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 인트라넷 소설 novel(81~90)

상처 작성일 07.08.29 08: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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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81~90)★☆


-81- 戀人(연인)(1)

드디어.. 3학년의 시작이 왔다.. 봄향기를 맡으며.. 예전과 다를바 없는...

하루하루가 될 것이다...

아!! 한가지 달라진게 있다면... 지금 내 옆에는.. 스댕오빠가..있다는 점이다...


“서연아...”

“네??”

“도망가자-0-;”

“-_-어디가시려구요..”

“날씨두 좋은데.. 첫날부터 무슨.. 수업이냐..-0-도망가자..”

“-_-;;안되는데..”

“까짓거 가자~”

“흐음...”

결국 오빠의 설득에 못이긴척.. 따라나왔지만.. 내심.. 따스한 봄 햇살이...

도망치는 나의 발걸음조차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헤헤.. 날씨 너무 좋다~~”

“그치??”

오빠와..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벤치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때쯤..

여자 2명이.. 오빠에게 말을 건낸다..

“안녕하세요~~ 오빠..^-^”

“앙.. 그래.. 수업가니??”

“네..^-^”

“후훗.. 그래 수업 잘듣구.. 나중에 보자...”

“네...>▽< 나중에 술 사주셔야되요~~”

“그래..”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고 자리를 떠나는.. 그 애들의 뒷모습을 보며...

오빠에게 말을 건냈다..

“누구에요??”

“우리과 1학년..-_-”

“흐음...-_-+”

“뭘.. 그렇게 살벌하게 쳐다봐??”

“오빠를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어여..-_-+”

“하이구....킥킥...”


오티를 다녀온 오빠는.. 나와는 달리.. 많은 후배들을 알게된것 같았다..

솔직히 내심.. 불안하기도 하구.. 부럽기도 하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고.. 믿는 오빠이기에.. 그리 대수롭게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와 있는 내내.. 쉴새 없이.. 쏟아지는.. 후배들의 전화는.. 나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기엔..

충분한 밑받침이 되어주었다...


“..........”

“왜그래??-_-?”

“저랑 있을 때.. 따른사람이랑 전화하는거 시러해요...”

“아..알았어..-_-;; 조심할게...”


다시금 환하게 웃음지으며.. 나의 손을잡는 오빠에게.. 계속 인상을 찌푸릴순 없었다..

애써 화난척.. 오빠의 손을 뿌리치며 걸었지만... 계속해서.. 애교를 부리며..

나를 쫓아오는 오빠는... 정말 미워할수 없는.. 사랑스런 사람이었다...








여기는.. 신입생 환영회장이다..

오빠와 나는... 수업을 도망간 뒤라.. 제일 늦게 연락을 받아 도착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고.. 신입생들을 챙기는.. 2학년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도착할수 있었다...

“어머.. 서연언니 지금와요?..”

2학년 세화가 나를 보고.. 방긋 웃으며 말을걸었다...

“세화구나.. 응... 지금에서야 도착했어.. 와.. 사람 마니두 왔네??”

“네..언니.. 스댕오빠두 방학 잘 보내셨어요??”

“앙..^-^”

“쿡쿡.. 두분 너무 붙어다니시는거 아니에요?? 샘나게..”

“얘는.. 이상한 소리하지말구.. 신입생들이나 잘 챙겨...”

“쿡쿡.. 알았어요... 저쪽에....앉으세요.. 아까부터 언니 찾는 사람한명 있을꺼에요...”

“누구??”

“가보시면 알아요..^-^”


세화의 말에.. 오빠와 나는 서로 얼굴을 번갈아가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몇몇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고.. 우리의 등장과 동시에...

시끌벅적한 한 남자가.. 크게 소리질렀다..

“야!! 이서연~!! 왜케 늦게와!!!”

나와 서연이는.. 동시에..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_-a

“현철아!!! 이게 얼마만이야~~!!!”

“어라?? 스댕형두 있네...캬캬캬.. 잘지냈어요??”

“와우-0- 이자식.. 휴가나왔다구 연락두 없이.. 왠일이냐..”

“왠일은요... 어제 나왔는데..”

“그래??.. 이제.. 상병쯤 됐겠다??”

“후후.. 그렇죠 머...”

“짜식.. 얼굴두 까무잡잡 한게.. 이제 티좀 나네”

“그래요?.. 그렇다구 제 인기 어디 가나요....흐흐..”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너무 방갑다 야...”


스댕오빠는.. 진심으로 현철이를 반겼고.. 나역시 그랬다...

술자리도 어느덧 무르익어 갔고.. 말이 신입생 환영회였지..-_- 현철이 환영회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현철이 주변은.. 시끌벅적 했다..

하긴.. 현철이의.. 귀공자같은 타입은... 누구나 좋아할법 하다..^-^

벌써부터.. 몇몇 신입생 여자아이들은.. 현철이 옆에 찰싹 붙어 앉아.. 일어설줄 몰랐다..

“서연아.. 이쪽에 앉아봐...”

“그래..^-^”

현철이가.. 다정스럽게.. 나를 부르자.. 스댕오빠는.. 입을 삐쭉이며.. 다른자리로 가서 앉았다..



“헤헤.. 오빠.. 삐졌나봐...”

“흐흐.. 보기좋다... 스댕형이랑 사귀는거야??”

“응..^-^”

“오올.. 역시.. 스댕형.. 사귄지 얼마나 됐는데??”

“얼마 안됐어.. 이제 100일 다되가는걸...”

“음.. 그랬구나..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나~쁜넘.. 치사하게 연락두 한번 안하구.. 이제와서 그게 궁금하니??...”

“미안하게 됐다..^-^ 조금은.. 너랑 형이랑.. 가까워 질.. 필요가 있다구 생각해서.. 일부러”

“........”

“이제.. 사귀게 됐으니.. 자주 연락해두 되겠네...^-^v"

"그래.. 언제 한번.. 오빠랑 면회갈게.. 주소도 알려주구 가...편지써줄게...“

“그래주면 고맙지...후훗..”

“저어....”

뜻밖의 목소리에.. 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빨갛게 볼이 상기되어있는.. 한 남자아이를 보았다.. 처음보는 얼굴인걸 보아...

아마도 신입생인 것 같았다...

이미 많이 마셨는지.. 눈이 이미 풀려있었고...뭔가를 말하려는 듯 우물쭈물 거리며 서있었다.

“왜??.. 무슨 할말있니??”

“네?.. 아.. 저기요!! 선배님!! 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뭐??”

