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 인트라넷 소설 novel(91~100完)

상처 작성일 07.08.29 0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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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91~100)★☆


-91- 할수있는일.. 해줄수 있는일

“서연아.. 과 사무실로가봐.. xxx교수님께서.. 너 찾으셔..”

친구의 말에..

난 과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개를 갸웃거린채.. 과 사무실로 들어간 나는..

어느정도의 시간을 투자하고 나서야 교수님을 뵐수 있었다...

“음.. 미안하네.. 어디좀 다녀오느라..”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음.. 이번 성적을 보니까.. 여전히 서연양.. 성적이 좋던데??...”

“감사합니다..”

“반면에.. 스댕이 성적이 많이 떨어져서... 혹시.. 둘 사이에 무슨일 있나해서..”

“아뇨.. 그런거 전혀 없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네에...”

“음.. 다른게 아니고.. 내가 서연양을 부른 이유가...”

“.....”

“혹시 서연양 개인 홈페이지 있나??”

“아뇨.. 아직 ”

“그래.. 그럼 이번 기회에.. 홈페이지 하나 만들생각 없어?? 괜찮은 기회같기도 하구..”

“무슨말씀이신지..”

“우리 과 대표로 서연양이 참가해 줬으면 해.. 성적도 좋고.. 잘할수 있을거야..”

“참가를 하다뇨?..”

“우리학교를 포함해 몇 개의 학교와 그 교육수준을 비교해 본다고 생각하면 돼..”

“.......”

“그냥 자신의 개인홈피야..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도 상관없어... 자바로 만들던.. 플래쉬로

만들던.. 그건 서연양 자유야.. 근처 H대, S대들과.. 그 수준을 비교할 뿐이지...

부담은 가지지 말고.. 한번 해볼래??“

“글쎄요.. 한번도 만들어 본적이 없어서.. 해본사람이 잘하지 않을까요??”

“별거 없어.. 자신을 알린다고 생각해... 그리고.. 서연양이 해줬음 하는게...”

“........”

“앞날에 도움도 많이 될꺼야.. 취업이나.. 그런쪽에서도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이것도 하나의

직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 서연양이.. 평가관에 눈에 띄게 되면.. 당연.. 나역시..

좋은 평가를 내릴수 있게되고.. 또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어.. 너의 담당 교수로써...“

“..........”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아.. 3학년때 단 한번.. 있는 일이니까.. 어때??”

“한번.. 생각 해볼께요.. 잘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한번 해봐..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도와줄테니까..”

“네...”

“그럼 가봐.. 늦겠네..조심히 들어가고..”

“네.. 그럼 교수님도 조심히 가세요....”



어쩌면 잘된일일 지도 모른다.. 부모님께.. 교수님의 추천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상당히 기뻐하셨고...

나역시.. 오빠에 의해 무너진.. 내 몸과 마음도.. 추스릴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 기횔 핑계로 오빠와 조금 자중할수 있는 기회도 마련할수 있을테니까..


“여보세요?..”

“오빠.. 저 서연이요..”

“어.. 그래 오랜만이네..뭐해??”

“그냥 있어요.. 오늘.. 교수님께.. 추천받았어요..”

“무슨 추천?”

.........

.......




“아.. 그래.. 축하한다....오빠가 도울수 있는일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구..”

“네..그럴께요.. 고마워요..”

“아냐.. 해줄수 있는 일이 이거밖에 없는 내가 미안한데 뭐...”

“그래서 말인데요...”

“응..”

“이번 기회가.. 중요한 기회가 될 것 같은데.. 그동안.. 오빠를 자주 못볼꺼 같아요...”

“.........”

“미안해요..”

“그래.. 정 그렇다면 어쩔수 없지 모...”

“.........”

“좋은 평가 얻길 바래..^-^ 오빠가 응원해줄게..”

“네..”

“그럼.. 끊을게..”

“네...”


힘이 없어보이는.. 오빠의 목소리에.. 내심 나도 힘이 빠졌지만.. 나를 응원해준다는

빈말일 뿐이겠지만.. 그래도 그말에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었다...

이왕하기로 마음먹은거.. 열심히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교수님과 약속한 날을 지키기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매달려 열심히 일을했다...

내가 해줄수 있는 일은.. 응원밖에 없다며.. 몇 번.. 걸려온 오빠의 전화를...

무시한 탓이었을까?....

홈페이지를 만드는 작업은.. 그리 쉽지가 않았고...

점점 시간은 촉박해져만 갔다...













-92- 알아요

커피를 마셔가며 몇 번의 밤샘작업.. 쉬기로 했던 내 생각과 달리..

몸은 더욱 지쳐만 갔고...

다시금 오빠의 품이 그리워 졌다..

피식..

향기로운 헤이즐넛 향에.. 취해버린 듯.. 난 웃음이 나왔다...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그 정도에 오빠에게 싫증을 냈었다니...

아마도.. 예진이에게 무언의 라이벌 의식을 느꼈었던게 아닐까?..

옛날 기억하기 싫은 아픈 과거가 있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틀린 지금이니까.. 난 오빠를 좀더 확실하게 믿었어야 한다..

이런저런.. 상황을 접목시켜보아.. 예전 라디오에서 듣던대로..

나의 잘못된 욕심이.. 이런 상황을 만들어 버린 듯 했다...

창밖을 보며.. 기지개를 한번 쭈욱 펴봤다..

나의 웃음이.. 라디오 안에서도 느껴지는 듯.. 밝은 소식이 흘러나왔다..



“축하할일이 생겼어요.. 요 며칠전에 마음을 안타깝게 했던.. 그 19살의 소녀가...

다시 사랑을 찾게 되었다고.. 축하해 달라고..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왔네요..

네.. 정말 축하드리구요.. 앞으론 그런 실수 없었으면 합니다... 정말 가슴 따뜻해지네요..

그리고 신청곡 띄워 드리겠습니다.. 이쁜 사랑.. 영원하시길 바래요..^-^*“



왠지.. 한결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나도 매듭이 술술 풀릴 징조라고 해야할까?.. 후훗.. 마치 비온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나의 마음속에도 비가 그쳤다..

한바탕 몰아친 태풍 덕에..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그래도..

뿌리가 굳게 자리를 잡고 있는한.. 쉽게.. 뽑혀나가지 않을것이다...


그 소녀가 신청한 음악은.. “알아요”라는 곡이었다...


“난.. 열번이라도.. 천번이라도.. 세상앞에 무릎꿇겠어...

허나.. 너만 허락하기만 한다면.. 내 모든걸 다 바치겠다고...

내 맘 안다면.. 너와 같다면.. 난 변치.... 않을꺼야...

사랑은 운명보다.. 강하니까....“



나의 얼굴엔 미소가 번져나갔다... 어려운 수학문제를 두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해가 되어 기뻐하는 고등학생 마냥...

미소가 온 얼굴 가득 메울때쯤..

‘오빠가 내 운명이 아닐지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사랑은 운명보다 강하다..

어쩌면 내가 가장 듣고 싶어했던 말일수도 있다...

라디오 속의 19살 소녀..

얼굴도 모르는 그 소녀 에게.. 난 용기를 얻었고.. 자신감을 얻었고.. 믿음을 얻었다..

그 소녀도.. 뒤늦게 알아차린 사랑을 다시 찾았듯이..

나역시 뒤늦게 알아차린 그 사람의 소중함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계속되는 작업에... 나의 이런 마음가짐은 큰 활력소가 되었다..

눈에 띄게 진행도가 빨라졌고..

잘 되지 않았던 링크시키기 까지도.. 두 번만에 성공했다...

역시.. 홈페이지 메인 화면은..

