생! 활화산 학생!! 어서 안 일어나?!!! 일어낫!!!!!



부시시...


활화산: 음냐음냐... zz... 뭐..뭐야...?



어느순간부턴가 들려오는 호통소리...

그 소리에 부시시 눈을 떠보니....






오! 지져쓰.......!!!!!





날 둘러싸고 내려다보고 있는

5명의 여학생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고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주인 아줌마가 두눈에 살기를 이글거리며 서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내 손에는 3개의 브라자가 야무지게 쥐어져있었다....

마치 그 누구에게도

이것만은 절대로 안뺏길거얌! 하는 것처럼...-_-



씨바...


밖에서 아침 참새가 지져귀는 걸 보니

세탁기 옆에서 잠이 들었나보다......



난 그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

내가 퍼펙트하게 좆이 됐음을......-_-;;




여학생들은 날 혐오스러워하는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변태새끼를 비롯한 아주 휘황찬란한 욕설을

하늘에 축복의 눈꽃송이처럼 내려주고 있었다.-_-



아줌마: 활화산 학생 그렇게 안봤는데......
요즘 여학생들 속옷이 자꾸 없어진다, 없어진다 하더만...-_-+


활화산: 아..아니에요~!! 이건 오해에....





오해라고 외치기에는...

그순간 내 손에 들려있는 브라자가 너무 많았다.......


-_-




잠시후 내 시야에는....


나를 향해 날라오는 여학생들의 발들과

살인스크류톱날펀치를 날리기 위해

막 회전을 시작하고 있는 아주머니의 주먹이

한편의 아름다운 풍경화처럼 담겨지고 있었고...



그순간 지난 날의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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