갑작스런.. 말에.. 주변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더욱 당당하게.. 선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연히..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을.. 그 아이의 당당함에.. 타이밍을 놓치고...

우물쭈물 하고 있을때.. 현철이가.. 말을 가로챘다..

“서연이.. 남자친구 있어....쿡쿡..어떡하냐...”

그 남자 아이는.. 안타깝다는 듯한 눈초리로 나와 현철이를 번갈아 봤다..

“혹시.. 선배가 누나 남자친구세요??”

난..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얼굴만 빨갛게 달아올랐을 뿐이었다..

“아니.. 그렇게 되고싶어하는 사람중에 하나지... 쿡쿡쿡...”

“-_-?네?”

“얘 남자친구 저쪽에 있자나... 아저씨야 아저씨...”

그 아이는 스댕오빠쪽을 쳐다봤고.. 나역시 오빠를 한번 쳐다봤다...

-_-;;;




“하하하하.. 그랬구나~~ 술 잘마셔??”

온통 여자 후배들에 둘러쌓여있는-_- 스댕오빠는.. 우리를 의식하지도 못한채..

세화를 비롯.. 현정이.. 기타 여자 후배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오빠!!!”

난-_- 기가막혀.. 오빠를 흘겨보며.. 소리를 질렀다..

순간.... 조용하고도 싸늘한 기운이.. 술자리에 맴돌았고.. 나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주목되었다









-82- 연인(戀人)(2)

“헉-0-;;”

오빠는 꽤나 당황해했고.. 그 장면을 즐기는듯한 현철이의.. 웃음소리에.. 고요한 적막감이..

깨져버렸다...

“푸하하하..... 진짜...”

-_-

“너나.. 스댕형이나.. 하나두 안변했구나.. 1년이나 지났는데도 그대로야...”

“-_-몰라.. 나 집에갈래...”

“진짜.. 잘어울린다.. 너랑 형이랑..”

“뭐가잘어울려!! 저런 바람둥이랑..-_-+”

자리에 일어선 스댕오빠는.. 미끄러지듯 내 옆으로 다가와...



빌었다-_-;;

“미안..-_-그게.. 너랑 현철이랑 너무 재밌게 놀다보니까...”

“그래서요??-_-?”

“아니.. 현정이랑 세화가 있더라구..-_- 그래서 같이 술먹다보니까..”

“안물어봤는데요..-_-?”

“아잉.. 삐지지말구... 내가 잘못했어...-0-”

“오빠가 뭘요??..”

“흑흑...ㅠ_ㅠ미안해.. 안그럴게..”

“칫...”

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입을 손으로 가리고 웃는 아이들도 더럿 있었고.. 오빠의 행동에.. “귀엽다”

라고 주절대는.. 아이들을 흘겨보고는..-_-

화장실앞에 도착했다...

막상 도착해보니..-_- 할게 없었다...

볼일이 급해 온것도 아니었고.. 더운것도 아니고...



‘그냥.. 바람좀 쐬면 되지 모...’


애써.. 나의 행동을 정당화 시키려고.. 밖에 비치되어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밤하늘의 별이.. 유난히도 밝게 빛나는 것 같았다..

“바보...-_-”

난.. 아까 오빠가 히죽거리는 모습을 떠올리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누가 바보라는거야??”

뜻밖의 말에.. 뒤를 돌아보았다..

“나한테 그런건 아니겠지?-_-?”

“너 말구... 오빠말야...”

“쿡쿡...”

현철이는.. 상황파악두 못하구.. 매일 저렇게 웃는다... 웃음이 헤픈녀석...

“자꾸 웃을래?.. 난 기분 안좋단 말야...”

“속좁긴.. 뭐.. 형두.. 너랑 나랑 둘이서만 얘기하는거 보구....기분 좋았겠냐?”

“-_-그거랑 이거랑 같냐??”

“다를건 뭐냐..-_- 비슷하지...”

“오빠두.. 너두.. 여자 맘을 너무 몰라..-_-”

“큭큭.. 그래.. 알았다...”

현철이에게 이런말 하는것도 그리 좋을 것 같지는 않아.. 화제를 바꿨다...

“요새.. 너무 날씨 좋치 않니??”

“후훗.. 그래... 참 좋지...”

“갑자기.. 왜 분위기를 잡고그래...”

“^-^.. 내가 잘못생각했네...”

“뭘??”

“하나두 안변한건 아니구나...”

“무슨소리야??”

“그냥.. 지금 니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그런 착각이 들었나봐...”

“-_-?”

“생각보다 너 마니 변했는걸??”

“뭐가 변해?.. 난 그대론데..”

“너 이렇게 활발한애 아니었자나.. 조용했었는데...”

“나.. 지금두 조용한 편인데-_-?”

“풋.. 그건 너 생각이구...”

“그런가?...”

말문이 닫혀버리자.. 우리 사이에서도 조금은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나의 콧잔등을 간지럽 혔고...

난 헛기침을 하며.. 어색한 자리를 바꿔보려 노력했다..

“어색하지?”

현철이가.. 먼져 말문을 열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되??”

“^-^..”

“..............”

“진짜... 보고싶었다... 꽤 많이..”

“..........”

“넌... 내 영원한 연인이자나...”

“뭐??”

뜻밖의 말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왜 놀래구 그래... 연인이란말이 이상해??”

“아니.. 그런건 아닌데...”

“쿡쿡.. 한문으로 풀어서 생각하면.. 하나두 안 이상하다 뭐..”

“한문으로??”

“그래.. 사모할 연(戀) 사람 인(人) 즉.. 사모하는 사람이자나...”

“...........”

“그럴싸하지 않냐?? 후훗..”

“그래..-_- 그럴싸하다...”


현철이...

물론 현철이가 마음에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 일지도 모른다..

오빠가 예진이와.. 나 사이에서 갈등을 했다면..

나역시.. 오빠와 현철이사이에서 갈등을 했었으니까....

오빠가 힘들 때.. 예진이가 힘이 되어줬듯이...

내가 힘들 땐.. 현철이가 있었다...

내가 신입생일 때.. O.T때부터.. 나에게 말을 걸어준건.. 현철이와 창현이 밖에 없었고

그중에서도 현철이가...

가장 나의 친한 친구가 되어 주었다...

연인...

사모하는 사람.. 현철이는 나를 그렇게 불러주었다...

나역시 현철이를 연인이라 부르고 싶다...

戀人 똑같은 한자지만..





[그리워하는 사람] 으로 말이다..









-83- 삐걱삐걱대며 돌아가는 세상...