오빠의 사진이 좋을 듯 했다..

디카로 찍은.. 사진들을.. 하나씩 감상 할때쯤.. 새록새록 옛날 일들도 떠오르고..

사진이란건.. 참.. 굉장한 신비로움을 가지고 있었다...

“쿡쿡.. 이게 엠티때 찍은거구나..”

오랜만에 웃음짓는 나의 모습에.. 방문을 열어보시던 엄마도.. 깜짝 놀라셨다..


“왠일이니..-_- 맨날 방구석에서 인상이나 찌푸리던 애가...”

“엄마엄마.. 이리와바.. 이거좀 봐바..쿡쿡..”

“뭔데 그러니??”

“쿡쿡.. 나 옛날에.. 엠티갔을 때 사진들..”

“그래? 어디 봐바...”

엄마는.. 가지고 오신.. 과자와 음료수를 책상위에 얹어 놓고는.. 의자를 내 옆으로..

바싹 당겨 앉았다...

“요게.. 스댕이야??”

“응.. 쿡쿡.. 머리만 보이지.. 이때.. 모래로 묻어놨었거든... 쿡쿡..”

“에이구.. 귀여운녀석...”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엄마와 나는 마주보며.. 웃었다...

그리고 마지막 오빠와 나의 사귀기로 한 처음날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

밤하늘의 달까지.. 잘 나온.. 오빠와 나의 사진을...

메인화면에 등록 시켜놓고는.. 엄마에게 내 홈페이지 이것 저것을.. 구경시켜주었다..

“잘했네.. 근데 내일이 마감 아니니???”

“응.. 어쩔수 없지.. 열심히 했는데 안된거니까.. 아쉽기도 하구..”

“그래.. 열심히 했음 됐지.. ”

“내일 교수님께.. 말씀 드리는 수밖에 없지 뭐..”

쓴 웃음을 지으며.. 모니터 화면 가득 메운.. 오빠사진을 쳐다봤다...

엄마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잘했다고.. 한번더 말해주셨다..

“근데.. 요즘 스댕이는 잘 안만나니??”

“응??”

“스댕이 연락온지 꽤 됐자나... 잘 안만나니??”

“아냐.. 그냥 요즘 내가 바빴자나..”

“그래.. 그럼 다행이구.. 쉬엄쉬엄 해.. 엄마 나갈테니까..”

“응.. 잘자 엄마..”

“오냐..”

엄마는 조심스럽게 내 방문을 닫고 나가셨고...


나도 제풀에 지쳐.. 침대위에 누웠다....

‘이번 일만 끝나면.. 오빠 옆으로 돌아갈꺼야...내 자리는 거기밖에 엄는걸...’






-93- For You(1)

이튿날.. 오빠는 수업에 나오지 않았다..

소문에 의하면.. 예진이와 어제 술을 마시고.. 많이 지쳐보인다는 창현이 말에...

다시금 쓴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하지만 마음은.. 편했다..

난 그사람을 믿고.. 그사람도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을 아니까...

분명 예진이에게.. 힘든 점들을 이야기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푸념에 불과한 것들이지..

나도 그랬으니까..

수업이 끝나고 나는...

교수님을 찾아갔다...

하지만 교수실에서 기다린지 1시간이 넘도록 교수님은 보이질 않았고..

아까운 시간만 흐를 뿐이었다..

기다리다 못해.. 난.. 교수님실을 나왔다..

두 어 발자국 걸었을까?.. 나를 부르는 소리에... 몸을 돌렸다..

“서연양~”

“아.. 교수님 안녕하세요...”

“그래.. 여긴 어쩐일인가??”

“아.. 사실 홈페이지 때문에..”

“맞아.. 홈페이지 주소 잘 받았네..”

“네?”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제법 기대가 되고 있어...”

“그게 무슨말인지..제 홈페이지 주소를 알고 계시다구요??”

“응.. 아까 스댕군이 와서.. 알려주고 가던데?? 서연이 홈페이지라고..”

교수님께선.. 가방을 뒤지시더니...

조그만 쪽지를 내게 보여주셨다...

“오늘 오후에 확인하고 내일 평가하러 갈테니... 너무 조바심 내지말고 기다리고 있어..”

“.......”



대체.. 무슨말일까?.. 어떻게 된 일이지?...

그 싸이트 주소는.. 처음보는 주소였다.. 알 수 없는 교수님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곤.. 발걸음을 옮겼다..

1층 로비에 도착하였을 때.. 나를 부르는 또다른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꺼내려던..

현정이가.. 나를 매서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현정이의 기세에.. 한층 풀이 죽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채...

멀뚱이 서있을 뿐이었다..

커피 두잔을 뽑은.. 현정이는.. 내 쪽으로 다가와 한잔을 나에게 건냈다..

“스댕오빠.. 오늘 왜 안나왔는지 알아?..”

“......”

“요즘 스댕오빠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

“.......”

“너가 학교도 잘 안나오고.. 집에서 홈페이지 만들 때.. 스댕오빠 뭐했는지 알아?”

“.........”

“너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오빠 옆에 붙어 있을...”

“..........”

“어찌보면.. 너보다 예진이가 나아.. 알아들어??”

“..........”

마음같아선.. 현정이를 밀쳐내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현정이의 말 한마디씩에.. 철렁거리는 내 가슴이...

허락하지 않았다...


“오빠.. 너 학교 안나온.. 2~3주동안.. 너랑 똑같은 생활했어..”

“......무슨말이야?..”

“낮에는 수업듣고 새벽엔.. 항상 무언가에 열중하더라구...

처음엔.. 웃으면서 시작한 그 일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오빠 체력도 한계가 있는지..

점점.. 웃지도 않고 미친 듯이 작업만 해댔어....

너가.. 쓸데 없는 오해들로.. 오빠를 의심하는 동안.. 오빠는.. 널 위해..

자기 몸하나 챙기지도 못하는 그 사람이..

하루 종일을 그 일에 매달렸다구....“

“...........”

“바보 같게도.. 너같이 너만 생각하는 애가 뭐가 좋다구... 그 잘난 니 앞길

훤하게 해줄라구.. 벌써 2달동안 그 짓만했어....

이번학기 오빠 성적 알아??.. 왜 그렇게 떨어졌는지 생각은 해봤어??..

넌 너 공부만 하면 끝이지??..

왜 오빠가 아니구.. 너가 홈페이지 경연대회에 나간지는 알아??

한번도 해본 경험없는 너한테 학교 이미지가 걸려 있는.. 그 중요한 대회를...

교수님이 너를 추천해 줬는지 아냐구...“

“몰랐어.. 정말..난 그냥..”

“넌.. 그런식이야.. 항상 성격탓하면서.. 니 자리에만 머물고 있지...

너랑 오빠랑 뭐가 틀린지 알아???

앞을 달릴수는 있지만.. 뒤를 돌아보지 못하는.. 너...

지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은 안중에 없이.. 1등으로 골인하면 그저 좋아 죽는 너자나..

그리고 뒤늦게 욕먹을까봐...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해버리는게 너 아냐??“

“.........”

“반면에 오빠는...

앞을 향해 뛰면서도 한번쯤 뒤를 돌아봐주지.. 혹시라도 쓰러진 사람이 없을까 해서...

다른 사람이 앞질러 가더라도 오빠는.. 쓰러진 사람을 부축해서 갈사람이야..

자신은 꼴찌로 도착하고도.. 1등에게 축하한다고 말한마디 건내줄만한 사람이구...“

“.........”

