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으로 TV를 보고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2014년. 모든 것이 과학기술의 도움으로 발전하는 듯 하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인류의 숙제가 있습니다. 아니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숙제라고 해야 겠네요. 

바로 더러운 야외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야외 음악회, 벗꽃축제, 락 페스티벌 등 야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라치면 피할수 없는 것이 바로 공중 화장실 입니다. 그렇다고 코끼리 방광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모를까 아무리 참아도 6시간에 한번은 가야 하는 곳이 화장실인데, 공중화장실을 이용하기란 영 꺼림직 하죠. 정체모를 물때와 냄새도 그렇지만 이전에 누군가의 살결이 닿았던 변기에 내 엉덩이를 접촉시킨다는 것이 소름끼칠법한 일입니다. 남자들이야 변기앞에 서서 지퍼만 내리면 더러운 변기에 살 닿을 일도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요(단, 용변후에 손만 깨끗이 씻는다면 말이죠...)

"나도 남자들처럼 서서 쌀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자 공중화장실의 긴 줄에서 자주 들리는 소리라고 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서서 싸는 자유(?)를 갈망하는 여자들을 위한 아이디어 상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실 여성들도 신체구조상 서서 소변을 보는것이 불가능 한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중세시대 유럽에서는 여성들이 서서 소변을 보는것이 오히려 더 보편적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다 20세기 여성 복식의 변화로 인해 여자가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은 점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서서 소변보는 편리함을 포기할수는 없었나봅니다. 여성들이 서서 소변을 보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들이 하나 둘 개발이 되기 시작했고, 1922년에는 처음 특허에 등록된 제품도 나오기 시작했데요. 이 도구들을 통칭하는 용어도 생겨났습니다. Female Urination Device(FUD), Stand-to-Pee Device(SPD)라는 단어들이 이 도구들을 부르는 대표적인 용어입니다.

지금 시중에는 약 10가지의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고무, 플라스틱, 비닐, 종이 등 다양한 재질과 디자인의 제품들이 있는데요, 아직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제품은 없는 듯 합니다. 주로 아웃도어 활동을 주로하는 조직이나 군대에서 보편화되어 있는 추세라고 하네요. 제작년에는 NATO에서 근무하는 여군들에게 공식 보급품으로 지급이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제품중에서 가장 최근에 출시된 제품을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올해 4월에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Stand Up이라는 종이 제질의 제품입니다. 어때보이나요? 생각보다 작고 예쁜게 생긴 제품이죠? 이 제품은 스탠포드 대학교를 갓 졸업한 사라 (Sara Grossman)이 개발한 종이 재질의 FUD 입니다. 사라는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선거 캠프에서도 일한적이 있는데요, 지금까지 개발된 FUD를 분석해서 가장 쉽고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FUD를 개발해 냈습니다. 지금까지 FUD의 가장 큰 문제는 사실 위생과 휴대성이었어요. 고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들은 한번 사용하고 나면 이를 세척하고 가방에 휴대하기가 찝찝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거든요. 비닐이나 종이로 된 제품들은 사용후에 버려야 하는데 이로인해 환경문제가 발생 할수도 있고 가격도 그리 저렴하지 않았습니다.그리고 무엇보다 여성들이 핸드백에 휴대할 만큼 납작하고 작은 형태의 제품이 없었습니다.

 사라는 종이접기에서 Stand Up의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납작한 종이를 접어서 입체의 모형을 만들어내는 종이접기의 아이디어를 제품에 적용해서, 평소에는 납작한 형태이지만 약간의 종이접기를 해서 사용가능한 형태를 만드는 것이죠. 그리고 재질도 쉽게 분해되는 친환경 종이를 활용해서 환경에 해가 되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사용방법도 매우 쉬워요. 보시다시피 핸드폰 만한 크기의 종이의 한쪽을 접고 양쪽에 힘을 줘서 구부리면, 바로 사용가능한 형태가 됩니다. 핸드백이나 청바지 뒷주머니에도 들어가는 작은 크기라 남들에게 보이지 않고 감쪽같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접고, 구부리고, 사용한다음 쓰레기통에 쏙! 아주 쉽죠?

올해 4월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출시된 FUD 중에서 가장 편하고 깨끗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주로 야외 콘서트장이나 락페스티벌에서 큰 인기를 받고 있다고 하네요. 심지어 공중 화장실이 아니라 수풀에서 남자들처럼 노상방뇨하는 여성들도 생겼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만 들어서는 저도 확신이 안들어요. 정말 쓸만한 제품인지 확인해봐야 겠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주문을 통해 직접 주문해 봤습니다. 6개들이 한팩에 $6, 3팩에는 $16, 6팩에 $30 입니다. 한개에 천원 남짓한 가격이네요. 이왕 사는거 6팩짜리를 주문했습니다.

주문한지 삼주만에 도착한 제품입니다. 아직 해외판매는 하지 않고 있어서 정말
오래 걸렸네요. 태평양 건너 한국에서 왠 남자가 주문했으니 사라가 물건을 보내면서도 의아해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한국최초 Stand Up 구매 후기가 되겠네요^^

한팩에 제품 6개가 들어있습니다. 사용설명서도 같이 있네요. 영어를 못읽더라도 그림만 봐서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설명서대로 끝쪽을 접어주고, 양쪽을 살짝 눌러주면 깔대기 모양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모양이 됩니다. 깔대기 안쪽에 "Pee here", "여기에 싸세요(?)" 라고 쓰여 있는게 보이세요? 

한번 사용을 해보고 싶었지만 제 신체구조가 순수 남자인지라 사용기를 올릴수 없어서 넘 아쉽네요... 아쉬운대로 주변 여성 지인 두분에게 사용을 부탁해봤습니다. 어려운 부탁임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절 변태취급 하지 않으시고 성실히 체험을 해주셨어요

두분의 사용후기는 "대체로 만족스럽다" 였습니다. 작은 크기이지만 흐르거나 하지도 않고 휴대하기도 매우 용이하다고 합니다. 다만 서서 용변을 본 적이 한번도 없었기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것 같다고 하네요. 특히 표적지(?)를 잘 맞추는 것이 아직 어색하다고 합니.다. 또하나 유용한 점은 여자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화장실에 갔을때, 더러운 화장실 변기에 앉히는게 매우 꺼림직했는데, 아이들에게 사용시키기에 유용할 것 같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제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겼네요.

공중 화장실 앞 여성의 한숨을 듣고 만들어진 황당한 아이디어가 이렇게 제품이 되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설랩니다. 난 얼마나 소중한 아이디어를 무심하게 지나치며 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리고 세상에 얼마나 또 많은 아이디어가 우리를 즐겁게 그리고 자유롭게 할지 기대가 됩니다. 세상의 여성들에게 "서서 쌀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있는 Stand Up, 앞으로도 더 많은 여성분들이 이 자유를 누리실 수 있기를 남성을 대표해서 기원합니다

참,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이것저것 검색하던 중에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발견했어요. 바로 남자들이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을 반대하는 캠페인입니다.... Mothers Against Peeing Standing Up이라는 조직은 남자들이 서서 소변을 보게 되면 소변이 몸에 튀게 될 뿐만 아니라 뒤이어 변기를 사용하는 여성에게도 비위생적이라는 이유로 남자들에게 "앉아 싸"라고 주장한답니다. 

서서 싸는 여자 그리고 앉아 싸는 남자... 곧 누워 싸는 세상도 올까요? 

출처: 세상을 풀어보는 두루마리 (http://blog.naver.com/hbogi/22019555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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