오늘은 현철이가 다시 군대로 복귀하는 날이다...

왠지모를 섭섭함이 밀려와.. 눈물이 났다...

언제돌아올지 모르는 그 기약없는 기다림 앞에.. 내가 서 있는 건지도..

현철이는 돌아가기 전날밤

나에게 이런말을 했다..

“서연아..”

“응??”

“너두 조심해...”

“뭘?”

“사람이 사람을 사귀는데.. 가장 힘든 시기가.. 100일이라더라..”

“100일??”

“응.. 100일만 잘 넘기면.. 오랫동안 사귈수 있데...쿡쿡..”

“나랑 오빠랑 며칠뒤면 100일이얌... 그럼 걱정 없겠네..^-^”

“그래?.. 너 만큼은 잘 넘기고.. 오래오래 사귀었음 한다..^-^”

“걱정하지마... 나랑 오빠는 그런일 없으니까..”

“^-^”


일단은 그렇게 확고하게 말은 했지만...

마음에 걸리는건 사실이었다...

어째서 100일일까?...


오빠는 오늘도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둘러.. 나의 손을 잡고.. 백화점으로 향한다..

“갑자기.. 백화점은 왜요??”

“응??^-^ 글쎄.. 가보면 알아..”

알수 없는 미소를 지은채.. 난 오빠와 함께.. 근처의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대체.. 뭘까..?’

오빠는 이곳저곳을 기웃기웃 거리다가...

악세사리 코너에서 가던 길을 멈췄다...

“여긴 왜요??”

“응?.. 잠깐만..”


“요즘.. 반지 얼마나 하나요??”

“음.. 손님이 끼신 반지가.. 제일 잘나가는 상품인데.. 한쪽에 4만 8처넌입니다”


문득 오빠의 손에 껴져있는 반지를 보았다..

‘꽤 오래전부터 끼고다녔던거 같은데..’

사실 오빠 손에 껴진 반지를 거진 반년 전부터 봤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도 물어본적도...

그 얘기를 들어본적도 없었다...


“서연아.. 골라봐... 어떤게 이뻐?”

“전.. 아무거나 상관 엄는데요..”

“음... 이거 어때??”

오빠가.. 가리킨 것은 나와 취향이 다르게.. 심플한 디자인의 것이었다..

물론.. 나두 호화스러운걸 바라고.. 그런걸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이렇게..-_- 너무 단순한 것들 역시..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간단하면서도.. 무언가 의미를 담을수 있는.. 그런것들...

난 그런걸 좋아한다..

조금 어려운 얘기겠지만 말이다...


“저거 어때요?...”

내 눈에 띈... 한 반지를 가리켰다...

“음.. 이쁘긴 한데.. 너무 무늬가 많지 않아??..”

“........”

“뭐.. 너가 정 저게 맘에들면 그거루 하지 모..^-^”

“아뇨.. 오빠가 하고싶은거로 해요..전 괜찮아여...”

“흐음.. 어떡할까?...”

“이건 얼마구 저건 얼마에요??”

오빠는 가격이 내심 불안한지.. 가격을 물어보았다..

“음.. 남자분이 고르신건 2개에 8만5천원에 드릴수 있구요..”

“다른건요??”

“여자분이 고르신건.. 13만9천원까지 해드릴께요...”

“후우.. 그래요??”

난 아무말 하지 않았다...

오빠가 어떤걸 고르든.. 난 반지가 중요한게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오빠의 말을 천천히 기다렸다..

“아무래도..^-^;; 생각좀 하고 다시 올께요...”

“그러세요..^-^”


오빤 나의 손을 잡고.. 돌아서서 백화점 밖으로 빠져나왔다..

“후아.. 역시 반지값도 만만치가 않아.. 그치??”

“..............”

“왜.. 말이 없어?”

“아뇨.. 그냥.. 오늘 조금 피곤해서요..”

“어...? 그래?.. 그럼 가서 좀 쉴래?”

“네.. 오늘 집에좀 일찍 들어가 볼께요...”

“어쩔수 없지.. 그래.. 그럼 조심히 들어가구.. 바래다 줄게..”

“아뇨.. 괜차나요.. 혼자 갈께요..가다 들릴곳이 있어서요..”

“그래?... 괜찮겠어?”

“네...제가 어린앤가요...”

“그래.. 그럼 가서 연락하구...아라찌?”

“네.. 오빠두 조심히 가요...”

“^-^응”

고개를 끄덕거리며 손을 휘이 젓는.. 오빠를 뒤로 하고...

지하철역으로 들어섰다..

오늘 내가 왜이럴까...

무언가.. 괜히 짜증스럽다....

‘아까.. 그 반지가... 더 이뻤는데...’

괜한 아쉬움이 남았다... 이왕이면.. 남들보다 더 좋은것들을 하고 싶은것도...

여자의 마음중에 하날 것이다...

그리고 그걸 자랑하는.. 그런.. 마음도 없지않아 있던것도.. 사실이고..

오늘은 너무 우울했다...

비라도 내렸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하늘은.. 무성하게 햇빛만 내리쬐고 있었을 뿐이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난 잠에 들었다....





벨소리에 잠이 살짝 깼지만.....

난 받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84- 착각속의 나

“여보세요??”

“어.. 오빤데...”

“네...”

“일어 났네?? 어제 왜 전화 안받았어??”

“몸이 조금 피곤해서요.. 죄송해요..”

“아니.. 죄송할건 없고... 괜찮아??”

“네.. 조금 쉬면 괜찮아 질 것 같아요..”

“미안해.. 아무것도 도움이 못 되어 주네..”

“오빠가 왜 미안해요.. 휴우... 저 몸이 좀 피곤해서...”

“응??”

“끊을께요...”

“.............”

“오빠??”

“응?? 아.. 그래...하핫.. 몸조리 잘하고.. 쉬어..”

“네..”


전화기를 침대 옆에 두고는.. 감기지 않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상하다...

예전엔.. 오빠 목소리만 들어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었는데...

이젠.. 이렇게 쉽게 끊어 버리게 되다니...

방안에서만 있어서 그런지.. 안 아픈 몸도.. 정말 아픈 것 같았다...

거짓말로 내 뱉은 말이었는데..

정말로 아프게 될 줄이야...

손을 이마에 올려 보았다..

불덩이처럼 뜨거운 내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갔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거실...

불어오는 바람에.. 소름이 돋는다...

“아.. 추워...”

.. 물 한잔 마시는 일 조차.. 너무 힘들게만 느껴졌다..