“내가 그런오빠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

“너 쓰러질까봐 걱정하면서 니 등뒤에서 달리는 오빠가.. 넘어졌는데도...넌

아랑곳 하지 않고.. 뒤 한번 돌아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렇게 행동할수 있어??...“

“정말.. 난 몰랐어.. 정말이야.. 오빠가.. 날 위해서.. 만들거란 생각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

“후우... 그래....”



생각이 깊은 현정이와.. 나의 대화는... 얼핏 듣기에도..

어른과 아이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착각을 일게 할정도로.. 현정이가 크게만 보였다...

항상 나를 할말 없게 만드는 현정이...

난.......






정말.. 너무 이기적이었다...










-94-
“.........”

“나 간다...”

“그래.....”

겨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조그맣게 말하는 나를.. 한번더 째려보고는...

등을 돌리고.. 걸어갔다...

참았던.. 설움이 목구녕 까지 올라왔다...

자존심에 상처가 나고.. 심장 이곳 저곳을 칼로 후벼파듯...

따끔 거리는.. 나의 가슴을 붙잡고... 근처의 벤치로 다가가.. 앉았다...

오빠가 나를 위해..

두달 가까이 말없이.. 내 뒤에서.. 내가 할수 없던일을.. 할수있게 만들어 준.. 오빠..

그리고.. 그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을 알고..

나를 위해.. 희생해준 오빠...

그리고.. 정작 자신은.. 힘이들어 지쳐 쓰러져 가는데도...

“그래.. 잘하고 있어.. 좀더 열심히 해봐..”

응원해주는 오빠...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순간.. 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오빠의 집으로 달렸다..

뛰는 내내 사람들이 힐끗 힐끗 쳐다봤지만..

그 따위 것은.. 신경조차 써지지 않았다...

오빠를 만나는 순간.. 난 오빠에게.. 무릎을 꿇고 나의 모든걸 용서 빌 것이다...

나의 언행.. 마음.. 행동.. 그리고 무엇보다.. 오빠를 믿지 못했던 것...





아무리 오빠의 집 앞에서.. 문을 두드려도.. 사람의 인기척 조차 나지 않는다...

문 앞에 쓰러지듯.. 손잡이를 붙잡고 주저 앉아...

기다렸다.. 옛날에도 오빠가 뒤늦게 나와주었듯이.. 기다렸다...

2시간을 기다려도.. 3시간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다...

꺼져있는 오빠의 핸드폰... 열리지 않는 굳게 닫힌 저 문...

오빠와 나의 사이가 이렇게 멀었던가...

그러다 얼핏 잠이 들었다... 그렇게 울었으니.. 피곤하기두 하련만...

잠에 들어서도..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에도 흠칫 놀라기 일쑤였고.. 옆 집 사람이..

오는 인기척에.. 오빤줄 알고... 일어서기도 일쑤였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사람의 인기척에.. 다시한번 잠이 깰때쯔음.. 발자국 소리는 점점더 커져만 갔다..

이미 주위는 어둑어둑 해져있었고...

사람의 그림자 마저 좀처럼 보이지 않을 때쯤... 희미한 불빛 사이로...

그림자 하나가 드리워졌다..

난 손잡이를 움켜잡고.. 풀린 다리를 일으켜세워.. 그림자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발자국 소리는 멈춰섰고..

나의 눈이 그림자의 주인공과 마주 치는 순간...

나의 몸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채.. 두 다리는..

그림자의 주인공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너무 많이 흘려... 더 이상 나오지도 않을 법도 한데...

흐르는 눈물을 닦을 시간조차 없이...

나의 자존심은 바닥에 내버려 둔채... 나의 입술마져 이미 익숙해져 있다는 듯한..

말투로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다..

“오빠..”

결승점에 다다른 어린 아이를 반기는 선생님 처럼.. 나를 향해 두 손을...

벌리고 서 있는 그 사람의 품으로... 뛰어 안겨들었다...

난...

더 이상.. 나의 몸을 마음을 정신을 주체 할수 없을정도로..

오빠를 쎄게 안았고...

그럴수록.. 오빠도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한참동안이나 아무말 없이.. 눈물만 흘리는 나에게.. 눈물을 닦아 주며...

“에구.. 얼마나 기다린거야??..”

라고 말해주는.. 오빠의 입술을 향해.. 나의 입을 가져다 대었다...

3번째 오빠와의 키스...

짜릿한 첫키스.. 부드러운 두 번째 키스...

그리고...

아무것에도 구애 받지 않는... 황홀한... 이 시간..

세 번째 키스는.. 그렇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떨어지지 않으려는 나의 입술을 애써 떼어내며.. 오빠는.. 볼멘 소리로.. 말한다..

“헥헥.. 숨을 못쉬겠자나...”

“바보...”

난 시간도.. 기회도 주지 않았다... 다시 시작된 입맞춤...

오빠는 내 것이라는걸 확인이라도 해보려는 듯.. 오빠의 이곳 저곳에..

나의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비춰지는 가로등 사이에.. 제법 운치있는 광경이 펼쳐 질때쯤.. 난 오빠에게 말했다..

“어디 갔다온거야??...”

한번도.. 말을 낮춘적 없던 나였다...

항상 존대말로 오빠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켰던 나...

오히려 그런 사소한 것이.. 오빠와 가까워 지려는 나를 방해 한 것이 아니었을까?..

이젠 싫다... 오빠에게 더욱 어리광도 부려보고 싶고...

마음껏 사랑하고 싶다.... 아무런 가식 없이....


“갑자기 말 놓으니까 어색하네..-_-;”

“왜? 시러..? 그럼 다시 말 높일까??”

“아냐.. 됐어.. 이제야 사귀는 분위기가 나자나..^-^”

“.......”

“훗.. 보다시피.. 나 쇼핑좀 하구 와써..^-^”

오빠는 나를 안아주느라 떨어뜨린 쇼핑백 들을.. 이제야 주워 올린다...

“그게 다 뭐야??”

“아.. 집에서 밥 안먹은지 꽤 오래되서...오랜만에 밥좀 해먹으려고.. 시장도 봤구..”

오빠가.. 밥 한끼니를 굶는지.. 제대로 챙겨먹기나 하는지.... 내가 관심을 가져본적이..

있었던걸까??..

“...........”

“그리구.. 이것저것 좀 샀어..”

“오빠...”

버리기로 했던 자존심이.. 언제다시 나의 가슴팎 안으로.. 드러와 자리를 잡았는지...

좀처럼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기가 힘들어 졌다...

“왜그래?”

“.......”

“뭐 할말 있어??”

지그시 땅을 바라보던 나의 눈을.. 손으로 턱을 들어올려 자신의 눈과 마주치게 만든다..

“미안해 오빠....”

결국 갈기갈기 찢어진.. 내 자존심을.. 버리는 한마디가 터져나왔다...

“피식... 뭐가...”

“오빠를 의심했던것도.. 그리고.. 오빠한테 짜증 부렸던 것도... 그리고...그리고...”

“그래그래.. 알아... 그러니까 울지마... 이 좋은날 왜 울어...”

끝까지 나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켜주려는 오빠의... 말에...

더욱 미안해져서 말문을 굳게 닫아버린 나였다...










-95- For You(3)

털썩...

“뭐하는 거야?? 일어나...”

난 나의 머리와 한 약속을 지키기라고 하려는 듯.. 오빠의 발 앞에.. 무릎을 꿇었다...

“미안해.. 내가 정말 잘못했어.. 용서해죠...”

“그래그래.. 다 용서 할테니까.. 얼른 일어나...”

“아니.. 그런식으로 말고... 내 얘기를 끝까지 들어줘...”

“...........”



