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안된 일이야 1주일 전쯤 난 안방화장실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똥을 갈기고 있었지.
집엔 아무도 없었고 난 집에 아무도 없으면 광란의 콘서트를 시작해.
어김없이 똥을 쌀 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쉬즈곤을 부르고 있었지.
'뽈깁미~~~~~~~ 거어어ㅓ~~~~으어어~~~어러헐허ㅓ허ㅓ~~~허러어허어허렁러얽~~~~~'
사건의시작이었어. 우리 아파트는 방음이 잘 안되기로 유명해.
윗집에서 답가가 들려왔어. 곡명은 버즈의 겁쟁이. 버즈의 딱딱 끊기는
바이브레이션을 완벽하게 부르는 사람이었어. 아마 윗집 형인 것 같앴어.
'길을 잃은 으아이 처~~럼 울고보채 둬 어 어 어 어 어 어헉~~~'
하나 말하지만, 나는 울반 가창수행 유일한 만점이야. 노래에 관해선 절대
지지 않아. 물론 초딩 때 반 독창대회 대표로 나가서 대표끼리 뜨는 자리에서
호흡이 모잘라서 좀 캐발리긴 했어. 하지만 겨우 윗집에서 똥이나 싸는 형에게
질 수는 없지.
가만있을수 없지
답가를 올려보냈서. 곡선택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지. 내가 윗집형이랑 친하지는
않치만 윗집형 얼굴은 몇번 봤어.
절대 솔로일거야.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징글벨 락을 불러줬지.
이 형도 오기가 생겼나봐. 아님 민감해서일까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승기의 그래서 어쩌라고
부르더라.
아차싶었지. 내게 이런 대접을 한 사람은 윗집 형이 처음이었지.
넬의 1분만 닥쳐줄래요 아주 캐열창했어. 그리고 답가를 기다렸지.
침묵..... 아. 드디어 내가 이긴건가 생각하고 난 쐐기를 박았어.
한번 더 캐열창해줬어. 정말 성대가 나가라 불렀어. 근데 위에서 박장대소하는
소리가 들려와. 웃음소리가 하나가 아니야. 가족들 데려왔나바.대체 똥은
언제 다 싸고 다 불러왔는지 모르겠어. 하여간 졸라 쪽팔렸어. 그래서 난
사과의 의미로 팀의 사랑합니다를 불렀어. ㅇㅇ.. 위에서 또 웃어.
근데 울집에서도 웃음소리 들렸어. 그래. 1분만 닥쳐줄래요
캐열창하는 동안 엄마가 돌아오신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가 나 좀 짱이래. 그리고 오늘 학교가다가 윗집 형이랑 마주쳤어.
원래 한번도 얘기 안나눠봤어. 근데 날 보자마자 졸라 깔깔깔깔까띾랄 웃더니
나보고 나 좀 짱이래.
ㅇㅇ 나좀짱인듯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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