캐비넷을 열어.. 감기약을 두어개 꺼내어 먹고는..

다시 침대위로가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다...

그래도 몸의 떨림은 멈출줄 모른다...

‘천벌을 받는건가?..후후..’

어깨를 감싸고.. 몸을 웅크린 채로 있으니.. 조금은.. 따뜻해졌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하다 못해.. 이내 곧 더워졌다...

몸은 움직일 수도 없을 정도로.. 아파왔다...

“아...아파...”

순간 울컥하는 마음이 생겼다... 누구라도 좋으니..

내 손을 잡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때...

내 머릿속을 번개 같이 스쳐지나가는 사람은..



[임마~ 아프지 말고.. 형이랑 잘 사귀고... 가끔 연락도 하고...흐흐]

[아프면 언제든지 나한테 와.. 내가 의사는 아니어도.. 너 어디 아픈지 정도는 아니까..훗..]

[넌.. 내 영원한 연인이잖아....]


“현철아....”

이불속에서.. 엉금 엉금 기어나와.. 핸드폰을 가지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현철이의 핸드폰으로 연락을 해봤지만...

부대에 다시 들어간 현철이가.. 받을리는 없었다..

“받아!! 바보야!! 받으라고!!

이렇게.. 아픈데... 아프면 자기한테 말하라고 했으면서... 뭐야....

나.. 정말 많이 아프단 말야.... 근데.. 왜 받지를 않는거야.....“


그립다.. 그 녀석의 품이..

눈물은.. 내 볼을 타고 흘렀고.. 이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렇게 현철이의 생각을 하면서.. 잠에 들었다... 꿈에서라도..

나를 간호해 줄거라 믿으며...그렇게 눈을 감았다..







[띠리리링...띠리리리링.....]

잠에든 나로썬 알 턱이 없었다...

벌써 5번째 전화가 오는건지 조차도...

[발신자 : 스댕오빠♡]



-85- I Believe..(1)

요새 부쩍.. 혼자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마치 우울증 환자 처럼..

오빠는.. 이런 나에게 아무말 하지 않는다.. 그저.. 씁쓸한 웃음만 지을뿐..

나에게 화를 내지도..

나를 다그치지도... 않는다...

마치.. 내가 이럴거란걸 알기라도 했다는 듯한.. 그 말투와.. 행동들...

나 자신도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저렇게 나에게 잘해주는 오빠....

대체 무엇일까.. 이 답답한 가슴은....

언제부터일까?.. 내가 이렇게 된게...

차분히 가슴을 쓸어 내리고... 생각을 해보았다..

‘현철이...’

현철이 때문이었을까?.. 현철이와 만난 이후부터.. 난 뭔가 이상했다..

하지만 현철이는 친구일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건... 언제나 오빠... 한 사람 뿐이었다..

그럼.. 현철이가 말하던 그게...

이런건가?...



[100일을.. 앞뒤로 헤어지는 사람이 많더라.....]

[너두 조심해...]



인터넷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문득 그런 한구절을 읽었다...

“권태기”

그 곳에선 권태기란걸 이렇게 정의하고 있었다...


이성간의 믿음이 깨어질 때 벌어지는 현상..

이성에게 무료함을 느끼고.. 함께있어도 즐겁지가 않다..

새로운 이성이 눈에띄고.. 이성의 소중함에 대해 잃어버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사소한것에 심적 부담감을 느끼고 새로운것들을 찾게되는..시기



나에게도 권태기란 시간이 찾아온걸까?..

인터넷을 끄고.. 베게속에 얼굴을 묻었다...

“때르르르르릉...”

전화??


“여보세요?”

“언니.. 뭐해요??”

“아.. 세화니?”

“네.. 언니 뭐해요?”

“그냥.. 집에 있어.. 왜?”

“지금 그러고 있을때가 아닌데....언니두 알죠....예진언니..”

“응.. 잘알지.. 왜??”

“예진언니.. 한국 왔어요...”

“뭐??”

“예진언니 한국왔다구요... 아까.. 스댕오빠 기다리는거 같던데..”

“지금 어딨는데?”

“모르겠어요.. 만난지는 모르겠는데..”


‘예진이가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순간.. 머리를 망치로 세게 맞은 듯이.. 윙윙거리는 소리와 함께.. 어지러웠다..

옛날의 악몽이 되살아나듯...

손까지 부르르 떨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스댕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오빠.. 저 서연이요..”

“아... 응...어쩐일이야??”

“음.. 그게.. 그냥 전화한번 해봤어요..”

“그래...”

“어디에요?”

“나?.. 지금 커피숍...”

“누구랑 있는데요?”

“응??... 그냥 후배랑 잠깐 왔어...”

“네에.. 그럼 이따가 전화할께요..”

“그래...”


뭔가 어색한 말투... 어눌한 목소리... 분명했다...

예진이와 함께 있는 것이...

난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갑자기 왜 이렇게 또 꼬이는걸까...

며칠전까지만 해도.. 참 행복한 시간들이었는데.. 왜 또 갑자기...이런 일들이...

오빠에게 배신감마저 들었다...

잡고있던 베개로 내 머리를 덮고선.. 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떴을땐.. 이미 해가 지고.. 하늘엔 둥그런 달이 어두운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부재중 전화가.. 3통이 있었다...

처음보는 번호..

직감적으로 예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보세요??”

“예.. 모르는 번혼데.. 전화하셨길래..”

“서연이니??”

“네.. 누구세요?..”

“나야~~ 예진이... 잘지냈어? 까르르~ 진짜 방갑다..”

역시.. 내 직감은 정확했다...

“그래.. 잘지냈니?..”

“응.. 잠시 시간이 비길래.. 한국에 왔거든.. 조만간 갈꺼야..”

“아.. 그래..”

“어디니?? 얼굴이나 한번 보자..”

“어?.. 나 집인데..”

“그래?? 나올래??”

“아니.. 오늘 내가 좀 몸이 안좋아서..내일 보자..”

“그럴래?.. 그럼 내일보자.. 푹 쉬고..”

“응...”



입장이 바뀌었다면...

나도 예진이에게 전화를 했겠지....

불길한 기운이 나를 감쌌다...





-86-I Believe..(2)

학교를 향해 달리는... 지하철 안은.. 조용했다..

밤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난.. 이렇게 새벽녘부터.. 학교로 가고있는중이다..

이렇게 또다시 예진이에게.. 오빠를 뺐길수 없다는게 어제 내린 내 결론이었다..

그리고..