“100일째 되는날부터.. 늘 쭈욱.. 오빠한테 싫증을 느꼈어.. 오빠를 좋아는 하는데.. 무언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나타난 예진이를 보면서.. 오빠를 의심했어.. 오빠는 항상 나를 믿어줬는데...

난 그렇지 못하고 예진이한테 질투를 느끼면서.. 더더욱 오빠를 괴롭게 했어...

오빠의 주머니 사정따위는 전혀 생각지도 않고.. 비싼 반지만 탐내고... 물질적으로도 오빠를

부담가게도 했구... 교수님이 홈페이지 경연대회를 나가라고 한게.. 순전히 내 실력때문인줄

착각 하고 있었어.. 내가 뭐든 1등인줄로만 알았거든...

그래서 힘들어하는 오빠의 마음도 신경써주지도 못하고... 내 할 일만 했어...

그 일이 성공하지 못하자...난 또 버릇처럼 오빠를 찾았어...

하지만 오빠는 이미.. 그럴 나란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나를 위해 두달 동안이나..

먼저 준비해 주고 있었어... 난 아무런 말 하지도 않았는데...

전엔 몰랐어.. 오빠의 모든 일 하나하나가.. 나를 위해..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이.. 잘 달릴수 있도록.. 오빠가 장애물을 치워주고 있었다는걸...

그땐 몰랐어....

하지만.. 오빠가 나를 용서해 준다면... 이제 나도 달라질게...

옛날의 서연이가 아닌.. 정말.. 새로 태어난 서연이로 살게.. 나를 위해서가 아닌..

오빠를 위해서...“


“..........”

“미안해.. 용서해죠...”


여름이 다가오려는 듯.. 따뜻한 바람과 매미의 울음소리가 고요히 퍼져나갈때쯤..

오빠는.. 나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주었다...

그리고 나의 얼굴을 오빠의 가슴팍에 묻어두고는...

“다 용서 할게...”

불어오는 바람보다 더 따뜻한 말을 내 귓가에 들려 주었다...

“나도.. 너한테 고마워 해야 하는게 있는데...”

“뭘...?”

“넌.. 너만 생각 했다고 했지만... 채팅이라는 가상속에서.. 나의 마음을 털어 놓을수 있는

상담자가 되어줬자나...“

“그걸.. 어떻게 알았어?..”

“훗.. 서연아...”

“....응?”

“오빠는.. 너에대해 아는게 아무것도 없지만.. 가장 너란 사람을 잘 느끼고 있어...”

“..............”

“말했자나.. 사랑이란건...”

“풋...”

나의 머리를 콕콕 집으면서...

“여기로 하는게 아니라..”

나의 가슴을 콕콕 집으며...

“여기로 해야된다고....”



“-_-변태... 은근슬쩍.. 만지지 마...”

“앗.. 들켰어??”

“우이씨...”

“하하핫..^-^”



오빠의 웃음소리가.. 예전으로 돌아왔다.. 처음 그때 그모습 그대로...

정말 다행이다..

늦지 않고.. 이렇게 다시금 오빠와 마주 앉을수 있게 되어서..

“나.. 오늘 여기서 자구 갈래..”

“뭐??”

“나 여기서 자구 간다구...”











-96- For You(4)

오빠의 음식솜씨를 마음껏 자랑이라도 하듯.. 오빠는 싱글벙글 웃음을 지으며...

나를 위해 팬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제법 그럴 듯한 향기가 내 코를 자극 시킬때쯤.. 우리는 마치 신혼 부부가 된 것 처럼..

난 오빠의 허리품에 손으로 깍지를 끼고..

뒤에서 안았다...

“야.. 저기 앉아있어..”

“시러..^-^”

“쿡.. 그래그래.. 근데 언제까지 내가 해주는거만 받아 먹을래?? 너가 나한테 해줘야지..”

“^-^시러.. 맨날 오빠가 해주는 밥 먹으면서 살꺼야..”

“-_-대신 돈벌어와라..”

“그러지 모..헤헤..”

오빠는 생긋 웃으면서.. 마무리 데코레이션을 하기 시작했다....

초코렛 소스로 오빠는.. 동그란 펜 케이크 위에.. For You♡ 라는 문구를 새겼고...

그 위에 촛불까지 꽂아 두었다...

그럴 듯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불을 다 끄고.. 오래전부터 준비해 뒀다는.. 샴페인을..

가지고 왔다...

“헤헤.. 분위기 넘 좋다..”

“그치?? 진짜 신혼부부 된거 같다야...”

“후후... 오빠 나중에 정말 나랑 결혼 할래??”

“그럼 안하려고 그랬어??”

“에이.. 물론 아니지..^-^”

“쿡쿡.. 그래.. 나중에.. 우리 꼬옥 결혼두 해서.. 너 닮은 애두 낳구.. 자알 살자..^-^”

“그래...약속한거다??”

“응!”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오빠의 어깨에 기대서.. 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보았다...


“오빠가 마술 보여줄까??”

“마술??”

“응.. 재밌는거야...”

“그래 해봐...”

“자아 잘봐~~손에 아무것도 없다~~”

“응...”

오빠는 손에 아무것도 없다는걸 다시 확인 시키려는 듯...

나의 눈 앞에 손을 폈다 접었다 반복했다..

“자아.. 잘봐야돼..”

“응”

아무것도 없던 오빠의 손에서.. 오빠의 세 번째 손가락과 엄지손가락으로 내는..

“탁” 소리와 함께...

반지가 나타났다...

“와... 뭐야??”

“뭐긴 ^-^ 마술이지...”

“아니.. 이게 왠 반지냐구...”

“뭐긴.. 우리 100일 반지 아직 못했자나...”

“..........”

또다시 감동을 주는 오빠였다...

오빠는 나의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곱게 끼워 주고는...

“미안해.. 너가 원하는 반지 사려고 했는데... 돈이 조금 모자랐어...”

“아냐.. 난 이게 더 이쁜데??”

“그래??...”

“정말이야... 고마워 오빠...”

“음.. 어떡할까?.. 오늘을 다시 처음 사귀는 날로 해야되?? 아니면.. ”

“당연히 계속 세야지... 100일 권태기-_-또 오라구??”

“쿡쿡.. 역시 그렇지??”

“응.. 200일 300일.. 쭈욱.. 세나가는거야.. 우훗..♡”

“그래..^-^”

오빠는 생긋 웃어보이며.. 샴페인을 터뜨렸고...

서로의 잔을 채워준 뒤.. 한잔씩 마시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한번도 꺼낸적 없던 이말...

겉으로 표현한적 없던 이말...

항상 속에만 담아 두었던 이말..


“사랑해 오빠..”





아무도 없는 고요한 이 방 한가득 울려퍼지는 조용한 속삭임이었다..




“나도.. 사랑해...서연아”











-97- 예진...

“얘.. 그렇게 꾸물거리다간 늦겠다...빨리 나와!”

“네..”

곱게 차려입은 하얀 정장...그리고.. 쌓아둔.. 나의 짐을 끌고.. 정원으로 나왔다..

“아가씨.. 빨리 차에 오르시지요.. 이러다 늦겠습니다..”

“알았어요...”

작은 한숨을 내 뱉은.. 그녀의 모습은.. 그 어떤 누군가가 봐도..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얘..예진아.. 어려운일 있으면.. 언제든 아빠 찾아가고...”

“알아요 엄마..”

“쯧쯧.. 걱정되서 그러는거니까.. 정말 엄마가 공항까지 안가도 되겠어??”

“내가 한두살 먹은 어린앤가??”

“후훗.. 그래.. 박기사..”

“네.. 사모님..”

“잘 부탁해요.. 천천히 사고안나게 조심히 갔다와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엄마 다녀올게.. ”

“그래..집에 자주 전화하고...”