명백히 오빤.. 내 둘도 없는 남자친구 이기도 하고 말이다...

“다음역은.. K대 입구..K대 입구..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익숙한 안내멘트에.. 난 몸을 일으켜 출구로 향했다...

아침 7시의 학교는 매우 한산했다..

잔잔히 흐르는 저 호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은은히 일렁이고 있었고...

그 광경을 바라보던 나는.. 그 자리에 멈춰섰다...

깊은 한숨이.. 절로 나왔고.. 나의 모습에 측은해 보였는지..

참새 한 마리가 날라와.. 내 옆쪽에 앉는다...

나도모르게 손을 가까이 대려하자.. 그 새는.. 나를 두고.. 멀리 날아가 버렸다..

문득.. 이러한 모든 상황이.. 나의 상황가 매우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들었다..

내가 가까이 가려하면 할수록.. 달아나 버리는.. 그런 것들...

내 인생.. 내 목표.. 그 모든 것들이.. 그에 해당했다...

그리고 오빠까지도..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수업시간 까지는 2시간이나 남아버려서...

독서실에가 잠시.. 책을펴고.. 읽었다...

깜빡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떴을땐.. 수업시간이 멀지 않은 시간이었다...

부랴부랴.. 가방을 다시 챙기고.. 수업에 들어갔을땐.. 5분정도 지각한 상태였다..

“왜이렇게 늦었어??”

오빠는.. 내 옆으로 자리를 옮겨와.. 앉았고.. 난 오빠의 얼굴을 살폈다..

“그냥.. 어쩌다 보니까.. 늦었네요..”

“나한테.. 화난거 있어?..”

조심스럽게 오빠가 말을꺼낸다.. 근래에 들어 나에게 처음으로 묻는 질문이었을 것이다..

“아뇨.. 그런거 없어요..”

오빠는.. 무언가 말을 더 하려다 말고.. 이내 교수님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온갖 잡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워..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지겹도록 긴.. 수업시간은 교수님의 “수업끝!”이라는 외침과 함께..끝이났다..

스댕오빠는.. 나의 눈치를 살피다가.. 그냥 혼자 일어선다..

그저 아무말 없이.. 강의실 문을 나서는 오빠에게..

미안했다...

수없이.. 마음을 다잡아야겠다고.. 나를 위안 삼았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이내 곧 싫증나 버렸다...

‘될대로 되라..’

라는.. 머리속이 맴돌자.. 스댕오빠 뒷 꽁무니를 쫓는걸 그만두었다..

공대앞으로 나오자... 누군가가... 나의 어깨를 툭 치며 말을걸었다..

낯익은 목소리...

“얘 서연아!!”

고개를 돌렸을땐..

정말.. 봄 햇살을 온몸 가득 다 받은 듯...

예전의 생머리는 온데간데 없고.. 굵은 웨이브가 더 성숙해졌다는걸 보여주고 있었다..

깔끔한.. 정장에.. 누구나 봐도 세련되보이는.. 악세사리들을.. 차고...

너무 예쁜 모습의.. 예진이가 내 눈앞에 서있었다...

“예진아...”

“잘지냈어?.. 어제 보려고 했는데.. 몸은 괜찮아??”

“어.. 좀 괜찮아졌어..”

예진이의 어깨너머로 담배를 피고 앉아있는 스댕오빠의 얼굴에..내 시선이..

고정되었다..

알아차렸는지.. 예진이는.. 스댕오빠 얘기를 꺼냈다..

“아.. 방금 수업이 끝났는지.. 나오더라구.. 잠깐 기다려달라구 했지..모..”

“........”

“같이.. 오랜 만에 얘기나 나눠볼까 해서...”

예진이의 목소리는 맑고.. 깨끗했지만.. 내 귓전에 맴돌다.. 이내 사그라 들었다..

내 눈에 비친건..

담배를 피는 오빠의 눈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초점없는 저 눈빛...

왠지 슬퍼보이는 저 눈빛....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이 모든 것이 그저 한편의 악몽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빠의 눈은.. 나를 향해 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으로 시선을 떨구었다...

예진이는 아무런 상황도 모른채.. 커다란 눈만 껌뻑이고 있었다...

“오빠.. 서연아.. 내가 좋은 커피숍 아는데.. 그리루 가자..^-^”

“........”

“........”


말없이 나와 오빠는.. 예진이를 따라 거닐었고..

예진이는 살며시.. 오빠의 손을 잡았다...

순간 오빠도 나도 당황하여.. 나의 눈치를 살피는 것을 보곤...

가슴이 뛰어오기 시작했다...

‘침착해야돼... 이런거에 화를내선 안돼...’

나름대로 나를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다...

이런 내마음을 아는지.. 오빠는.. 예진이가 잡은 손을.. 살며시 잡아 뺐다...

예진이는.. 순간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더니만...

이내 웃음을 머금고.. 그냥 당당히 걸어갈 뿐이었다...

‘불안하다....’

알수 없는 불안감이.. 점점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고..

오빠의 침묵에.. 난 더더욱 가슴이 아파왔다...

갑작스런 예진이의 등장은...

우리 사이를 과연 어떻게 만들어 놓을까...

나도.. 오빠도.. 예진이도.. 심지어 그 누구도 알수 없었다...




-87- I Believe..(3)

우리가 도착한 곳은 K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3층 커피숍..

제법 정경이 좋아.. 오빠와 가끔 찾던 곳이었다...

오빠는.. 창가쪽에 자리를 잡아 앉았고..

나와 예진이는 그 맞은편에 앉았다...

종업원이 메뉴판을 가져와 우리에게 주문을 강요했다..

“음.. 저는 카푸치노 한잔 주시고요.. 예진이는.. 웰치스 포도 좋아하지??”

“응..”

“웰치스 포도 하나랑.. 서연이는 뭐마실래??”

“........”




훗...

예진이가 좋아하는건 알고 있으면서.. 내가 좋아하는건 알지도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나와 자주 커피숍에 왔었으면서...



“전.. 딸기쥬스 마실께요..”

“맞다.. 딸기쥬스 좋아하지.. 그거 한잔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오빠는.. 싱긋 웃음을 머금고.. 예진이에게 말을걸었다...

“잘 지냈어??”

“뭘.. 어제 물어보고 새삼스레 또 묻냐??”

“응??”

순간 오빠의 얼굴에 당황함이 베어나왔다...

마치 거짓말을 하고 들킨냥...

‘역시.. 어제 만난 후배가.. 예진이였구나...’

내 눈치를 보는 오빠에게..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며... 괜찮다는.. 눈빛을 보냈다..

오빠는.. 빨개진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서연이는.. 그새 더 이뻐진거 같애.. 후훗..”

“아냐.. 너가 더 이뻐졌는데 뭘...”

“쿡쿡.. 말만이라도 고맙다 야..”

“아냐.. 정말이야.. 대게 마니 성숙해 보이는데..”

“고마워..^-^”

“넌 뭐하구 지냈어?..”

“글세.. 그냥.. 별다른일 없이.. 살았지 뭐..”

“그래...”

“넌.. 어떻게 지냈는데??”

“음.. 일본에서.. 이것저거 문화체험두 하고.. 배울것도 배우고...재밌었어..^-^”

“그랬구나.. 거기서 졸업까지 한다면서??”

“응..^-^ 요새 경영쪽에 관심을 가지게 됬거든..”

“경영??”

“응.. 아버지가 사업가 이시다보니까... 또 내가 외동딸이자나..”

“와.. 그럼.. 너가 아버지 사업 물려받는거야??”

“그럴지도..^-^ 그래서.. 열씨미 배워보려구..”

“그래... 그럼 언제 다시 돌아가??”

“이제.. 이틀정도 뒤에나 갈꺼야...”

“글쿠나...이틀동안 뭐하려고??”

“아직... 못한말들도 남았고.. 확실하게 매듭을 지을게 남아있어서...”

예진이의 눈이.. 스댕오빠쪽을 향한다...

아무말 않고 점잖게 담배를 피우던 오빠가.. 예진이의 시선을 느끼곤...

고개를 바닥으로 떨군다...

“그렇구나..”



잠시간의 침묵이.. 나와 오빠의 사이를 더더욱 어색하게 만들었다...

몇초가 몇시간처럼 더디게 흘러갈때쯤.. 다행이도 종업원이.. 침묵을 깨뜨려버렸다..

“주문하신.. 카푸치노, 웰치스 포도랑 딸기쥬스 나왔습니다..”

“네..”

“좋은시간 되세요..^-^”


좋은시간이 될 수가 있을까.. 이렇게 불편한 자리에서...

음료수를 마시던 예진이가.. 드디어.. 오빠쪽으로 돌려앉아... 본격적인 말들을.. 하려는 듯..

심호흡을 한번하더니... 말문을 열었다..

“오빠..”

“응??”

“왜.. 아무말도 안하구 있냐.. 재미없게...”

“아냐..^-^오랜만에 너희 만나서... 둘 보는게 너무 좋아보여서...”



거짓말...

이게.. 정말 가슴따뜻한.. 만남의 자리일까?...

잘 알면서도.. 저렇게 뻔뻔한 말을 하다니.. 오빠가 점점더 실망스러워 졌다...


“이제.. 그 이유를 나한테 설명해줄때가 되지 않았나?..”

“응??...”

먹던.. 카푸치노를.. 당황하듯 튀겨내는 오빠의 얼굴은..이미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마치 올것이 왔다는 냥..

“이제.. 알려죠.. 그말 듣기위해.. 여기까지 온거야...”

“.........”

“아직도.. 말 못해?..”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예진이가.. 빤히.. 내 얼굴을 보았다...

“서연이가 있어서 말 못하는거야??”

“아냐.. 그런것도...”

“뭐야 그럼..”

“................”

오빠는 끝까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음료수가 다 비워나갈 시간동안...

초조한건 나랑 오빠뿐만이 아닌가 보다...

예진이역시.. 말문이 굳게 닫혀버린.. 오빠 앞에서...

손수건으로.. 연신 얼굴을 닦아 냈다...



“여기요....”

“네에...”

갑자기 오빠는 종업원을 부른다..

“여기 생크림 케이크 두조각만 주세요..”

“네...”


갑자기.. 왠 뚱딴지 같은 케이크??

계속되는 오빠의 말에.. 난... 수저를 떨어뜨렸다...



“예진이..너.. 여기오면 꼭 케이크 먹었었자나...갑자기 생각나네..”

“아.. 맞다 그랬지..^-^ 고마워..”

“...............”



수저를 떨어뜨린 나를 보면서.. 오빠와 예진이는 깜짝 놀래는 눈치였다..

“왜그래?.. 괜찮아?..”

“응..”

“오빠.. 저 먼저 갈께요.. 저 몸이 안좋아서..”

“왜.. 같이가자...”

가방을 들고 일어서려는.. 오빠를.. 예진이가 한번 흘겨본다...

“아뇨.. 오빠.. 예진이랑 있어요.. 저 집에 갈께요..”

“괜찮겠어?..‘

예진이가.. 제법 근심어린 걱정의 눈빛으로 말한다...

“어...미안하다.. 내가 몸이 너무 안좋아서.. 너 왔는데도.. 반겨주질 못하네..”

“아냐.. 괜찮아.. 가서 몸조리 잘하구.. 푹 쉬어..”

“그래...”


먼저 자리를 박차고.. 커피숍밖으로 나왔다...




[음.. 저는 카푸치노 한잔 주시고요.. 예진이는.. 웰치스 포도 좋아하지??]

[뭘.. 어제 물어보고 새삼스레 또 묻냐??]

[예진이..너.. 여기오면 꼭 케이크 먹었었자나...갑자기 생각나네..]



하늘도 내 마음을 아는지...

잔뜩.. 먹구름이 끼어있었고...

흐르는 눈물은.. 감히 닦지를 못했다....



-88- I Believe..(4)

"괜찮아.. 너무 조바심내지마...“

“언니...흑흑.. 나 어떡해야되는거야?... 오빠 잡아야 되는거야.. 아니면...”

“서연아... 제발 침착하고.. 잘 생각해...”

“몰라...나 진짜... 열심히 해보려구 했거든??..”

“그래...”

“나 정말.. 사랑한다고 믿고 있었구.. 나도 그사람 사랑한다구 믿었는데...”

“너가 이렇게 노력하는거.. 나도 처음 봤어..그래도..”

“그래도 뭐!!!..”

울상이 된 나를.. 민경언니는.. 안쓰러운 듯 내 눈물을 닦아내어주고 있었다...

터져버린.. 내 눈물을.. 멈출수있게 해주는건..

두 사람밖에 존재 하지 않는다...

민경언니... 그리고.. 오빠...

오빠 때문에.. 흐르는 눈물을.. 언니가 감당하지 못하는걸 봐선...

아무래도.. 오빠에대한 사랑이.. 언니보다 크다는 걸.. 증명해 보이는 듯 했다...