“응..”

가방을 두 손에 짊어든 박기사를 따라.. 난 검은 승용차 안에 올라탔다...

흔드는 엄마의 손을 애써 무시하듯.. 밖의 차창만 바라보고 있었다..

쿵! 소리와 함게.. 차 밖 트렁크가 닫히고... 운전석 좌석이 열렸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아가씨..”

“네.. 최대한 천천히 가주세요..”

“네..”

엄마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하곤.. 성북동.. 나의 집을 나섰다...

차창 밖으로.. 지나쳐 가는.. 서울의 풍경.. 마포대교를 건너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나의..

눈은.. 어느덧 젖어버렸다...

아름다운 한강의 물결..

언제 다시 이곳에 발을 들여놓을지 모른다..

8시 20분 비행기... 때이른 여름향기에.. 저녁놀은 붉게만 타오르고 있었다...

창문을 조금 열어두고.. 서울의 공기를 한껏 마셨다...

“후우..하아..”

“아가씨..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으십니까?.. 안색이 좋아보이지 않는군요..”

“훗.. 아니에요..”

“.......”

박기사는.. 백 미러를 통해.. 내 얼굴을.. 힐끗 힐끗 처다 보았지만...

난 애써 그 시선을 무시한채... 핸드폰을 열었다...

[미안해 예진아..]

피식.. 웃음이 났다...







“빨리 대답해줘! 맞자나.. 그때 거짓말 한거자나...”

“아니야..나 정말.. 서연이가 좋아... 제발 조용히 돌아가줘.. 니 자리로..”

“.....웃기지마.. 내가 그렇게 쉽게 오빠를 포기 할것같아?? 그게 말이되는 소리야??”

“제발.. 이러지마..예진아.. 너가 이런다고 달라질거 하나도 없어..”

“왜 없어?? 달라질게 왜 없는데.. 오빠 옆자리는 나야!! 난 내자리로 돌아가는 것 뿐이야!!”

“......예진아...”

“내가.. 내가.. 어떻게 일본에서 여기까지 이렇게 달려왔는데.. 오빠!! 오빠란 사람 하나

때문에.. 여기까지 이렇게 한걸음에 달려올수 있었어..

오빠에대한 그리움이 너무 커서.. 견딜수가 없어서.. 이렇게 달려왔다고...!!

근데.. 고작하는 말이... 그딴 말밖에 못해??“

“말했자나.. 오빤.. 서연이를 좋아하고.. 서연이를 많이 사랑해... ”

“그 까짓애가 뭐가좋다구!!! 오빤 지금.. 혼동하고 있는거야.. 오빠가 사랑하는 사람은..”

“함부로 말하지마..”

“그게 왜 함부로야?? 그 년이 오빠한테 뭘 그렇게 잘해줬는데??... 걔가 대체 뭔데!!!”

짜악!!


“..........”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의 볼에는.. 오빠의 손자국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피식...뭐야이게...?? 내가.. 여기까지와서.. 이런 대접 받으려고 온줄알아??...”

“미안해...”

“뭐가?? 날 때린거에 대해서?? 아니면.. 이상한 헛소리 한거에 대해서??”

“..........”

“그치?? 오빠.. 나 놀리려고 장난치는거지??.. 쿡쿡.. 그럴줄 알았어.. 오빤 나밖에 엄짜나..”

“.......돌아가줘...제발...이러지 마...”

“...........”

“더이상.. 서연이 맘 아프게 할순없어.. 냉정하게 말하는 나를.. 용서해줘.. 그래도...”


짜악!!!

“나쁜자식...”

“..........”

“니가!!!!!!..날 일본으로 보내버린거자나.. 그치??.. 서연이랑.. 둘이 잘 살아보려고..

날 일본으로 보내버린거자나.. 더러운놈...“


“...............”

“너란 자식을.. 사랑한.. 내가.. 미친거였어.. 너 때문에..그리워서.. 눈물흘린 내가 미친거였어”

“........”

“너가.. 잘되는걸 내가 곱게 봐줄거 같아??... 평생 저주할꺼야... 너랑 서연이 둘다 영원히..

저주하면서 살아갈꺼라고...훗.. 그래.. 한번 잘해봐....“

“그러지마.. 너도.. 니 삶을 찾았자나.. 나도 내 삶을 찾을뿐이야...”

“내 삶이 뭔데?? 너야말로 함부로 내 삶에대해서 함부로 말하지마...”

“.............”

“내 삶?? 그래.. 내 삶속엔 항상 너란 자식이 들어있었어.. 너가 원하는 것..

모든 들어주고 싶었고.. 내 마음 가슴 모든걸 너한테 줘버리고 싶었어....

내... 삶은.. 그런거야....

너 따위가 알고있을.. 그런 삶이 아니라구... 함부로 지껄이지마...역겨워....“


“..........”









“아가씨??”

“네..??.”

“무슨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십니까.. 이제 20분이면.. 공항에 도착합니다..”

“아..예에...”

핸드폰의 플립을 닫았다....

이제.. 나도 미련없이.. 이곳을 떠나야 하겠지....

아니.. 아무런 미련조차.. 없다... 아주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곳을 떠날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

나의 22년 삶을 다 바친 이곳... 짧게나마.. 한 사람을 사랑했었던 이곳...

다시는 이땅을 밟지 않을 것이다....

손으로.. 살며시.. 볼을 한번 살펴보았다...

볼터치로 가렸지만.. 살짝.. 부어있는.. 손바닥의 자국..

다시한번 웃음이 났다...

“피식...”

오빠의 마지막 자취이다... 오빠가 나에게 남긴.. 마지막 발자취...

차는 어느덧 인천공항으로 들어섰고.. 난 가방을 챙겨들고.. 박기사와 함께..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아가씨.. 그럼..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네.. 박기사도 조심히 돌아가시구요.. 나중에 또 뵈요..”

생긋 웃음을 지어주자.. 박기사는.. 상냥하게 고개를 조아리며 대답한다..

“네..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네...”

3번 플랫홈.. E열 5번째 좌석..

터벅터벅 돌아올길 보이지 않는 나의 고국에 대한 이 땅에.. 마지막 미련이 남아..

잠시 멈춰섰다....

그리고... 마지막 한국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행복해..야돼..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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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이의 선한 마음의 문에 보인 마지막으로 본 하늘의 모습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









-98- 그를 위해 줄 수 있는 건...

오늘따라 유난히 부산을 떨며 들어오시는 교수님의 행동에.. 과 아이들은.. 의아심을 품었다..

“오늘.. 아주 축하해야 할 일이 생겼어요...”

여기저기 웅성대는 소리가.. 분명히 평범한 일은 아닐꺼라는 생각을 품게끔 만들었다..

오빠와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홈페이지 경연대회 결과 발표가 났는데.. 서연양의 홈페이지가.. 아주 훌륭하게 평가되서..

아마도.. 큰.. 덕을 보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축하해요 서연양...핫핫핫...

덕분에 우리 K대 공학부의 이미지도 많이 높아졌고.. 학교 명예까지 세웠으니...

아마도 큰 상도 받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 아무튼 다시한번 축하해요.. 서연양“

“............”

다른 아이들은.. “와..”하고 탄성을 지르면서.. 나에게 축하를 해주었고... 난..

양심을 속일수는 없었기에...

사실대로 말하려 했다...

“그게요 교수님...사실은..”

그와 동시에.. 오빠는 재빠르게 나의 손을잡고 다시 의자에 앉혔다...

“뭐죠??”

“교수님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빠는 나 대신에 재빨리 입막음을 했다....

하지만 마음이 편할리 없는 나는.. 오빠를 향해.. 인상을 찌푸렸지만...