얼마쯤 울었을까...

울다 지친 어린 양 마냥.. 난 언니가 권하는 맥주 한잔을 들어올렸다...

“서연아...”

“.............”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마.. 그 오빠두 다 생각이 있을꺼야...”

“.......옛날.. 예진이랑 좋았었던 생각이나 하구 있겠지...”

“확실한게 아니자나....”

“어떻게.. 내가 앞에 앉아있는데.. 그런 말들을 할 수가 있는걸까...”

“.............”

“나역시 오빠에대해 아는게 아무것도 없지만...”

“..........”

“오빠는... 나한테 관심조차 없는걸..”

“야.. 그건 아니다.. 스키장에서 일들이랑.. 바닷가에서 일.. 사소한걸 생각해봐...”

“분위기 였겠지.. 그건..”

“.............”

오빠에대한.. 미움이 커져간채.. 언니도.. 입을 닫았다...

그리고 이튿날부터...

오빠와.. 나의 냉전체제는.. 시작되었다...

작년 2학기때를 되새기는 듯.. 아무런 말조차 오가지 않았다...

정작 중요한 본인들은.. 아무말 없는데.. 괜시레 주변이 시끌시끌했다..

“스댕오빠랑.. 서연이랑 헤어졌다며?...”

“어머.. 어째.. 100일두 못가서 헤어지겠네...”

“내가 그럴줄 알았지...”

“그럼 이참에.. 스댕오빠한테 잘보여야겠다.. 쿠쿠쿠쿠..”


대학...

오히려 고등학교때보다.. 더 삭막한곳이 대학이란 생각이 든다..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철학관념들을 머릿속에 꽉 메운채...

남을 짓밟고 일어서야.. 인정받는.. 사회의 축소판...

그곳이 대학이다...

고등학교때는.. 그래도 정이란 것이 남아있었다...

그런 정이라는 개념조차 씨알머리 없이 사라져 버린.. 이 삭막한 대학...

‘휴학하구.. 조금 쉴까....“

휴학이란 시간이 조금 아깝긴 할 것 같았지만..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준건..

“야.. 서연아.. 어제 형이랑 무슨일있었는데...도통 형이 말을안한다..”

“창현아...”

“무슨일인데..”

“훗.. 아냐... 아무일도 없어..”

“아무일도 없긴.. 어제 형.. 울구불구 난리를 쳤는데.. 우리집에서.. 몇시간을 울었는지 아냐?”

“울어?? 오빠가?? 왜??? 뭐 잘못했데??”

“너 정말 형이랑 헤어진거냐?..”

“아니.. 안헤어졌는데.. 왜그러지??..”

옆에서 들리는.. 날카로운.. 현정이의 말...

“쟤도 울었네.. 눈가에 부은거봐...”

현정이는.. 좋은 친구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나에게 한번씩 기분 나쁘게.. 쏘는 경향이 있어..

가까이 하지 않는 친구중에 하나다...

창현이의 여자친구가 되어버린이상.. 어쩔수 없이.. 만나기는 하지만...


“그러고보니.. 너두 눈이 부은거 같은데??...”

“.......”

“아주..-_-쌍쌍이.. 잘된다 싶더니만.. 이게 또 무슨 꼴이래...”

“야!! 현정아.. 말좀 곱게해라.. 무슨 이유가 있겠지...”

“이유는 무슨.... 나 먼져 갈게...”

“야!! 이서연!!!”


도망쳤다...

그래.. 난 오빠처럼 아무말못하는 벙어리처럼.. 도망쳤다...얼마 지나지 않아..

스쳐 지나가는 그 짧은 순간 낯익은 남자의 향기에.. 오빠인걸 한 순간에 알았다..

나도모르게 돌아서서.. 그 로비에 앉아있는 남자를 보았다...

분명 오빠였다.. 캔커피 하나를 손에 든채 근심어린 표정으로 땅밑을 응시하는.. 그사람...

창현이 말대로.. 오빠의 눈가는.. 부어있었고.. 심하게 검으스름한...

눈밑이..

내 마음을 또 아프게 만들었다...

[아프지 말라고 했잖아요...]

내가 했던 말인데..

내가 아프게 하고 있는것같다.....

오빠의 아픈모습이 그렇게 보기 싫었었는데...

그 사람이.. 다시 아픈 것 같다..

가슴을 후벼파는 아픔이 계속됐지만... 미운 마음을 한웅큼 담아두고는.. 냉정히.. 돌아서서..

강의실 밖으로 나갔다...

오빠의 마음을..

알 것 같지만.. 이내 곧 틀어져 버린다...

날.. 정말 사랑하는걸까?... 아니면...


-89- I Believe..(5)

오늘은 예진이가... 일본으로 다시 돌아가기로 한 날이다...

오빠와 예진이가 만난 그 뒤로.. 난 한번도 예진이를 보지 못했다...

어디서 어떻게 또 그 둘이 만났을지도 모르고...

신경조차 쓰지 않기로 했다...

오늘은.. 오빠와 사귄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속에서.. 무언가를 바란다는건.. 우스운 거겠지..

그래서 그 또한 역시..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무거운 마음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것이었을 것이다..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도착한 곳은.. 도서관...

한편의 책으로.. 내 마음을 달래보려 애를 쓰고 있었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독서를 하는 도중...

난.. 한 여자의 사연에 귀를 기울였다...



[저는.. 한 남자를 너무도 사랑하는.. 19살입니다.. 제가 사랑한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그사람은.. 저보다 무려 6살이나 많은 25살 오빠입니다...

저희는 부모님 몰래.. 사귀기 시작했고.. 이제 어느덧 사귄지 100일이 되어갑니다..

제가 20살이되면.. 당당히 부모님께.. 교제를 허락받겠다는..

그사람이 사랑스럽기만 하답니다...

하지만.. 눈에 넣어도 안아플.. 제 이쁜 사랑이지만.. 때론 저를 괴롭히기도 하더군요...

대학생과 고등학생은 엄연히 차이가 있겠죠...

술에취해 비틀대는.. 그사람이 미웠고..

술주정 하면서 찾는 그 여자의 이름도 미웠고..

고3의 스트레스중에 하나인 “공부해!”라는 말을 외쳐대는 것도 미웠고..

자유로움보단 저를 구속하려는 마음을 가진 그가 미웠습니다...

그래서.. 저흰 100일이 되기 얼마전.. 헤어질뻔 했습니다...

아뇨.. 헤어졌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100일이라는 적은 시간동안.. 그와 있었던.. 모든 추억들이 떠올랐답니다...