오빠는 조용히 하라는 듯..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조용히 갖다 붙혔다...


"그래서.. 서연양의 동의만 있다면.. 그 홈페이지를 지금..이 자리에서 공개하고 싶은데..“

교수님과 과 아이들의 시선이.. 내쪽을 향했다...

난.. 어쩔줄 몰라 당황하다가...

아직 나도 보지 못한 홈페이지 였기에..-_-; 궁금함이 생겨버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럼..”

교수님은.. 대형스크린을 컴퓨터에 연결하신 후에.. 홈페이지 사이트에 주소를 입력하셨다..

“www,seoyeon,com" -_-;





화면은 바뀌었고...

아이들의 입은 쫙 벌어져 다물어 질지 몰랐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홈페이지를 본 사람은.. 단 두사람... 교수님과.. 오빠밖에 없었다...


첫 메인화면에 링크되어있는.. 오빠와 나의 사귄지 첫 날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이...

포토샵으로인해.. 정말..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조그만 글씨로.. 씌여져 있는 작은 시...



『사랑이란 건...

막연히 사랑해라고 하기엔 부족하고...

그 어떤 수식에도.. 어색함이 베어져..

이내 꾸겨버리는 종이장에 고개를 흔들 때.. 쯔음...

알게 된다...



사랑이란 건.. 말로 표현할수 없다는 걸..

오직.. 가슴만이 알수 있다는걸...』



흐르는 음악과.. 오빠의 시가.. 마치 두 영혼이 교감을 하듯..

심장의 박동수를 두배.. 세배 강하게 만들어 버렸다...


활활 타오르는 촛불아래.. 오빠가 약속했던 말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고...

나에대해 아무것도 모르는줄 알았던.. 오빠...

그게 아니었다... 내가... 내가...

착각하고 있었다...

나보다.. 나를 더욱 잘 알고 있는 오빠였다..





『“오빠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해주고 싶은게 뭐야?..”

“나??.. 끅.. 난.. 그사람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고싶어..”

“오.. 멋진생각 인데?..”

“............”

“근데.. 왜 하필이면.. 홈페이지야??..”

“그 사람의 모든걸.. 담아둘수 있으니까... 내 마음속.. 기억속의 전부를....”』





오빠가 전에 했던말이.. 불현 듯이.. 머리속을 스쳐가자...

난.. 차마.. 스크린을 쳐다볼수가 없었다...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이렇게...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이 있을수 있을까?....

그치지 않는 눈물은.. 얼굴을 가린.. 나의 손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나, 그녀는.. 까페에 가면 항상.. 딸기쥬스를 마십니다.. 알코올도 탄산도 싫어하는 그녀.

전 알고 있습니다..“


“둘, 그녀는 책을 좋아하는 남자를 좋아한답니다 .. 늘 가방엔 책 한권씩은 꼭 들어있죠..

한번쯤 그녀에게 책 선물을 하면 좋아한다는걸 전 알고 있습니다..“


“셋, 그녀를 위해서 수영을 꼭 배워야한답니다.. 맥주병이거든요... 바다를 가도..

항상.. 해변가에 앉아... 독서를 하고요.. 혹시 모를 때를 준비해.. 그녀를 위해

수영을 배워두면 좋다는걸 전 알고 있습니다..“


“넷, 그녀는 키가 작은 남자를 좋아한답니다.. 키큰 남자는 싱겁다나요??

소극적인 성격 탓이긴 하지만..

재미있는 사람을 좋아하고 마음이 넓은 아빠같은 사람을 좋아한다는걸..

전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 다섯, 그녀는 사랑이 뭔지 아직도 헷갈려 합니다... 이렇게 제가 그녀를 사랑하는데

몰라주니까요.. 항상 힘든일이 생기면.. 저를 찾곤 합니다.. 그래서.. 전 항상 그녀가 힘들었음

좋겠어요.. 그래야 그녀의 목소리를 먼져 들을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녀가 힘들어하는 것도 썩 그리 좋지만은 않아요.. 제 마음이 너무 아프잖아요...

언젠가 웃는 얼굴로 먼져 전화해 줄 그녀란걸.. 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웃음보를 터뜨리면서.. 나와 오빠를 번갈아 가면서 보고있었지만...

난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다들 즐거운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나의 습관.. 나의 버릇.. 나의 모든걸...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것들을.. 어느새 그는....

감싸 안고있었다....


“스댕군이.. 서연양 홈페이지에.. 넣어준.. 그런 음악들과.. 한구절의 시.. 너무 좋았어..

아마도 그래서.. 서연양의 홈페이지가 더욱 눈이 부시는 촉매체의 역할을 한게..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아무튼.. 둘 덕에.. 난 아주 만족했다... 하하핫..“


파란 바탕의 스크린이 꺼지고.. 다시 환해진 강의실 안에는..

나와 오빠의 주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눈물을 닦을 시간조차 없던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인채... 당황하는 그들에게..

애써 웃어보였고...

“어라?? 너 언제 울었냐..-_-;”

라고 장난치는.. 오빠 앞에서...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고마워 오빠... 정말..”

오빠의 입술에.. 내 입술을 살짝 가져다 대었다....

“오오오오....서연이가 미쳤다~~!! 캬캬캬...”

“그러게...쿡쿡...”

창현이와.. 현정이의 장난 어린 투에.. 강의실 안은.. 시끄러워 졌지만...

오빠의 눈은... 나의 마음을.. 내 눈물을.. 이해하는 것 같았다...






오빠와 난.. 시끄러운 강의실을 뒤로 한채...

밖으로 나왔다...

눈 부시게 빛나는 태양보다.. 더 오묘하게 빛나는 우리의 반지를.. 끼운 손을...

꼬옥.. 잡은채...

걸었다... 목적지 없이.. 우리 둘만의 공간으로....


‘미안해 오빠.. 내가 오빠에게 줄수있는건.. 이렇게 한심스럽게.. 내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내 눈물뿐이야... 앞으론... 좀더 많은 웃음과.. 사랑과.. 내 모든걸 줄게.. 정말.. 사랑해....‘




뼈저리게 느꼈다..

그를 운명이기 때문에 사랑하는게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운명이라 믿고 싶어진다는 것을...



사랑.. 그리고 우정..

어느 한편의 드라마 처럼.. 혹은 영화처럼..

‘그’ 는 나의 기억 어느곳에도 우두커니 서 있을 것이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그 어느곳에도.. ‘그’는 마치 신적인 존재처럼.. 나의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을 것이다..

비록.. 사랑한다는 말은.. 이내 공중으로 흩어져 버리는 한마디 의미를 지닌..

단어일 뿐이지만...

난 그의 눈을 통해.. 그의 마음을 통해.. 이미 수없이 전달했고...

그 역시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다...


사랑이란건 믿음..

난.. 그를 믿지 못했지만.. 그는 나를 믿었기에.. 나의 사랑이 지켜질수 있었다..

사랑이란건 자존심을 버리는 일..

난 그에게 마지막 자존심을 버렸지만.. 그는 버려진 나의 자존심을.. 세워주었다..

사랑이란건 용기..

난 그에게.. 용기내어 입술을 내밀었지만.. 그는 용기내어 나의 마음을 열어주었다...





난.. 그래서 그를 위한 사랑을 한다...














-99- Ending..


환한 조명등이 “탁”소리와 함께 켜지고... 화면의 모니터는 금새 흑빛으로 변했다...

여기저기서 웅성대는 소리와 함께...

내 앞으로 여러명의 기자가 몰려들었다...

“스댕 감독님.. 몇가지 질문좀 하겠습니다....”

“.........”