그 추억하나 하나는.. 제 눈물로 쏟아져 내렸고...

지금 이렇게 후회를 하는것이겠지요...

제가 만약 이렇게 생각했었더라면....

술에취해 비틀대면서도.. 나에게 전화해.. 와달라는 그사람이 좋았는데...

술주정 하면서 찾는 여자보다.. 내 이름을 불러주는 횟수가 더 많았는데...

공부해!!라는 말은... 나의 앞날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그의 말이었을 텐데...

나를 구속하려는 것은.. 1년 뒤 진정한 자유를 보여주기위한.. 준비였을 뿐일텐데..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제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의 욕심이 이렇게 만들어 버린거라 생각이 됩니다...어쩔수 없겠지요..

혹시.. 이 방송을 듣고있을지도 모르는 그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띄웁니다..

한번도 이런말 한적 없었을꺼야...오빠.. 사랑해..]


순간.. 찡한 마음이 들어.. 터질것같은.. 가슴을 부여잡고..

밖으로 나왔다..

심호흡을 크게 하며.. 가지고 있던.. 동전으로 캔커피를 하나 꺼내들었다..


아까..오빠의 모습이 불현듯.. 눈 앞을 스쳐지나갔다..

혼자 외롭게.. 커피를 마시던 오빠의.. 모습..

붉게 부어오른 두 눈을 바닥에 떨군채.. 어둡던 오빠의 모습..

그때 오빠는 무슨생각을 했을까?..

어쩌면.. 민경언니의 말대로.. 나 혼자.. 엉뚱한 상상을 해버린것일지도..

[뒤늦게 후회하고 있답니다..]

힘든 사랑을 하던 그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목소리...


난..대체 무슨짓을 한것일까?..

오빠의.. 소중함을.. 잠시 잊었던게 아니었을까?..


[권태기]

[이성간의 믿음이 깨어질 때 벌어지는 현상..

이성에게 무료함을 느끼고.. 함께있어도 즐겁지가 않다..

새로운 이성이 눈에띄고.. 이성의 소중함에 대해 잃어버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사소한것에 심적 부담감을 느끼고 새로운것들을 찾게되는..시기]


빨리 벗어나야 한다..

하루빨리 오빠를 되찾아야 한다...



예진이가 아니다..

오빠의 여자친구는 바로 나였다..

아무리..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더라도..

조금씩 알아가면 되는 것이다..

도서관으로 들어가..

이것저것.. 가방을 챙겨나와..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겼다..


90- I Believe..(6)

얼마쯤 오빠를 찾아 헤메었을까.. 오빠의 집.. 근처를 맴돌고..

오빠와 자주다니던.. 술집.. 까페들도 뒤져보았지만... 어느곳에도 오빠의 자취를..

찾을순 없었다..

하는수 없이.. 창현이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띠리리리리링...”

“여보세요??”

“창현아.. 나 서연인데..”

“어.. 그래.. 왠일이냐.. 먼져 연락을 다하구..”

“혹시.. 오빠 어딨는지 알아?..”

“응??”

“....우리 오빠 어디있는지 아냐구...”

“잘.. 모르겠는데...왜?..”

“아... 그래...”

“왜..? 무슨일인데...”

“.............”

“너.. 정말 형이랑 싸웠어?...”

“아니.. 그런거 아냐... 나 혼자.. 이상한 상상이나 해버려서...”

“............”

“괜히.. 오빠한테 상처만 주구...”

“......그래....”

“하아... 어디서 찾아야되지....”

“학교에서.. 뒤쪽 후문쪽으로 나가면... 바로 앞에 포장마차 있거든?..”

“!!”

“거기 가봐.. 아마 거기 있을꺼야...”

“정말?..”

“어.. 확신은 못하지만.. 아까 거기 가는거 같았어...”

“고마워 창현아... 정말..”

“아냐.. 고맙긴.. 잘해봐.. 괜히 쓸데없는 짓해서.. 후회할일 만들지 말구..”

“그래....”


창현이가 말해준 포장마차를.. 찾는게 그리 쉬운일은 아니었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뒤에 찾아낼수 있었다..

긴장되는 설레이는 가슴을 안고.. 포장마차 안을 들여다 보았다..

퀘퀘한 소주냄새와 함께.. 희뿌연 담배연기 속이었지만.. 오빠를 찾을수 있었다...

한발자국 다가서려다 말고.. 난 깜짝 놀랐다..

일본에 있어야 할.. 예진이가....

취해있는 오빠의 옆에 버티고 앉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빠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해주고 싶은게 뭐야?..”

“나??.. 끅.. 난.. 그사람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고싶어..”

“오.. 멋진생각 인데?..”

“............”

“근데.. 왜 하필이면.. 홈페이지야??..”

“그 사람의 모든걸.. 담아둘수 있으니까... 내 마음속.. 기억속의 전부를....”

“......여전히.. 멋진생각만 하구 사네....후훗..”



돌아섰다...

저 둘사이에.. 내가 끼어들 틈조차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난.. 용기를 잃고..

체념어린 몸짓으로.. 포장마차에서 돌아섰다..

현기증에.. 손을 머리에 얹고...

비틀비틀 걸었다..

마음속으로....

수없이 한마디 말을 되뇌이며..

쏟아지려는 눈물을.. 어거지로.. 참아내면서.. 걸었다..

‘믿어야돼.. 믿어야돼.. 믿어야돼...’



수없이 같은 말들을 반복했지만...

미쳐버릴 것 같은.. 이 가슴과.. 소리라도 질러버리고 싶은.. 내 마음을..

나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벅찼다...



얼마쯤 걸었을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나의 존재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자아 상실이라고 해야할까?..

‘여긴 어디지?.. 내가 왜 여기에 서있는거지?..’

‘내가 있어야 할곳은 오빠 옆인데.. 왜 방황하면서 걷고있는거지??...’

수많은 의구심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미쳤다 라고 말을 해야할까?..

그래.. 난 사랑에 미친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이 마치 그 사람에 의해 존재하는 것처럼..

운명이라는 헛된 생각들까지 머릿속에 맴돌았다...


‘이루어지지 못할.. 운명이라면... 어쩌지....’


아무리 내가 노력해도.. 운명이 그렇지 못하다면..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헛된 노력이 아닐까?...

그와 함께한.. 100일 이라는 시간이..

혹시 하늘이 내게 내려준 마지막 유토피아가 아니었을까...

알 수 없는 마음의 짐을 짊어진채로.. 발걸음을 집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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