하지만 이내.. 객석안에 앉아있던.. 관계자들이.. 기자들의 앞길을 막아섰다...

“아아.. 조만간.. 시사회 단상에 오르실꺼니까.. 좀 기다려주세요...”

“..............”

난 아무말 없이.. 기자들이 찍어대는 사진에.. 싱긋 웃어보였다.... 여기 저기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와.. 답변조차 할수 없을정도로.. 몸싸움도 치열했다...

관계자들이.. 가까스로 기자들을 만류하여.. 자리로 돌아갔고..

[영화 “novel" 시사회]

커다란 플랭카드 밑에 자리잡은 단상위에 서는 나의 마음은 제법 오래 진정되지 않았다..

“후우우...”

커다란 한숨이 마이크를 통해 밖으로 흘러나왔다...

나의 앞에 설치된 마이크를 톡톡 건드리며..“아..아..” 시험을 해 보았고..

내 옆에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세련된 옷을 입은 한 여자가.. 나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일단.. 저희 시사회를 방문해주신.. 모든 방문자 여러분들께..

감사하단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 영화를 사랑해 주시고.. 어줍지 않지만.. 저의 영화에 큰 관심을 가져주신.. 여기 계신..

기자분들께도.. 감사하단 뜻을 전합니다..

보시다 시피.. 제 영화는.. 10여년전에나.. 유행했고.. 이젠 좀처럼 개봉되지 않는..

멜로라는 장르로.. 이렇게 큰 화제를 모으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한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것처럼.. 관객이 공감할수 있게...

흔히 우리 주위에서도 일어날수도 있을 삼각관계를 다룬 영화입니다..

솔직히 큰 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크게 슬픈영화도 아닙니다...

그저 제 영화는.. 멜로 자체에 중점을 두고.. 우리가 흔하게 할수 있는.. 사랑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방금 제가 흔하게라고 표현을 했는데....

그렇게 흔한것도 아니지요..

아직은.. 이런 사랑 못해보신 분들도 많을 테니까요.....후훗..“

내 농담조가 섞인 말투에.. 딱딱했던 분위기는.. 제법.. 훈훈해졌다...

“저어.. 감독님..”

한기자가 손을 든채.. 나를 불렀다...

“네.. 말씀하세요...”

“실례지만.. 감독님의 나이가 아직 30대 초반으로 알고있는데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올해로 서른 하나가 되었군요...”

“아.. 그러시군요.. 그럼 옆에 계신분은.. 사모님이 되시는분 맞습니까?”

난.. 내옆에 서 있는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

그녀는.. 생긋 웃으며... 나대신 입을 열었다...

“네.. 맞습니다...”

“이 영화를 제작 하게된 동기가.. 사모님께..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지...”

그녀는.. 나에게 대신 대답할 것을.. 권했고... 난.. 마이크를 다시 내쪽으로 돌렸다...


“후후.. 글쎄요.. 그렇다고 볼수도 있죠...”


그때 다른 객석에서.. 다른 기자가 손을 들었다..

“말씀하세요...”

“굳이 첫 작품을 멜로라는 장르로 선택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근래 우리 영화시장을 보면.. 코믹.. SF.. 액션의 장르를 가진.. 영화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대박”을 맞고 있었는데.. 이렇게 10여년 만에.. 다시 멜로라는

장르가 “대박”을 맞기란.. 제법 힘든일일텐데요...“


“전.. 대박을 노리는게.. 아닙니다...”

“그럼요??”

“전.. 이 영화를.. 내 옆에 있는 이 사람과.. 그리고 다른 한사람이.. 봐주길 바라고..

제작하게된 영화입니다...“



“저희는 잘 이해가 안되는데..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주위는 술렁이기 시작했고...

사실 그렇지 않은가??.. 감독이라면.. 한번쯤 “대박”을 노리고.. 영화를 만들어 볼성 싶은데..

노리고 한게 아니라니.... 거기다가 두 사람을 위해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는 자체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 한것이다...


“잠시.. 조용히 해주세요.. 간략하게.. 답변을 해드리겠습니다....”

술렁이던 장내가.. 순간.. 조용해 졌고....



“흠흠.. 글쎄요.. 어떻게 보면.. 유치하기도 한 제 영화는... 저의 대학시절.. 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제 옆에 서있는.. 이사람도.. 영화속 한 주인공의 역할이나 다름없지요...

제목...novel...

네.. 말그대로.. 소설이라는 뜻이지요... 맞습니다.. 소설....

제 실제 있었던 일들을.. 허구성있게 바꾼거지요....

지금 여기 옆에 있는.. 제 아내가...

바로.. 극중 예진이로 나오는 사람입니다.... 실제 이름도 박예진이 맞구요...“


주위는.. 탄성과 함께..또.. 술렁이기 시작했고.. 여기저기서.. 갖은 질문들이 쏟아져나왔다...



“잠시만요.. 아직 제 얘기가 끝이난게 아닙니다... 조용해주세요....

이 영화는.. 네.. 그렇습니다.. 다들.. 예상하시는대로...

[그때.. 내가 이런 선택을 했다면.. 이런결과가 나왔고.. 이런 결말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저의 허구성 짙은 생각에서 비롯된.. 영화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감독님..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거짓인겁니까?...”


“하하.. 아주 쉬워요.. 생각보다..”

“............”

“전.. 일본가려던 이 사람을.. 잡았지요.. 바로 그 병원에서....”

나는.. 그녀를 향해.. 아니 예진이를 향해.. 눈을 돌렸고.. 예진이는.. 나의 손을 꼬옥 잡은채...

환하게 웃었다...


“제 아내가 들으면.. 조금은 섭섭한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정말 좋아했던.. 그리고.. 많이.. 사랑했던.. 서연씨... 그 서연씨의 행복을 바라면서...

이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비록 전.. 그때 제 아내를 선택해.. 지금 이렇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지만...

아무런 소식도..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는 그 서연씨도...

한번쯤은.. 그때 일을 떠올릴수도 있다고 생각 했기때문에.....

전 이렇게.. 그 사람을 위해서.. 영화로 만들어보았습니다....“


“그럼.. 감독님은.. 그 분이 이 영화를 볼거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네... 아니요... ... 네.... 볼꺼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외람된 말씀이지만.. 사모님은.. 감독님의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셨는지요??“


마이크를.. 예진이쪽으로 넘겨주자.. 예진이는.. 슬쩍 나를 쳐다보고는.. 말을 이었다...


“네에... 처음.. 이 영화를 만드려는 남편을 보고... 그 이유를 알진 못했습니다...

벌써 10여년이나 흘러버린 일이었고...

물론 지금은.. 사실을 다 알고 있지만.. 그때 당시엔.. 저도 참 가슴이 아팠던 일이라...

하지만..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그저 웃음이나 줄수 있는 그런 코믹도 아닌..

그리고 통쾌하고 스트레스를 던져 버릴만한 그런 액션도 아닌...

나 자신이 가장 순수했던 때의.. 사랑..

사랑이라는 소재로.. 사람들의 가슴에.. 조금이나마..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남편이 생각에.. 저도 찬성을 했습니다..

하필.. 왜 제가 그렇게 미워했던.. 서연씨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냐는 말에..

제 남편이.. 한마디 하더군요...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니까...]

그말에.. 웃음 밖에 나오질 않았어요...

하지만 남편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죠...

[언제나 첫사랑은.. 기억에 남잖아... 당신도.. 내가 첫사랑은 아닐꺼아냐...?

한번쯤.. 나의 선택에.. 다시한번 돌아보게 만드는것도 첫사랑이기 때문이고...

늙어서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도.. 한번쯤 기억 날법한게.. 첫사랑이잖아...

그래서.. 어딘가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할 사람... 그 사람을 위해서..

영화를 만들어 보고싶어...]


네.. 질투가 났어요... 마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말로 들렸거든요...

하지만.. 그날 저녁.. 혼자.. 약간의 술을 마시던 중에.. 이해 할수 있었어요....

그 때의 “추억”을 이 남자가 사랑하고 있구나.. 하고 말이예요...

사실 저도 그렇거든요.. 남편을 사랑하지만...

어느 기억속 한 부분만을.. 사랑 할수도 있다는 것..

그 기억에.. 남편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기억 속의 한부분 만을 사랑할수 있다는걸..

알게 되니까.. 남편의 이런 모습까지도.. 이해할 수가 있었답니다...“


“그렇군요.. 평소에 감독님이 잘해주십니까??”

“네.... 정말 잘해줘요.. 거짓말 없이.. 제 생애 가장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말 행복해보이시네요.. 부럽습니다.. 그럼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네..”

“이번 영화.. 흥행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진이와.. 나는.. 눈을 마주치며.. 웃음을 띈채 거의 동시에 말했다...

“그 사람만 본다면 몇 명이 봐도 .. 저흰 만족합니다...”








시사회가 끝나고.. 방청객들과.. 기자들이 돌아갈 무렵...

이미.. 사회에서.. 알아주는.. 대기업의 실장자리에 있는 현철이와...

자기가 하고 싶다던.. 프리랜서의 꿈을 이룬.. 창현이.. 작가가 된.. 그리고.. 이 영화의..

대본의 대부분을 제작해준.. 현정이...

모두가 우리쪽으로 와서.. 축하해 주었다...

“하하.. 형.. 정말.. 영화로 만들어 버릴줄은 몰랐어요...”

“후후.. 그래?..”

현철이가.. 말을 열자.. 창현이도 받아쳤다..

“그래도.. 정말.. 저때가 좋았는데.. 그치??.. 현정아??”

“응”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때 쯔음.. 한 여자가 다가와.. 현철이의 팔을 잡았다..

“현철씨..”

“아.. 왔어??”

그 여자를 보고는 순간.. 당황했다..그러자.. 눈치챈.. 현철이가.. 황급히.. 두손을 가로 저으며..

“하하.. 왜들그래.. 얘 서연이 아냐...”

“.....?!”

너무나 닮은.. 그 사람이라..

“후후.. 가을이한테도 얘기는 했는데.. 서연이랑 많이 닮았지??”

“그래...깜짝 놀랬다...”

“알잖아.. 나도 서연이 정말 많이 좋아한거.. 그래서.. 이사람 보구 나도 처음엔..

그렇게 깜짝 놀랬었지...쿠쿠..“

“그러게 정말 많이 닮았다.. 하하...”

“안녕하세요... 유가을 이라고 합니다....”

“아...네..안녕하세요..”

저 눈.. 코.. 입.. 어느것 하나 빼놓지 않고..정말 서연이를 많이 닮아있었다...

“이번에.. 내 약혼한 사람이야... 다음달에 결혼할꺼고..”

“......”

새삼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던.. 창현이가.. 너스레를 떨었다..

“그래? 그럼 현정아 우리만 남았네??.. 어쩔수 없다.. 나한테 시집와라..”

“으이구.. 댔어.. 너한테 시집가느니.. 평생 혼자살래..”

“어어?? 야.. 너 벌써 30이야.. 그러다 진짜 혼자산다??”


“됐어.. 그만하고.. 밖으로 나가자.. 시사회도 끝났으니.. 오늘 뒷풀이 해야지..”

나의 말이 끝나길 기다렸다는 듯.. 예진이는.. 나의 팔짱에 손을끼며..

“오빠.. 집에서 할꺼야??.. 오늘 밖에서 한잔 하고 싶은데...”

“그래.. 근처 호프집에서 거하게 한잔하자..오늘...후후..”

“좋아써~~”

유난히 오늘따라 기분이 좋은 창현이가 앞장을 섰고...


“나 뒷정리좀 하다갈게.. 밖에서 기다려...”

“빨리와야돼.. 밖에 있을게...”

나의 말에.. 현철이도.. 현정이도.. 예진이도 웃으며.. 자리를 옮겼다...

허나 움직이지 않고 있던 그녀가...

발걸음을 띄고 나를 스쳐지나가는 순간이.. 하나의 파노라마처럼 느리게 느껴졌다...

익숙한 향기.. 너무나도 익숙한 저 모습...

눈이 마주치는 순간.. 온몸에 소름마져 돋았다...

“...........”

“...........”

저 눈...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 초롱초롱한 저 눈...

이미.. 나도모르게 심장은 뛰기 시작했다... 너무 커서 마치 그녀가 들을까봐...

숨마져 죽이고 있는 그 순간....

그녀는.. 웃었다... 보일 듯 말듯한.. 희미한 저 미소... 버릇이다.. 그녀의...

그녀는... 내 앞에 서서...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내 앞을 스쳐지나 갔다... 얼굴엔 미소를 띄운채...


난 그녀의 뒷모습만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저.. 환상이라도 본것처럼..

아무런 말도.. 조금의 미동조차 없이..

너댓 발자국 걷던 그녀는.. 살짝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나즈막히 들린 목소리....








“영화 잘봤어요... 고마워요....오빠...”












-100- Special Thanks..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나의 글이 끝맺음에 이르렀다...

한편으론 참 뿌듯한 기분이다.. 처음 글을 쓴.. 동갑내기길들이기..

고작 35부 200P정도??

하지만 이 노벨을 쓰면서.. 우리.. 부대 안에서.. 호평을 받으며.. 100부 525P라는..

대 기록을 세울수 있었다...

이 글을 끝까지 잘 쓸수 있게끔 도와준...

평론가역할을 해준.. 운용과 병욱이.. 그리고 우리 군수과 승우...

그리고.. 뒤늦게.. 나의 글에대해 호평을 해준.. 충남이, 하동일 병장

모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크크크...

참..

길게도 썼다.. 올 3월 상병 3개월 때 시작해.. 6월 15일.. 무려 3개월 동안을..

이 novel하나에 시간을 보냈다...

한부 한부.. 잘 써보려고 노력하던게.. 17사단에 이어.. 26사단에서,

고스트라이터까지.. 엄청난..

인기를 누리게 된.. 영광을.. 어찌 표현할수 있을까??...

허접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박” 이라는 조회수.. 그리고.. 추천 수..

내 글을 한번쯤이라도 읽어준.. 그 모든 마우스 클릭한 그 분들께도...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그리고.. 우리의 꿈인 전역뒤의 생활이...

모두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이 든다...

한번쯤.. 그런 상상들은 해봤을게 아닐까?...

전역후 나의 모습과.. 나의 사랑...

모두가 그런 꿈을 꾸고 있다면.. 나처럼.. 이렇게 글로써 표현해 보는게 어떨까?...

정말 하나의 말그대로 소설일 뿐이지만...

그걸로 나의 만족을 누릴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

난.. 하나의 취미를 찾았다...

내가 글을 쓰는데 이렇게.. 재능(?)이 있을지 몰랐고..-_-a

허접하나마.. 좀더 글을 써볼까 한다.. 그래서 사회에 진출해서도.. 한번쯤...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보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다..

물론 취미 생활로 하겠지만 말이다... 괜찮은 생각 아닐까?...

2년 2개월이란 군생활...(실질적 2년 3주;;) 헛되이 보내는 것보단.. 이렇게..

자신의 취미라든지.. 사랑이든.. 목표든.. 꿈을 꿀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난.. 글을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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